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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 몸과 우주의 정치경제학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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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3. 05. ~ 03. 13.

 

<화요책깨비> 책모임의 첫번째 책.
고미숙 작가의 책은 모든 것이 한 곳으로 통한다. 

몸과 우주. 자신의 본질대로 사는 삶. 
그리고 그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는 것...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원하는 것과 그것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네가 사는 삶의 본질과 
그 모습은 어떠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돌아보게 된다. 
함께 같이 잘 사는 삶...을 원하는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p.8 금융자본의 버블이 꺼져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성장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부드러운 몰락‘의 기예다.

p.20 모든 질문과 탐구는 결국 나로 귀환하는 여정일 뿐이다. / p.23 정치건 경제건 핵심은 삶이다. 삶의 리듬과 현장을 창안하는 것이다. 한 정의에 따르면 경제학은 ‘인생,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관한 긍극적 질문을 다루는 학문이란다. 정치는 본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탐구다. 경제학이 정치와, 정치가 인문적 사유와 만나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 p.29 철학적 비전이 빈약해지면 결국 물질에 승복할 수밖에 없다. / p.31 자본주의는 단순히 문명적 차원이 아니라 신체의 감각을 전면적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 p.38 존재와 세계는 분리되지 않는다. 몸과 우주의 정치경제학이 가능한 이유다.

p.49 "역사를 기억하라"고 할 때 그것은 이미 ‘더 많은 역사‘를 망각하라!는 주술과 같다. 쉽게 말해, 다 잊어버리고 오직 특별한 사실, 특별한 공적들만 기억하라는 것. ‘추억만들기‘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사건, 특별한 감정만 기억하겠다는 것이지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되살리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모든 기억(추억)은 날조요 망상이다. 그 기억을 바탕으로 형성된 주체 역시 ‘만들어진 캐릭터‘일 뿐이다. / p.51 "사물은 그 자체가 이상한 것이 아니고 나의 생각을 거쳐서야 이상해지는 것이기에 이상함을 결국 나에게 있는 것이지 사물이 이상한 것은" 아니다.

p. 68정보는 넘치는데 실천의 장은 협소해질 때, 그때 불안이 증폭된다. 그 결과가 시장의 붕괴다. / p.71 때의 형세를 알아 마음의 거처를 정하는 것은 그야말로 능동적 실천이다. 나아가 ‘어찌할 수 없음‘이란 나의 행위가 ‘우주적 인연조건‘의 소산임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 p.79 ‘길흉화복‘의 척도는 신체의 능동성과 인복이다. 신체가 유연하게 움직이고 주변에 사람이 모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반대로 엄청난 유산과 스펙을 지녔다고 해도 주변에 사람이 없으면 운은 꽉 막혀 버린다. / p.83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신체 깊숙이 새겨진 리듬과 강밀도를 변환하라! 이것이 명리학의 개운법이다. 집단적 운명 또한 다르지 않다. 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반드시 환기해야 한다. 혁명이란 시스템과 구조의 변혁이 아니라 그 안에 내재한 욕망의 흐름을 창조적인 순환으로 변주하는 것임을.

p.112 증여 없는 지혜도 없고, 지혜 없는 증여도 없다. 고로 증여와 지혜는 생명주권의 두 축이다. 증여도, 지혜도 다 흘러가는 것이다. 신체의 역량은 그 흐름 속에서만 증가한다.

p.128 감정훈련(혹은 영적 탐구)이 인생을 이끌어 가는 축이라면 그것이 교육의 전 과정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왜 지식을 ‘스펙화‘하고는 ‘멘붕‘을 넘어 삶이 붕괴되는 과정을 방치하고 있는 것일까? / p.132 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열어 가야 한다. 그 누구도 나의 고난을 대신 겪어 줄 수는 없다. 이것이 우주의 이치다. 이 이치를 망각할 때 이상주의에 사로잡히게 된다. 동정과 연민에서 시작된 이 망상기제는 희생과 헌신이라는 미망을 거쳐 종국엔 오만과 독선으로 치닫게 된다. / p.133 배움의 핵심은 ‘자기 안에 도‘를 갖추는 것이다. ‘자기 안에 도를 갖춘 다음에야 다른 사람도 갖추게‘ 할 수 있다. 그것은 계몽과 설득이 아니라 촉발과 감응이다. 그렇게 물 흐르듯 주고받는 것이 지혜다. / p.135 앎에 대한 욕망, 앎을 통해 몸의 흐름을 바꾸고, 나아가 운명의 주인이 되가자 하는 욕망. 이 욕망이 살아 움직일 때 그것이 곧 대중지성이다.

