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 시와 그림이 있는 이야기
나태주 지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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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나태주시인을 책으로는 처음 만났다.

사실 책의 후반부까지 가면서도 작가에 대해 몰랐다알고보니 작가는풀꽃이라는 시를 쓴 장본인이었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 풀꽃은 제목과 시인은몰랐지만 내용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친구들이 이 시의 글을 카톡프로필사진으로 해놓아서 자주 본 기억이 있다.

 

'풀꽃'이 있는 239쪽,책의 끝부분을읽을즈음에야 아그 시를 쓴 분이 나태주작가였구나알게되었다.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작가의 시와 글을 담고 있다.

시와 글모두가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있는데 그 사람은 슬이 라는여성이다.

작가는 연구원에서 원장으로 지내면서 직원인 슬이 라는 여성을 사랑하게 된다.

아마 나이차이는 40세가 훌쩍 넘는 것 같다.

그 사랑은 아버지가 딸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같다초반부분에는 작가의슬이에 대한 마음이  사랑그이상인 집착으로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글을 읽을수록 맑고 순수한 사랑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그의 본심을 담은 글은 나이를 막론하고 짝사랑을 해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하다.

 

이유가 없다조건이 없다이유가있다 해도 그것은 매우 단순하고 하찮은 것들이다.

그냥 그 애이기 때문에 좋은 것이다그 애이기 때문에 예쁜 것이고보고 싶은 것이고 애달픈 것이다. (108쪽)

납덩이 하나 매단 것처럼 마음이 무겁다깜깜하다답답하다터억가슴에산 하나 안은 듯 답답하다

그러나 이것은 스스로 좋아해서 받는 고문이요 형벌. (109쪽)

 


언젠가부터 작가의 사랑과 관심을 슬이는 부담스럽다고 표현한다작가에겐순수한 사랑이라 할지라도 40세의 나이차가 나는 직원의 입장에서는 

원장님의 관심과 표현이 적잖이 힘들었을것 같다나라도 그럴 것 같다. 

예술가들은 마음속에 누군가를 생각하며 예술작품을 만든다는 걸 알아요원장님이 저한테 잘해주시고 좋아하는 것도 알고 저에 대해서 시를 쓰신다는 것도 

잘 알아요.(…)그치만 저는 그냥 직원이고 원장님은 원장님이시잖아요원장님도저를 좋아하는 마음을 마음속에 간직하기만 하고 표현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228쪽)

 


작가는 20대의 여자인 슬이가 60대의 노시인의 사랑을 알아주고 마음을 담은 선물을 받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젠 그걸로 돼었다말한다.

지금껏 슬이를 향한 나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오로지나 자신만을 위한 감정의 유희였는지도 모른다슬이한테는 언제나 억지였고 무리였고 

속박이었는지도 모른다. (262쪽)

 

그리고 이제 작가는 슬이에 대한 마음을 조금씩 접기로 한다.

슬아이제는 너와의 이야기도 이만큼서 끝내야 할 때가 되었다. (중략)

관심도 지나치면 성가시고 사랑도 지나치면 시들한 법그런걸 충분히알면서도 그동안 너한테 매달리고 어린아이처럼 떼를 쓰고 그래서 미안했다.(..)

그래도 그동안 나를 잘 보아주고 크게 물리고 타박하지 않아줘서 고마웠다.266

 

 

일반적인 사람의 눈으로 볼 땐 이상하리만치 느껴졌던 슬이에 대한 사랑이 끝으로 갈수록 안타까움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슬이를 생각하며 쓴 시를 보며()가 이토록 매력적이었던가,라는 생각을하게되었다.

 

그 말

 

보고 싶었다

많이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남겨두는 말은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입속에 남아서 그 말

꽃이 되고

향기가 되고

노래가 되기를 빈다

 

 

이제 작가는 누구를 사랑하며 누구를 중심으로 시를 쓰고 글을 쓸까?


내가 슬이였다면 나이가 들어서 이 책을 보았을 때, 작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느낄 것 같다. 

누군가가 나에 대한 글을 쓰고 나에 대한 사랑을 얘기하고 나에 대한 모습을 시로 노래했다는 걸 안다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본다.

지금은 부담스러운 그 맘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떤 마음으로 느껴질지..

나라면..고마운 마음이 크고 나를 이렇게 사랑해주는 사람이 남기고 간 글이구나. 마음이 쓰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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