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투게더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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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로 하여금 부드러운 감성을 갖도록 해주는 심승현의『파페포포 투게더』는 한마디로 따뜻한 사랑의 마음이 녹아져 있는 책으로서 여러 개의 정감 어린 에피소드들과 그와 관련된 에세이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에피소드 '포포의 단점'과 연결된 에세이 '실수를 좀 하더라도'에서 '사람들이 잘 넘어지고, 부딪치고, 실수 투성이인 나의 단점들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완벽하고 빈틈없는 모습보다는 완전하지 못하더라도, 실수를 좀 하더라도 인간적인 모습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라는 구절은 자아 중심적인 자존심을 위해 피곤할 정도로 애쓰고 있는 우리들에게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사는 것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을 일러 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또한 여러 에피소드들이 '외로움'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진정으로 어른이 되는 것, 성숙해 지는 것은 외로움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라는 그 말에 깊은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은 외로움을 회피하기보다는 외로움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그 삶 속에 비로소 삶의 성숙함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세이 '바다로 만든 거야'에서 '바다에 있는 것들은 모두 다 부드러워, 물고기도 부드럽고, 바위도, 해초도, 미역도, 사람들이 남기고 간 날카로운 유리조각도 바다 품에 안기면 동그란 유리알처럼 보드라워져 모두 바다가 만든 거야'라는 구절은 바다의 품성을 닮은 그 사랑의 마음과 삶을 통해 모든 존재들이 아름답게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또한 에세이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가 있다'에서 '세상의 가치는 사용의 가치가 아닌 단지 존재의 가치이다'라는 구절은 우리로 하여금 사람을 수단이 아닌 사랑의 대상 혹은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즉 존재하는 그 자체로 누구든 가장 귀한 존재인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마음이 아픈 사람이 있으면 가슴을 보듬어 주고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라는 이 책의 주제 구절처럼 우리가 만나는 모든 존재들, 하나 하나를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돌보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갓난아기가 엄마에게 애착을 보이는 것은 모유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따뜻한 신체 접촉 때문이며 일상 속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가치를 느끼는 것은 돈이나 물질적인 무엇이 아니라 기쁨과 슬픔을 더불어 함께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다'라는 에필로그로 그 끝을 맺고 있다.

결국『파페포포 투게더』는 어떠한 삶을 사는 것이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인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것은 오직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품고 사는 삶'이다. 그러한 사랑은 우리를 훈훈하게 해주어 닫혀진 우리 마음을 열게 해줄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마음도 열어 주게 하여 함께 진정한 사랑 안에서 성숙해 질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이들이 이러한 사랑 안에서 참다운 행복을 누리고 나누는 오늘날의 진정한 파페와 포포들이 다 되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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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한 기독교 (양장) 믿음의 글들 185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외 옮김 / 홍성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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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기독교의 근본적인 진수(眞髓)가 무엇인지, 그리고 신앙과 삶이 어떻게 이어져야 하는지를 풍부한 문학적 상상력과 접목시켜 제대로 가르쳐준 책, 바로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이다. 영화 섀도우 랜드에서도 그 일대기를 다룬 것으로 유명한 C.S. 루이스는 명실상부한 20세기 최고 기독교 변증가로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루이스는 이 책을 통해 기독교 각 교파간의 다양한 차이성에도 불구하고 각 교파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며 인정하는, 그 공통 분모에 해당되는 기독교의 기본 내용이 어떤 것인지를 명쾌하게 말해주고 있다.

