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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진한 커피 이야기 ㅣ 팸플릿 시리즈 (자음과모음) 2
장수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작은 책을 좋아한다. 크고 두꺼워서 들고다니면서는 읽기 힘든 책보다는 작은 크기에 가지고 다니기 적당한 두께의 아담한 책을 한 손에 들고 돌아다니면서 읽는걸 즐긴다. 그런 면에서 <깊고 진한 커피 이야기> 책은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일반적인 교양서적이 300페이지를 넘어서는데, 이 책은 101페이지이니 보통 책의 1/3 정도의 분량이다. 그만큼 두께도 얇고 가벼워서 한 손에 가볍게 잡히고, 출퇴근 시간에만 읽어도 하루에 다 읽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책의 분량이 다른 책보다 작으니 내용 면에서 부실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읽어보면 오히려 1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 독자가 기억하기에 딱 좋은 분량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짧게 얘기할 수 있는 주제를 300페이지 분량으로 길게 늘여 쓴 것이 책이라는 말도 있듯이 책의 분량이 많아도 그 안에 기억할만한 핵심 내용은 50p도 안 되는 책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쓸만한 부분이 어딘지 찾아야 하는 분량만 많은 책들보다는 꼭 전달하고 싶은 핵심적인 얘기만 담백하게 담은 책들이 더 진솔하게 느껴진다.
<깊고 진한 커피 이야기>는 커피가 어떻게 해서 이슬람에서 유럽으로 넘어가고 유럽 문화까지 바꾸게 되었는지, 커피의 역사를 '들려 주는' 책이다. 강연의 내용을 옮긴 책이어서 그런지 눈 앞의 청중에게 편안한게 이야기 해주는 식의 문체여서 책을 읽는 느낌이 아니라 재미난 커피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다. 무릇 무엇의 역사를 다룬 책들은 지루하기 십상인데, 이 책은 눈 앞에서 이야기를 해주는 식으로 간결하면서도 재미나게 전달하고 있어 커피의 역사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은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 커피의 역사에 대해서 아느냐고 동석한 친구들한테 잘난 체좀 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커피의 역사 한 가지만을 심플하게 다뤄 독자가 한 가지는 꼭 알게끔 하는게 이 책의 미덕인 것 같다.
아쉬운 점도 있는데 책이 작고 아담한만큼 가격도 좀 더 착해졌으면 하는 것과 재독의 가치가 별로 없어 한 번 보고 나면 끝이라는 점이다. 커피의 역사를 인포그라픽 형태로 만들어 삽입한다던지 나중에 참조할 수 있는 핸드북의 특성을 약간 부여하면 소장의 가치가 더 생기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