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그리고 행함
김영재 지음 / 합신대학원출판부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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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사가(敎會史家)로서 잘 알려져 있으며 현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로서 재직중인 김영재 교수의 저서『믿음 그리고 행함』은 기독교의 교리와 그 신앙적 내용으로서의 삶이 무엇인지를 청년들과 대학생 및 평신도들을 위해 개혁주의(改革主義) 입장에서 알기 쉽게 풀어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본서에서는 먼저 기독교 교리를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 신론(神論)을 비롯한 교의신학(敎義神學)의 제 주제들을 차례로 다루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저자는 교회사가(敎會史家)답게 보다 심도 깊은 안목으로 교회론(敎會論)에 대하여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단순히 교회론을 설명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현재 한국 교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들은 어떤 것이며, 그 대안은 무엇인지를 주 논점(論點)으로 하여 그의 논지(論旨)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한국 교회 테두리 안에 있는 신학적 진보주의나 편협한 보수주의는 양자 모두 공통적으로 교회사 의식의 빈곤을 나타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진보주의자들은 뚜렷한 규범 없이 토착화를 지나치게 서두른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반대로 이미 수용한 신학을 지나치게 교의화하여 교회의 전통을 역사적으로 더 폭넓게 연구한다거나 교회가 존재하고 있는 사회, 문화적 맥락(context)을 고려하는 등의 신학적 반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 동안 한국 보수 교회에서는 구약 성경을 문자적(文字的)으로 해석하는 이해와 우리 민족 고유의 민속 신앙적 기대, 그리고 유교적인 가부장주의(家父長主義)와 자연스럽게 합치, 수납되면서 교회 내 권위주의적인 교권주의(clericalism)가 성행하는 구조가 형성되었으며, 그것으로부터 교회 직분이 계급화 되어지는 양태가 나타났다.
 즉, 이러한 한국 교회의 교권주의적 모습은 '만인제사장(萬人祭司長)'이라는 종교 개혁의 원 기치와는 정반대의 양상을 띤 왜곡된 형태의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교회간 연합 정신을 상실한 극단적 개교회주의(個敎會主義), 성장주의에 근거한 대교회주의(大敎會主義), 그리고 사회 참여와 구제 봉사의 빈약성 역시 한국 교회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로 보았다.

 그리하여 저자는 그러한 제 문제점들에 대한 근본적 타개책으로서, 진정으로 한국 교회가 성경에 충실한 창의적 신학 연구를 지향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즉, 교회가 사회 현실을 깊이 통찰하면서 세상 가운데 기독교 진리를 신선하게 드러내기 위하여 먼저 성경을 충실하게 탐구하는 해산의 수고를 할 때에 비로소 교회는 그 역할을 아름답게 감당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한국 교회가 유아기적인 자기 중심적 기복 신앙에서 벗어나 선교와 이웃 사랑을 균형 있게 감당하고, 종교와 윤리가 하나라는 것을 인식하면서 우리 사회의 소금과 빛으로서의 그 윤리적인 삶을 실천할 때에 비로소 한국 교회는 교회다운 원(原) 정체성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믿음 그리고 행함』이라는 본서의 제목과 같이 신앙과 윤리가 별개의 영역이 아닌 하나의 영역이며, 전자와 후자는 반드시 동시적으로 수반되어야 하고, 또한 그럴 때에 비로소 그 신앙적 진실성이 입증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성경에 근거한 근본적인 개혁이 작금의 우리 한국 교회에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가 사회의 변혁자(Reformer)로서의 그 본래적 사명을 잘 감당하려면 그리스도 닮은 성경적 정신과 거기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운 윤리성이 반드시 먼저 회복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그 참된 리더십을 교회는 확보할 수 없을 것이다. 본서는 그러한 교회의 개혁을 위한 성경적 통찰(insight)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본서가 전하는 바에 대해 귀를 기울이며, 그것이 우리 삶 가운데 깊이 배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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