그는 먼저 인간의 본성을 깊이 분석하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그 내면 가운데 '자연법'이라고 불리 울 수 있는 옳고 그름에 대한 법칙을 지니고 있으며, 도덕과 관련된 절대적 기준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즉 인간에게는 현실의 사실들 외에 어떤 것, 즉 인간이 창안해 낸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마땅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실재적 법칙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재적 법칙은 인간 내부에서 스스로 발생했다고는 볼 수 없으며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러한 사실로부터 우리는 우주를 지휘하고 있는 그 '무언가'가 존재하며, 그 '무언가'는 인간 내에서 옳은 일을 하도록 재촉하는 동시에 그릇된 일에 대해서는 책임감과 불편감을 느끼게 만드는 존재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도덕률을 인간에게 부여한 그 '무언가'는 바로 절대 선이라고 할 수 있으며 모든 인간은 그 절대 선 앞에 서게 될 때에 그 도덕률에 합당치 못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끔찍한 절망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그 절대 선이 비인격적인 진리라고 한다면 인간은 그 절망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절대 선이 인격적인 존재라면 인간에게는 소망의 빛이 임할 수 있는데, 그것은 절대 선의 인격적 존재는 또한 완전한 사랑의 능력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그 부족한 내면성에도 불구하고 절대 선을 지닌 인격에 의해 용서받고 참된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한편 C.S. 루이스는 신앙과 도덕의 연결성에 대하여 논하는 바 특히 기독교 도덕관 중에서 다른 도덕관과 가장 날카로운 차이를 보이는 것은 '교만'에 대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교만은 가장 핵심적이고도 궁극적인 악이며, 온갖 악들의 원천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겸손해지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첫걸음은 자신이 바로 교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책의 후반부를 통해 삼위 하나님의 존재성과 인격성에 대해 변증하면서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성은 하나님 앞에서 구분될 수 없다는 사실과 그리스도의 구원의 효력이 인류에게 확산된다는 사실을 그의 재기 넘치는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변증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그는 단지 인간들에게 일종의 신앙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주안점을 두는 것은 참된 기독교가 아니라고 언급하면서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그 삶을 따라 인간의 근본적인 인격성 자체를 새롭게 갱신시키고 전인적으로 회복시키는데 초점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갱신과 회복은 인간의 자연적 자아를 그리스도께 전적으로 위탁할 때 이루어지며, 그럴 때에 인간은 비로소 진정한 새 자아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이 책으로부터 기독교의 근본적 내용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되었다. 특히 이기적 자아의 포기는 참된 자아의 발견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그 역설적 진리에 대한 교훈을 우리네 상황 가운데 충실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만 한다면, 신앙과 삶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이원화되어 있는 우리네 풍토들은 분명 올바른 방향을 찾아 변화되어 나아갈 수 있으리라고 여겨진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아름다운 영적 혁명이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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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큰일났어요! - 세계동물환경회의 세계동물환경회의 1
이안 외 지음, 앤듀 그림, 이충식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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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자연 사랑의 책, 바로 이안·마리루의 저서인 <세계 동물 환경회의: 지구가 큰일 났어요!>이다. 이 책은 환경 보호의 중요성과 실천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고 있는데 특히 쉽고 정감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재미있는 그림과 만화 삽화도 들어가 있어 어린이들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친숙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하겠다.

각국에서 모인 동물들이 함께 토의하는 그 모습을 보면 웃음과 미소를 읽는 내내 머금지 않을 수 없다. 그 동물들은 함께 자연 환경 보호에 대한 서로의 생각들을 솔직히 나누면서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여러 의견 충돌도 하게 되지만 결국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게 되면서 그것에 대한 좋은 대안과 아이디어를 찾게 된다는 내용이다.

