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피쉬
오오사키 요시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받았을때 황홀함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야들야들 맛깔스런(?)표지의 아름다움에 한껏 반해버렸다.

특히 트레싱지(미농지)에 인쇄된 푸른빛이 나는 겉표지를 벗겨내면 보이는 깔끔한 흰색과 살아 움직일것같은 파일럿 피쉬들은 정말 인상깊다. 어쩜 이처럼 이쁠수가 있을까. 책 자체만으로도 눈에 즐거움을 충분히 안겨 주었다.

 

 

책을 펼쳐 읽었다. 정말 편하게, 나긋히 읽어 내려 갔다.

하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쉬운 책은 아닌듯..

한마디로 파일럿 피쉬는 어려웠다.

 

 

책의 중반이상까지, 내가 느끼기에 이렇다 할만큼의 기억에 관한 글은 없었다. 

 왜 기억에 관한 소설일까?  (이때는 서평을 읽을때 대부분이 기억에 관한 서평을 남겨 놓은것이 이해가가질 않았다. 지금은 충분히 이해했고, 남들과 같이 기억에 관한 서평으로 도배를 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반복하는 문장의 구조 때문에?

성격이 급한 나는 책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며 문장을 읽어 내려갈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파일럿 피쉬의 '기억들'과 내가 생각하는 '기억들'이 어느 한부분에서 맞부딪힌다.

대부분의 '기억들'은 내가 공감하고 이해하는 '기억'이었지만,

호수나, 수족관의 '기억'을 이해할수가 없었다.

과연 이 작가는 호수등을 통해 어째서 기억을 표현하려 한것일까?  호수 수면위에 뜨고 가라앉는.. 것이 왜 기억과 관련이 될까..?

이책이 재밋고, 유익하고를  떠나, 밑도 끝도 없이 보이는 의미를 지닌단어, 혹은 문장들이 나올 때면 이해하기가 힘들어졌다.  (난 소설을 읽을때 궂이 복잡하게는 읽지 않는 편이어서, 사실  위에 복잡게 적어놓은 '어려움'은 나의 엄살이다.  이해 하지 못하는 부분이 나오면, 그냥 읽어 넘기며 문맥에 대강 맞춰 버리면 되니깐.. 그리 어렵다는것에 신경쓰지 않고 지나가 버린다. 대신 지겹게 느껴지는 부작용이 생겨버릴 뿐이다.)

 

  

'파일럿 피쉬'의 하이라이트(?)는 거의 p.f 4. 이후에서 와르륵 쏟아진다.

정말 앞의 내용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겉잡을수 없이 쏟아져서 잠시라도, 책에서 손놓기가 싫었다.

그리고 앞에서 내가 던졌던 질문에 관한 해답들이 같이 밝혀지자. 내머리는 빠르게 회전해야 했다.

이렇게 저렇게 대강 흘려 보냈던 글들을 다시 뒤적거리며 그들의 고리를 연결시켰다.

.. 아~! 이런거였어? 하하하하..

정말이지 너무 빠르게 빠르게 읽혀지는 책, 그리고 쏟아지는 해답과 유쾌한 글 덕분에 바보같이 혼자 책상에 앉아 피실, 피실 거렸다.  거의 10장 남짓의 책장에서는 내가 가진 이책의 모든 미스테리들이 풀려버렸다.  순식간이었다 만약 내가 이책을 끝까지 읽어내지 못하고 덮었더라면. 아마 이책은 내가 기억하는한 미완성의 책이되어 호수로 가라앉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나는 이책을 끝부분을 볼수있었고, 기억에 관한  '파일럿 피쉬'를 이해할수있었다.

 

 

"잊었다는 것은 표층적인 것이고 그것은 그저 잊는 것뿐, 소멸하는 것은 아니야. 잠시 필요가 없어서 마음의 호수 같은 장소에 잠겨있을 뿐, 하지만 뭔가를 계기로 그것은 다시 떠오르지."

 

 

 

'파일럿 피쉬'역시 내 마음속의 호수에 가라앉아, 어떤 계기로.. 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줄 것이라고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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