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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문장들 - 불면의 시간, 불안한 상념으로부터 나를 지켜내기 위하여
한귀은 지음 / 웨일북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인문학자 한귀은의 에세이 『밤을 걷는 문장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 얕게 생각하기보다 깊게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들을 철학적으로 담아냈다.
'사는 대로 쓰고, 쓰는 대로 살고자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글에 군더더기가 없는 느낌이 들었다.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1부에서는 '나'에 대해 2부에서는 '타인'에 대해, 3부는 '사랑' 4부는 '세상'에 대한 주제가 담겨있다.
모두 다른 부제를 가지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나'에게로 귀속되는 이야기였다.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문득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그의 생을 바꾸게 된 시점.
'생의 결정적 순간은 뜬금없이 고요히 온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축적되어야 한다 (p.43)'
내가 보내는 시간이 축적되어 미래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보낸 시간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것일 텐데, 지금의 나는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앞으로의 나에게 만족하려면 지금의 시간을 가치있게 보내야겠다.
고독과 외로움이라는 두 단어를 모두 좋아하는 편이다.
고독은 스스로의 시간을 잘 갈고 닦아 단련하는 느낌이 드는 단어다. 언제 어디서나 오롯이 흔들리지 않는 느낌.
외로움은 언덕 위에 혼자 서 있는, 모든 계절을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나무지만 언제나 숲을 그리워하는 느낌이 든다.
두 단어 모두 1인칭에 해당하는 단어 느낌이 강하다.
저자는 '고독과 외로움을 이분화하면서 온전히 고독 쪽에 있는 것만이 성숙한 것이라고 은연중에 강조 (p.64)'했다고 한다.
하지만 고독과 외로움은 한 끗 차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다가도 외로워지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 껴서 놀다가도 고독해진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사람'이라는 존재가 참 알다가도 모를 복잡한 생명체 같다.
『밤을 걷는 문장들』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좋았다.
그리고 에세이면서 철학적인 문장들이 매력적이었다.
저자의 깊은 생각에서 나온 글들을 읽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혹은 맞아 나도 이렇게 생각해' 라면서 공감과 배움을 반복했다.
'밤을 걷는 문장들'이라는 제목 처럼 밤에 몇 페이지씩 읽어보면서 하루를 돌아보기도 스스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면 어떨까.
개인적인 고독과 외로움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