특히 동물들은 환경 파괴의 가장 큰 주범으로서 일회용 물품 사용을 지목하였는바 그 일회용 물품 사용 문화로 인해 현재도 매 1분 안에 축구장 50개 분량의 정글이 사라지고 있고 남미 등지에서는 홍수로 인한 재해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캔(can)같은 경우에는 재활용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전력이 사용되고 있어 이것 역시 환경 훼손의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동물들은 회의 끝에 이러한 폐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써 일종의 편리한 물병인 포스트 캔(Post-can)을 늘 지니고 다니면서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사용할 것을 다짐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하나의 환경 파괴 주범인 자동차 과다 사용을 지목하면서 자동차의 배기 가스에 의한 이산화탄소 증가가 지구의 온도를 심각하게 올리고 있고, 또한 교통사고로 1년 동안 전세계에서 약 90만명 이상이 죽곤 하는데, 사망 수치로 따지자면 하루에 민간 항공기가 10대씩 참사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동차 사용은 전세계 20%에 해당되는 선진국에 해당되고 있으며 그러한 선진국의 편리함 때문에 다른 여타의 나라에서는 사막화 현상이 있는 등 심각한 폐해를 야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동물들은 회의를 통해 자동차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동차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사회 시스템을 만든 다든지, 자전거 도로를 정비해서 통학, 통근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문화를 만든 다든지 하는 방안들을 정하게 되면서 회의를 마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모두가 자연환경 지킴이 역할을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며, 작은 일에서부터 그러한 것을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것인지를 깊이 느끼게 된다. 특히 우리 삶과 직결된 친구요 이웃으로서 자연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것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시대에 필요한 것이며 그러한 자연 사랑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특히 이 책은 정감이 넘치는 그림과 쉬운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좋은 '자연 보호 입문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 글에서 일러준 대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대신 물통을 들고 다니면서 환경 지킴이로서의 그 작은 역할이나마 감당하기로 작정해 본다. 그리고 우리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런 실천을 꼭 권면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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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무인시대 1
이수광 지음 / 자음과모음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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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시대(武人時代)는 고려 무신정권(武臣政權)의 역사적인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데 참으로 정치판의 비정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다고 하겠다. 특히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무신 권력자(武臣 權力者) 이의방, 정중부, 경대승, 이의민 등은 기존의 전임자들 혹은 정적(政敵)들을 무참하게 참살하여 정치적인 실권을 잡았고 경대승은 그의 심복 김자격에 의해 배신을 당하였으며 최충헌 역시 이의민을 암살한 후 자신의 동생 최충수를 죽이는 골육상쟁의 과정을 통해 절대 권력을 획득하게 되는 그 역사적 사실들이 그려지고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강한 자가 정당하다'는 냉혹한 권력 논리를 갖고 있었으며, '산중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있을 수 없듯이 일인자는 한 명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펴면서 그렇게 경쟁 상대들을 잔인하게 제압해 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시대가 지난 지금, 우리네 정치판에서도 그렇게 칼만 들지 않았을 뿐, 그러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모습이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러한 우리네 정치판을 향해 무인시대는 그 역사적인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요즘 우리 나라 정치 풍토는 흡사 철학자 홉스가 짐승의 세계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의 자연상태를 묘사할 때 사용했던 그 표현인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에 비견될 만하다고 하겠다. 즉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상대편을 물고 뜯는 정글의 법칙만이 통하는 몰인격적(沒人格的)인 양상이 그 풍토 속에 만연되어 있는 것이다.

다행히 외적으로라도 우리 나라 정치 체계가 소위 민주주의의 제도와 그 틀 속에 묶여 있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이미 무인시대처럼 정적(政敵)들을 무참하게 살상(殺傷)하고도 남을 만한 그런 끔찍한 일들이 오늘날에도 수도 없이 벌어졌을 것이다.

다시말해 이른바 총성 없는 전쟁 혹은 '모 아니면 도' 식의 제로섬(zero-sum) 게임을 펼치는 살기등등(殺氣 等等)한 극단적 경쟁주의가 곧 요즘 우리네 정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껏 정치권에서는 그 극단적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일들을 자행해 왔던 것이며, 거기에 불법과 탈법이 난무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더더욱 안타깝게 우려하는 것은 기존 정치권의 그러한 극단적인 경쟁주의적 문화가 어느덧 전 방위적(全方位的)으로 확산되어 지금은 우리 사회의 모든 영역들 가운데 그 깊은 쓴 뿌리로서 자리 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 동안의 현실 정치가 민족 공동체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민족 공동체의 최대의 장애물 내지 걸림돌이 되어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오히려 그 발목을 잡는 형국을 만들어 왔던 것이며 무인시대는 이러한 현재의 우리네 상황에 대하여 그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아무리 정당의 존재 이유가 '정권 획득'이라고 하여도 그 자체가 정치의 본질적인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각 정당들로 하여금 깊이 인식하게 만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왜곡된 경쟁주의 문화를 척결하며, 나아가 공정한 룰 속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정치 문화의 변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이제는 우리 국민들의 깨어 있는 의식이 요청된다고 하겠다.

