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있나요? - 단순하게 잘 사는 법, 에코페미니즘
여성환경연대 지음 / 프로젝트P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에코페미니즘-원하는 모습으로 살고있나요?》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내가 유년시절을 보낸 1990년대만 해도 미세먼지, 미세플라스틱, 방사능 오염 같은 말들은 화두가 되지 않았다.

2010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우리나라의 원전에 대한 문제가 야기되기 시작했고, 그 후로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를 덮쳐왔고 어린아이들 입에서는 '엄마~오늘 나가서 놀아도 되? 미세먼지 어때?'라는 씁쓸한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카페에서 배달음식에서 간편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들이 넘쳐남에 따라 2018년 여름에는 재활용품을 일시적으로 버리지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바다거북이의 코에 끼인 플라스틱 빨대와 철새들의 뱃속을 채우는 비닐봉지, 노끈들을 보며 내가 살고 있는 현재는 어떠한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책에서는 플라스틱-몸-라이프-에코페미니즘 총 4파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플라스틱 컵은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바다로 간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에 따라 이동한다 (p.21)'

굴과 홍합같은 조개류에서 연어와 고등어같은 생선류까지.

미세플라스틱은 먹히고 먹혀 최상의 포식자인 인간의 몸에 그대로 돌아오게 된다.


'굴, 조개를 양식까지 해서 먹을 정도로 사랑하는 한국인은 그렇다면 대체 얼마나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는 걸까?(p.21)'

알고는 있었지만 얼마전 먹었던 굴이 생각났다..

굳이 사먹지는 않지만 어머니가 사오면 먹게되는 굴. 나는 굴과 함께 얼만큼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했을까..​

여기서 경각심을 느꼈던 부분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만 미세플라스틱이 있는게 아니라는 거다.

색조 화장품이나 섬유유연제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고 한다.


 

두번째 파트'몸'은 여성의 몸에 대해 이야기한다.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 '생얼(쌩얼)'은 여성에게 자주 지칭되는 말이다.

화장을 하지 않고 누군가를 만나면 '너 생얼이야?' '너는 피부가 좋으니까 화장 안해도 되겠네~'라는 말을 들었다.

페미니즘이 대두되기 이전의 경험이다.

그럼에도 2019년의 4050대 어른들은 여전히 화장을 하지 않은 여성들에게 화장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나마 2030세대는 조심스럽게 여기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내가 하고 싶지않아서 안한거야, 피부가 좋든 안 좋든 화장을 하고 말고는 내맘아닌가."

집에 와서 이렇게 말할 걸-하고 후회한 적이 있다.


얼굴, 머리카락, 가슴, 생식기, 여성위생용품, 자궁 등 우리가 마주해야할 문제들을 읽으면서 특히 생식기와 여성위생용품, 자궁에 관심이 갔다. 최근 여성질환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이며 '몸속에 있는 호르몬이 아니라 외부의 오염으로부터 생성된 독성물질이 들어와 몸 내부에서 원래 있던 호르몬인 것처럼 흉내 내는 환경성 질환(p.98)'이라고 한다.

여성이 생리한 지가 몇 백년인데, 일회용생리대와 면생리대. 고작 2개의 선택권만을 가졌던 게 바로 얼마전이다.

우리나라에도 생리컵, 면생리대, 유기농생리대, 생리팬티 등 다양한 선택권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플라스틱-몸-라이프를 지나 에코페미니즘에서는 변곡점에 선 한국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그렇습니다 (p.171)'로 시작하는 글에서는

인포그래픽으로 우리나라의 혼란스런 시기를 담아냈다.

우리나라의 소득격차가 크다라는 질문에 매우동의와 약간동의가 무려 86%나 차지한다는 점.

OECD국가별 주당 근무 시간이 1위인 터키(46.5시간)를 이어 2위(43.4시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그에 비해 한국인의 행복지수 순위는 54위이다.


이에 에코페미니즘은 여성에서 더 나아가 동물, 자연, 지구까지 아우르며 '여성운동과 생태운동은 각각 여성과 자연에 대한 지배와 착취를 벗어난 새로운 가치창조와 사회구조를 제안한다(p.181)'

우리가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 지배와 착취, 위계와 권력.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인 사고의 변화와 행동의 변화, 나로부터 시작하는 실천으로 풀어내고자(p.187)' 하는 것이 에코페미니즘의 방향이다.


《에코페미니즘-원하는 모습으로 살고있나요?》은 여성환경연대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에코페미니즘'은 현재 대두되는 환경문제들에 관심있는 이들과 더불어 환경-여성의 연결관계에 대해 관심있는 이들에게 좋은 방향을 가진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편리와 욕심으로 인해 벌어지는 환경문제들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우리 몸으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

늘 마주하고 있지만 내일로 미뤘던 문제들에 대해 마주해야 할 때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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