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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없는 봄날, 영원한 꽃이 되고 싶다
이창훈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읽어본 시집 《너 없는 봄날, 영원한 꽃이 되고 싶다》
봄이지만 봄인거 같지 않은, 꽃구경도 못하는 현 시국에 마음이나마 간질간질해지고 싶었다.
1부, 2부에서는 짧은 글의 시를 읽어볼 수 있고 3부 부터는 긴 글의 시가 나온다.
특히 3부의 첫 시 '화양연화'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뜻한다.
'그 꽃이 어디서 피기 시작했는지 나는 모른다.
그 돌이 어디서 솟아올라 섬이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그 샘이 어디서 은은히 고여와 맑은 눈물이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 '화양연화' 中 )'
위 구절을 읽으면서 처음 사랑에 빠지는 순간과 애정이 차곡차곡 쌓이는 시기, 그리고 이별의 순간이 떠올랐다.
사랑에 빠졌을 때 그 순간이 언제였을지 모르는 것처럼, 꽃이 어디서 피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그 돌(애정)이 어디서 솟아올라 섬을 이루었는지 모르며, 맑은 눈물(이별)로 가는지 모른다.
이렇게 해석해가며 읽어보니 문장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어딘가를 그리고, 어딘가로 가려하고
누군가와 만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와 이별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누군가와 지그시 만나
한 마음 지순히 내어주는
매순간 그런 찰나를 단 한 번의 순간으로 산다면...
(중략..)
그곳 그 자리
온통 그리움의 땅으로 꽃들 피고 지리라. ('화양연화' 中 )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느낌이다.
따스한 봄날 봄볕아래에서 읽으면 좋은 구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3부 길은 멀리 뻗어있고 해는 저문다' 파트만 제목이 붉은 색이어서 뭔가 특별한 파트인가 싶었는데
역시 이 시집의 최고조 부분인 거 같았다.
화양연화 외에도 나무, 베아트리체 시의 느낌도 좋았다.
'5부 이 별에 우리는 사랑하려고 왔다'파트에서는 사랑에 대한 시 보다는
저자 이창훈의 에세이 같은 글이 나온다.
실제로 남양주의 한 고교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분이시라고 한다.
'교실일지'라는 부제목이 붙은 시에서는 선생님이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나온다.
이 시집을 읽으면서 한창 문학을 배웠을 때가 생각났다.
사랑가 처럼 고전 시도 좋지만. 이렇게 산뜻한 현대시가 교과서에 실린다면 좋지 않을까.
지금 문학을 배우는 청소년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