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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ㅣ 새소설 1
배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9월
평점 :
한번 펼쳤다가 끝까지 읽었을 정도로, 260여 페이지의 『시트콤』 은 흡인력이 강한 책이다.
학교 상담실을 시작으로 전교 1등 모범생 연아의 에피소드, 18살 이웅과 김혁의 무'면허증' 운전 에피소드
그리고 민준과 다정의 살해 범죄(?) 에피소드에서 다시 연아의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표지 그림 처럼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어느 곳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들의 등장이지만 그들의 일상은 평범하지가 않다.
엄마와의 갈등으로 가출한 연아는 거리를 떠돌다 24시간 찜질방에 들어간다.
그 사이에 18살 이웅과 김혁는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쫓기는 긴박한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말이 무면허지, 그냥 면허증만 소지하지않았던 무면허증 이야기였다.
'면허증 없이 운전하면 불법이잖아 (p.66)' 라고 얼빵한 소리를 하는 이웅(면허증 소지자) 덕분에 둘은 경찰에게서 튄 범죄자(?)가 된다. 긴박하게 쫓기는 장면과 찜질방 지하 주차장으로 숨어들어가기까지, 영화 한 장면을 본 기분이 들었다.
두 남학생은 찜질방에 잠깐 숨어있기로 하고 들어갔는 데 마침 그곳에 연아가 잠이 들어있었다.
찜질방에서 깨지 않는 연아가 기절한 줄 알고 들쳐메고 차에 태우고, 다시 빗속을 달리는 데 또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간다.
마무리는 엄마와 연아의 갈등을 해결하는 에피소드로 이어진다.
『시트콤』 은 사이다처럼 톡톡 쏘는 대사와 빠르게 이어지는 전개가 돋보이는 책이다.
반면에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답답했던 장면은 연아 엄마가 나오는 부분이었다.
'전교 1등이라고 주위에서 똑똑하다 해주니까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본데, 넌 아직 애야.
그래서 엄마처럼 옆에서 잡아줄 사람이 필요한 거고. (p.202)'
'무조건 서울대야. 다른 데는 거들떠도 보지마. 스무 살에 자립하고 싶으면 현역 때 잘해서 서울대 들어가.(p.250)'
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다 널 위해서 그런거라고 억지로 기숙학원에까지 보내려는 엄마.
TV 였다면 꽤 많은 악플을 받았을 거다...
인물들의 대사가 몰입하게 만들 정도로 현실감이 있었다.
이 책을 쓴 배준 작가가 TV 시트콤을 쓴다면 꽤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