p.146 배움의 핵심은 자신의 신체를 움직이는 것이다. 몸이 반응하고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앎을 열망하고 그 기쁨을 맛보고 또 그만큼의 자유를 누리고. 이런 과정이 생략된다면 아무리 최상의 교육을 받는다 한들 완전 도루묵이다. 진리는 움직인다. 즉 앎과 신체가 교감하는 순간 진리로 구성되는 것이지 내용 자체가 진리를 보장하는 결코 아니다. / p.149 사랑이란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무차별적으로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는 삶을 ‘살게 해주는‘ 것이다. / p.150 공부를 위해선 무엇보다 목적을 지워야 한다. 본디 공부에는 목적이 없다 역사의 흐름에 목적이 없듯이, 삶의 목적은 삶 그 자체다. 앎의 여정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길을 ‘자기속도‘로 걷는 것, 그것이 인생이고, 또 공부다. / p.156 친구라는 존재가 생명활동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아야 한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또 그 사람과 맺는 관계가 곧 나다! 이것이 운명의 법칙이다. 그런 점에서 배움이란 그 자체로 ‘공동체적 신체‘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p.191 주체가 ‘과정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 자체‘가 삶이자 주체인 세계. / p.203 마주침이 가능하려면 광장과 비전이 필요하다.

p.213 차이를 인정해야 비로소 교감이 가능하다. / p.230 실제로 경험한 재해의 기억은 그것이 좋든 나쁘든 중앙정부의 기록보다도 오히려 피해자의 마음속에 또렷이 남아 있다.

p.266 일을 하면 할수록 삶으로부터 멀어진다. / p.279 사람이 움직이면 저절로 공유경제가 살아난다. 공유경제의 핵심은 사유재산을 침탈하는 것이 아니라 사적 소유와 공적 자산 사이의 경계를 해체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물질적 부가 흘러갈 수 있는 다채로운 경로를 탐색하는데 있다. 그 메신저는 결국 사람일 수밖에 없다. 사람이 움직이면 돈도 함께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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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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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2. 16. ~ 02. 22.

 

'전차병' '보병' '자동소총병' 같은 보직은 여성을 지칭하는 용어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 역사학자와의 대화 중에서

 

그들의 울음과 비명을 극화해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안다. 그러지 않으면 그들의 울음과 비명이 아닌, 극화 자체가 더 중요해질 테니까. 삶 대신 문학이 그 자리를 차지해버릴 테니까.(p. 31) 듣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차분하고 깔끔한 이야기가 된다는 것. 신중하게 해야 할 말만 골라 한다는 것. 참혹한 일이 위대한 일로, 인간 내면의 불가해하고 어두운 면이 순식간에 이해가 되고 설명 가능한 것으로 둔갑한다.(p.188) 과연 그 답을 들을 수 있을까? 우리의 말과 감정이 허락하는 이야기는 어디까지일까? 말과 감정으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는 또 무엇일까? 질문은 자꾸 많아지는데, 대답은 자꾸만 적어진다.(p.373)

 

여자들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것이고, 또 여자들은 다른 것을 이야기한다. '여자'의 전쟁에는 여자만의 색깔과 냄새, 여자만의 해석과 여자만이 느끼는 공간이 있다. 그리고 여자만의 언어가 있다.(중략) 하지만 왜? 나는 여러 번 자신에게 물었다. 절대적인 남자들의 세계에서 당당히 자신의 자리를 차지해놓고 왜 여자들은 자신의 역사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을까? 자신들의 언어와 감정들을 지키지 못했을까? 여자들은 자신을 믿지 못했다. 하나의 또다른 세상이 통째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여자들의 전쟁은 이름도 없이 사라져버렸다......(p.17~18)

 

