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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 삶이 때로 쓸쓸하더라도
이애경 글.사진 / 허밍버드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 읽으면 읽을수록 포스트잇 붙이는 갯수가 늘어갔다.
담아두고 싶은 글, 마음에 드는 글, 글과 함께 곁들여진 사진들까지 마음에 드는 부분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part1. 사랑의 한가운데
part2. 남겨진 마음들
part3. 여자, 서른 이후의 어디쯤
part4. 어른
part5. 위로는 나의 것
part6. 인생은 아포카토
주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에게 관심이 가고,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끌리게 된다.
-사랑의 습관- 41쪽
나는 어떤 쪽일까 생각해봤다. 나는 내가 좋아하면 주는 쪽이었고, 상대방이 날 더 좋아하는 마음이 크면 받는 입장이었다. 받는 일이 주는 일보다 많았다. 그래서인지 받는 것을 당연하게 느낄 때도 있었고, 그래서 상대방의 마음을 다치게 한 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아이같은 철 없는 행동이었다. 상대방의 마음을 받는 만큼 배로 소중하게 생각했어야했는데..
하지만 사랑의 완성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만나는 것이 아닌, 주는 사람은 주는 것에 익숙한 상대를 만나 받는 법을 알아가고, 받는 사람은 받는 것에 익숙한 상대를 만나 주는 법을 배우고 난 뒤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음~ 공감이 갔다. 사랑의 완성은 주는 법, 받는 법을 모두 알고 서로 사랑하는 것.
스무 살에는 빨리 서른이 되어 단단해진 어른으로 살고 싶었지만, 서른이 넘은 우리들은 서른이 되어도 딱히 변하는 게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서른의 우리들도 여전히 아프고 치이며 행복해하다가 휘청거리기도 한다. -서른 썸싱 나쁘지만은 않은걸- 111쪽
누구는 여자는 25살이면 훅 가는 나이라고, 누구는 30이라는 숫자가 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누구는 20대 초가 제일 좋을 때라고 한다.
20대 초반의 나는 25살은 꺽이는 나이가 아니라 철이 드는 나이라고, 30살이 되면 나는 지금보다는 더 성숙하고, 멋진 여자가 되어있을거 같다고 생각한다. 서른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왠지 멋지다. 멋진 여자, 일도 능수능란하게 하는 커리어우먼이 떠오른다. 그래서 때론 서른살이 기다려지기도 하다. 남들은 한살 두살 먹는 나이가 싫다고 하지만 나는 생각도 깊어지고 마음도 깊어지면서 먹는 나이가 좋다.
그런데 서른이 넘어서는 단단해진 어른이 아닌 딱히 변한 것이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아마 확 변한게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정작 나 자신은 못 느끼는 거겠지.
작년에 쓴 다이어리를 지금보면 촌스럽고 왜이랬지 싶은 것처럼, 서른 살이 되서 스물세살때의 내가 쓴 다이어리나 일기를 보면 '아 내가 지금은 많이 성숙해졌구나, 저땐 철없이 저랬구나.'싶을 거 같다.
외로움은 인간이 늘 가지고 있는 당연한 감정이라는 것, 사랑을 받는것 주는것 둘 다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기다리고 있는 나이, 서른살에 대한 이야기들.
잔잔하고 차분해지는 책이다. 다 읽고 나니 조금은 성숙해진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