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
캐롤 타브리스 지음, 히스테리아 옮김 / 또하나의문화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남성과 여성의 관계성 문제는 인류에게 주어진 최대의 숙제 중의 하나이다. 그 과제를 잘 풀어내어 삶 속에 적절하게 적용하는 개인이나 공동체는 풍성한 인성적(人性的) 조화를 누리고 나눌 수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불행한 관계적 역기능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에게 조화로운 남녀 관계성을 위한 길을 제시해주고 있는 사회 심리학자 캐롤 타브리스(Carol Tavris)의 책 『여성과 남성이 다르지도 똑같지도 않은 이유』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먼저 "여성과 남성은 같은가, 아니면 다른가? 또는 그렇다면 누가 더 나은가?" 하는 물음들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면서 일차적으로 남성은 만물의 척도이며 여성은 비정상적이라는 견해를 철저한 편견이라고 말한다.
 사실 남녀의 차이에 대한 자료들을 훑어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식의 내용들을 쉽게 접하게 된다. 예컨대 여성은 남성보다 자의식이 낮으며, 자기 능력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기에 남성에 비해 독립적인 정체성, 자의식을 발달시키기 어렵다는 식의 주장이다.
 하지만 타브리스가 볼 때 이러한 주장들은 어디까지나 왜곡된 개념이다. 즉 이러한 주장들을 통해 사회는 여성성을 양육, 의존성, 수동성, 가정적인 특성과 직결시키면서 여성을 무능력한 존재로 전환시켜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왜곡된 주장의 일례로 소위 '월경전 증후군(Premenstrual Syndrome)' 개념을 들고 있는데 사실 여성의 생리적 변화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대중 매체들은 그것을 대부분의 여성이 앓고 있는 질병으로 정의하여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왜곡은 대중 매체가 제약 회사와 철저하게 결탁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결국 이 책에서 그는 여성의 비정상성(非正常性)을 주장하는 잘못된 논리들을 철저하게 파헤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타브리스는 남성 우월 주의처럼 여성 우월 주의 역시 병리적이며 극복해야할 관점으로 보고 있다. 근래 많은 사람들은 남녀간에 매우 큰 차이가 있으며 여성의 가치체계가 남성의 것보다 더 낫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것 역시 지나친 이분법에 근거한 논리라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견해들이 바로 문화 페미니즘이나 에코 페미니즘 등인데 이 이론에서는 기존의 남성 중심적 철학이 여성, 어린이, 다른 모든 문화와 환경에 해로운 결과를 끼쳤기 때문에 이제는 여성성이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타브리스는 이렇게 남성과 여성을 대립 항으로 보고 우월성에 있어서 마치 양자 택일을 하는 식으로 접근하려는 모든 시도들에 대해 반대하면서 그것은 계속해서 남과 여라는 범주로 상호 간을 대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리하여 그는 남녀간의 조화와 공생(共生)을 위해 더 이상 남녀간의 차이점을 부각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타브리스의 견해가 남녀간의 선천적인 차이를 도외시하는 극단적인 오류로 발전해서는 안되겠지만, 그 동안 남녀 차이를 강조하는 분위기로 인해 오히려 남녀 사이의 불평등한 왜
곡 상태가 심화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제는 남녀가 서로 간의 차이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동질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남녀간의 본성상의 차이에 대해 명확하게 주목하지는 않았을지라도 남녀 서로 간의 상생(相生)을 위해 현 남녀 관계의 제 구조들과 문제점들에 대하여 매우 적절한 언급을 한 타브리스의 견해에 대하여 우리는 주의 깊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제 우리는 남녀 상호 간에 조화로운 관계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로의 다양성을 수용하면서도 하나를 이룰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우리가 아름다운 인성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존중할 때 그러한 조화로운 남녀간의 공동체 성은 이 땅 가운데 아름답게 실현될 수 있으리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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