여자들이 전쟁에 대해 아무리 이러니저러니 떠들어도, 기본적으로 여자들의 머릿속에는 '전쟁은 살인행위'라는 생각이 또렷이 박혀 있다. 그리고 여자들에게 전쟁은 '힘겨운 일'이자 '평범한 보통이 삶'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네들은 전쟁터에서도 노래를 하고, 사랑에 빠지고 머리를 매만졌다......(p.29) '......이들은 여전히 그 시절에 애정을 느낀다. 이들에게 그 시절은 단지 전쟁만이 아니었다. 그들의 젊음이었고 첫사랑이었다.'(p.34) 나는 이미 첫 만남에서부터 곧바로 알아차렸다. 여자들은 무슨 말을 해도, 심지어 죽음을 언급할 때조차도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빠뜨리는 법이 없다는 것을(정말이다!). 아름다움은 여자를 여자로서 존재하게 하는 이유였다.(중략) 그네들의 세계에서는 일상과 존재가 하나였고, 따라서 존재의 흐름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었다. 그들에게는 전쟁도 평범한 삶의 한때일 뿐이었다. 그네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사소한 것이 위대한 것을 압도하는 순간을 여러번 목도했다. 역사마저 간단히 제압해버리는 그 순간을. "내가 전쟁터에서만 예뻤다는 게 너무 안타까워.....(p.338)

 

고통은 남루하고 힘겨운 우리네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아픔, 그건 우리에게 하나의 예술이다.(p.20) 고통에 귀를 기울인다...... 고통은 지난한 삶의 증거이다. 다른 증거 따윈 없다. 다른 증거 같은 건, 나는 믿지 않는다. 사람의 말이 얼마나 우리를 진실에서 멀어지게 했던가.(p.32) 나는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나는 예전에 고통은 사람을 자유롭게 한다고, 고통을 견뎌낸 사람이야말로 자기 삶의 온전한 주인일 거라고 생각했다. 고통의 기억이 자신을 보호한다고. 그런데 이제 언제나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p.170) "당신이 연락하면 다들 기뻐할거야. 기다리고들 있어. 그 일을 떠올리는 건 끔찍하지만 그 일을 기억하지 않는 게 더 끔찍하거든."(p.225) 나는 아직도 내가 살아남았다는게 안 믿어져. 살아 있다는게......부상도 당하고 상처도 입었지만 이렇게 멍쩡하게 살아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어......(p.262)

 

전쟁은 재빨리 자신의 모습을 사람들 속에 새겨넣었다.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넣었다.(p.286) 나는 전쟁이 아니라 전쟁터의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전쟁의 역사가 아니라 감정의 역사를 쓴다. 나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역사가다. 한편으로는 구체적인 시간 속에 살고 구체적인 사건을 겪는 구체적인 사람을 연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영원한 인간을 들여다보아야만 한다. 영원의 떨림을, 사람의 내면에 항상 존재하는 그것을.(p.25) 나는 위대한 사상에 필요한 건 작은 사람이지, 결코 큰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념에 큰 사람은 쓸모없고 불편한 존재라는 것을. 큰 사람은 완성되는 데 손이 많이 간다. 나는 바로 그런 사람을 찾는다. 작으면서도 큰 사람. 그는 멸시당하고 짓밟히고 학대당했지만, 스탈린 수용소와 배반의 아픔을 겪었지만, 결국은 승리를 거뒀다. 그는 기적을 만들어냈다.(p.37)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그가 사람을 죽이고 죽어간 이야기를 듣는 것은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p.60) 나는 이야기란 게 원래 시간이 지나 글로 옮겨질 때보다 말로 뱉어질 때 훨씬 더 많은 의미를 내표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말할 때 그 사람의 눈빛과 팔의 움직임을 '녹음하지' 못하는게 안타깝다. 대화하는 동안 드러나는 그들의 삶, 즉 그들 본래의 삶과 그들 각자의 삶을, 그들의 '텍스트들'을 녹음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p.196) 전쟁은 여전히 인간사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비밀 중 하나로 남았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거대한 역사를 인간이 가닿을 수 있는 작은 역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야 뭐라도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할말을 찾을 수 있을테니까.(p.268)

 