이제 우리네 정치는 높은 권력을 점하려고 하는 기존의 그 왜곡된 경쟁주의적인 교만을 포기하고, 그 대신 오히려 고통하며 소외되어 있는 국민들을 향해 낮아지고 섬길 수 있는 겸허한 태도를 지닐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가 '그러한 바램이 마치 '쓰레기통 속에서 꽃을 찾으려는 행동'과 같은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한다 할지라도 그러한 소망을 끝까지 간직하며 최선을 다해 정치 문화의 그 아름다운 변혁을 추구할 때 그 자체로 가치로운 것이며, 부족하지만 역사 앞에서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무인시대는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되어 그러한 역사의식과 실천을 교훈하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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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 전7권 세트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김번 외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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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비우고 가난한 마음으로 사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것이다'라고 주장한다면 과연 그 말에 깊이 있게 동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사람들은 내심 '가난한 것이 어떻게 매력적일 수 있나?'라고 반문하면서 외형적으로 거창해 보이고 화려해 보이는 성공을 확보하고자 투쟁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새로 쏟아지는 책들의 상당수는 그런 야망을 어떻게 하면 실현하면서 쟁취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해 소위 그 비법들을 전수해 주는 책들이다.

이는 사람들이 돈이나 권력, 성공 등 그 어떤 외적인 힘들을 '소유'하는 것에 대해 목말라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세상에서 매력적으로 통용되는 메시지를 요약하자면 '네가 원하는대로 더많이 차지하라! 네 자신을 더 많이 표현하라! 온 세계로 하여금 네 자신의 성공과 명예를 더 많이 알게 하라'는 류(類)의 것들이다.

그런데 여기 '자기의 욕심을 비우고 가난한 마음으로 사는 삶'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판타지 소설이 있다. 바로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이다.

이 책은 저자 J.R.R. 톨킨의 세계관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데 그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속에 내재되어 있는 자아중심적 욕심에 근거한 가치관들을 포기하고 탈(脫)자아중심적인 사랑의 가치관을 간직하게 하고자 이 소설을 썼다. 그래서 반지의 제왕은 한마디로 '포기와 버림의 미학(美學)'을 그린 소설인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인간의 심리적 동인(動因)들을 깊이 있게 통찰해낸 다른 여타소설들은 대게 권력이나 쾌락 등 외적인 것들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는 인간 군상(群像)들에 대해 다루었다. 대표적으로 영화 '동방불패(東方不敗)'의 원작으로서 중국의 천재적인 적인 소설작가 김용(金庸)이 쓴 '소오강호(笑傲江湖)'가 그러하다. 소오강호는 절대 반지의 역할을 하는 규화보전(葵花寶典)을 입수하여 연마하는 자(者)가 강호의 패주가 되어 '천추만재, 일통강호(千秋萬裁,一統江湖)'의 권력을 얻게 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흡사 무수한 회오리 바람이 끊이지 않는 우리 나라의 정치판을 보는 것과도 같다.

그래서 규화보전에 나오는 벽사검법(劈邪劍法)을 익히려면 누구든 거세(局部絶斷術(국부절단술))를 해야 하는데 동방불패가 이것을 감행하게 되고 그는 결국 비인성(非人性)에 근거한 절대 권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물론 동방불패와 대비되는 성격의 주인공 영호충을 통해 김용은 절대권력을 지향하는 인간상보다 결국 소박한 마음의 소중성을 강조했지만 소설 전반을 통해 권력을 얻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간 내면의 심리를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하겠다.

결국 '어떤 삶이 가장 매력적이고 가치있는 것인가?'라고 하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이 두 소설이 던지는 각각의 메시지들을 통해 그 해답을 얻게 된다. 어쩌면 어떤 이들은 '이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의 시대 속에서 인생의 변함없는 가치를 논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고 하면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기를 비우는 그 마음으로 다른 이들을 섬기며 사랑하는 삶은 비록 시대가 변할지라도 분명 영원한 가치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톨킨의 반지의 제왕은 바로 그러한 아름다운 가치를 우리에게 계속해서 전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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