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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동물과 식물
허영엽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8월
평점 :

하느님께서 지으신 모든 피조물은 저마다의 의미를 지닌다
<성경 속 동물과 식물>은 2009년 허영엽 신부님이 평화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묶은 책으로, 16년 만에 개정판으로 새로 단장해 나온 책이다.
제목 그대로 성경에 나오는 동물 43종, 식물 35종 총 78종의 동식물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동물 편, 식물 편으로 나뉘어 있어 차례대로 읽어도 좋고, 동식물을 번갈아 가면서 읽어도 좋다. 나는 두 달 동안 하루치씩 동식물을 번갈아 가면서 읽었다.
식물 편을 읽고 나선 엄혜진 수녀님의 <성경 속 식물 컬러링북>(바오로딸)을 펼쳐 그날 읽은 식물을 찾아 색칠하며 묵상했다. 그동안 사놓고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컬러링북을 펼치는 날이 오다니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라는 말씀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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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동물과 식물>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성경 속에 등장하는 동식물이 이렇게 다양했나?’였다.
동물 편은 시작부터 용이 등장한다. 성경에 용이 등장했다고? 읽어 보니 용은 성경에서 하느님의 적대 세력으로 자주 등장하고 시편, 요한 묵시록, 예레미야서, 창세기 등 성경 곳곳에 언급된다.
뱀, 비둘기, 물고기, 어린양, 염소, 사슴은 성경에서 자주 만나는 익숙한 동물이다. 역시 사슴 챕터에선 사슴에 대한 가장 유명한 성경 구절이 나온다.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을 당신이 이토록 그리워합니다. 제 영혼이 하느님을, 제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합니다.”(시편 42,2-3)
성경에서 사슴은 자유롭고 뛰어 노는 동물로 묘사되며, 이는 장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게 될 하느님 백성을 상징한다. 지은이 허영엽 신부님은 이렇게 각 동식물이 성경에서 어떻게 묘사되는지, 어떤 의미를 상징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책 속 무화과나무 이미지는 집에 있는 식물 스티커 중에서 찾아서 붙인 스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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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편은 평화와 축복을 상징하는 포도, 가나안 축복 약속에 등장한 첫 식물인 밀, 예수님 시신을 샀던 아마포, 동방 박사들이 가져온 선물 유향 등 성경에서 익숙하게 접한 식물들이 등장한다.
우리가 식재료로 흔히 접하는 마늘과 오이, 고수풀이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우리가 이집트 땅에서 공짜로 먹던 생선이며,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이 생각나는구나.”(민수 11,5). 성전 건축에 필수적인 고급 자재였던 향백나무가 구약 성경에 무려 70번 이상 등장한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이밖에도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님을 안고 헤로데 임금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피신할 때 휴식을 취하며 기력을 회복했다고 전해져 성스러운 나무로 알려진 돌무화과나무, 귀하고 비싼 염료여서 카인과 유다의 수염 색으로 비유된 사프란, 성모 마리아가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에 비를 막아주었다는 호두나무 등 알고 보면 의미가 더욱 깊어지는 성경 속 식물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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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당신이 만드신 피조물을 잘 다스리도록 맡겨 주셨다. 인간은 하느님을 도와 자연과 피조물을 잘 가꾸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을 뿐, 그것들의 주인이 아니다. 엿새 동안 세상을 만드시고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라고 하신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 하느님의 충실한 협력자가 되기를 다시 한번 다짐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성경 속 동물과 식물>을 읽기 전에는 성경에 등장하는 동식물을 잘 알아서 앞으로 성경을 잘 읽어야겠다는 마음만 있었다. 이 책을 읽다가 위에 언급한 허영엽 신부님의 말씀을 발견하고선 성경‘만’ 잘 이해하겠다는 내 생각이 얼마나 짧고 얄팍한 욕심이었는지 깨달았다. 성경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하느님이 만드신 피조물의 의미를 되새기며 잊고 있던 우리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이 책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인상적인 문장
벼룩은 무가치하고 미소한 존재의 비유로 사용된다. 하지만 삶에서는 벼룩같이 작은 존재라도 소중히 여기고 사소하고 작은 일이라도 하찮게 여기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상에 무가치한 존재는 없다. 다만 우리가 가치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p124)
벼룩은 무가치하고 미소한 존재의 비유로 사용된다. 하지만 삶에서는 벼룩같이 작은 존재라도 소중히 여기고 사소하고 작은 일이라도 하찮게 여기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상에 무가치한 존재는 없다. 다만 우리가 가치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p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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