우리는 전쟁이 없는 세상을 알지 못했다. 전쟁의 세상이 우리가 아는 유일한 세상이었고, 전쟁의 사람들이 우리가 아는 유일한 사람들이었다. 나는 지금도 다른 세상이나 다른 세상의 사람들을 알지 못한다. 그런데 다른 세상, 다른 세상 사람들은 정말 존재하기나 했던 걸까?(p.14) 다른 세상, 다른 방식의 삶을 상상조차 할수 없는 우리는, 언젠가 다르게 사는 법을 오랫동안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다.(p.15) 남들에겐 평범한 것들을 나는 새로 배워야 했어. 평범한 보통의 삶을 기억해내야 했어. 정상적인 삶을! 누구랑 그 어려움을 나눴냐고? 힘들 때마다 옆집 여자에게 달려가고......엄마에게 달려가고, 그랬지......(p.83) 맹세는 했지만, 필요하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군인의 맹세는 했지만 정말 죽고 싶지는 않더라고. 하지만 거기서 살아 돌아간다해도 마음이 병들 것 같았어.(p.84)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승리...... 예전에 그네들에게 삶이란 평화와 전쟁으로 나뉘는 것이었다면, 이제 그네들에게 삶은 전쟁과 승리로 나뉜다. 또 다시 두개의 다른 세상, 두개의 다른 삶이다. 기껏 증오하는 법을 익혔는데 다시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오래전에 잊힌 감정들을, 잊힌 말들을 다시 떠올려야 했다. 전쟁의 사람이 전쟁의 것이 아닌 사람이 되어야 했다.(p.511)

 

사람은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지나온 세월이 바로 자신의 삶이었으며, 이제 그 삶을 받아들이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p.21) 과거는 사라졌다. 과거는 뜨거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눈을 멀게 하고는 자취를 감춰버렸지만, 사람은 남았다. 평범한 보통의 삶 한가운데 사람만 남은 것이다. 자신의 기억 외에는 주위의 모든 것이 평범하다.(p.255)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내 귀에 들리는 건 오직 하나, '승리!'라는 말뿐이었어. 그리고 갑자기 미치도록 살고 싶은거야! 지금 당장 우리가 삶을 시작할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표창 받은 메달이며 훈장을 죄다 꺼내서 주렁주렁 달고 사진을 찍었지. 그런데 왜 그런지 꽃밭에서 찍고 싶더라고. 그래서 화단을 찾아 들어가 사진을 찍었어.

 

  책에 너무 많은 스티커가 붙었다. 마음에 와닿는 글귀 하나 하나에 붙이다보니 무지개 빛이다. 나열식을 정리하다가 관련된 것들끼리 묶었더니 이야기가 된다. 읽은지는 한참인데 일에 쫓기다 보니 한참이 지난 후에야 정리를 한다. 정리하면서 다시 읽게 된 책은 또 다시 나를 과거의 어느 사람들과 연결시켜 놓았다.

 

  한때 만났던 폭력피해여성들. 그들의 삶 자체를 듣기보다 피해자임을 입증하기 위해 폭력의 공간 안에서도 있었을지 모를 따뜻함과 사랑은 회피하고 무시했던 당시가 떠올랐다.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온전히 듣고 싶다. 그네들의 삶을. 가정에서의 폭력,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그들을 돌봐줄 울타리가 될 수 없었던 구조적 문제들로 인해 가장 아름다웠을 나이를 전쟁에서 보냈다고 하는 책의 여성들처럼...내가 만난 여성들 또한 가장 아름다웠던 때를 폭력의 공간에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선을 긋지 않고, 무엇인가를 증명하겠다는 논리 없이 온전히 그때와 현재로 이어지는 그네들의 삶을 온전히 들을 기회가 다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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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hH
로랑 비네 지음, 이주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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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2. 12. ~ 02. 15.

 

  인권 책모임에서 이번 달에 읽기로 한 책이라고 해서 샀다. 모임에 갈지는 잘 모르겠다. 로랑 비네의 사실적 역사만을 고집하는 그 고집스러움으로 인해 마음에 더 큰 울림이 있지 않았나 싶다. 사실로서의 역사 안에서 나는 현재 내가 서 있는 자리를 비로소 바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연관도서로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어보려 한다.

p.238 우리,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는 의미있는 일이다. 기억은 당사자인 죽은 사람들에게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지만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된다. 기억을 통해 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다.

p.317 "진실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싫다." 보리스 파스테르크가 쓴 글이다. 이보다 더 나쁜 것은 진실에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진실을 가리기 위해 적극 노력하는 천박한 인간들이다.

p.334 "가난한 노동자들, 혹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여, 그대들에게 ‘많이 일해서 가난하게 살아.‘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언제나 맞서야 한다."

p.410 역사는 진정 잔인한 운명을 선사한다. 역사는 여러 각도로 다시 읽을 수는 있지만 다시 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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