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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교사는 교실 속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 초등·중등 문제해결 장면 56
고영규 외 지음 / 테크빌교육 / 2021년 12월
평점 :
지혜로운 교사는 교실 속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이는 바야흐로 교실 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의 "지혜"씩이나 필요한 시대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직업이 어디 있겠는가? 각자 직업의 고충은 그 직업에 몸 담고 있는 사람만이 말할 수 있다.
교사의 1년은 교사 개인의 역량에만 좌우되지 않는다. 오히려 개인의 영역(능력/적성 등)보다는 외적인 요인에 좌우되는 경우가 크다. 그 점이 절망적이다. 1년 전의 자신이나 지금의 자신이나 같은 사람이어도, 어떤 학부모와 학생, 관리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한 해는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다. 이 점이 교사의 자기확신을 잃게 한다. 내가 잘못된 것인가? 내가 이렇게 했으면 그 사람이 이렇게까진 안 하지 않았을까? 내가 사과해야할까? 끝도 없는 의문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결국엔 병을 얻는다.
교사는 가르치는 직업이다. 가르치는 것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각자의 개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각각에 적합한 교육방식이 있다. 일반적인 직업에서 한 분야에서 경력이 쌓이면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발전한다지만, 매 해 대하는 사람이 바뀌는 교직에서는 가르치는 전문성의 발전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 점 또한 교사의 전문성을 스스로 의심하게 한다.
또한 모두가 힘든 이 코로나 시대, 교육 뿐 아니라 돌봄을 학교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야 함을 요구받는 이 시대에 교사들은 교사들의 일이 아닌 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도 비난받는다. 이런 시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이 책은 학급운영, 생활교육, 교권침해, 학부모관계, 교사의 학교생활, 법률대응의 여섯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각 파트별로 여러 사례를 제시하고, 그런 빈번하게 있는 사례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예: 학기 중 갑자기 교과에서 담임이 되어버렸다거나, 학부모가 교사의 사과를 요구하는 경우라던가) 어느 정도 경력이 차면 교사 본인이 어떤 행동까지 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어디까지 내 주고 상황을 종료할 것인지에 대한 감이 잡히곤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준비된 상황에서만 오진 않는다. 이 책은 불행한 상황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생겼거나, 자신의 행동방침에 대한 신속한 숙지가 필요한 저경력교사에게 도움이 될 만하다.
물론 위의 사례에 해당하지 않고, 정확한 해결방안이 규정되지 않는 비상식적인 이(보통 진상이라고들 한다)와의 조우 가능성도 있다. 교통사고와도 같은 악운이다. 지혜로운 이라면 과연 어떻게 그 악운에 대응할 수 있는가? 이 책이 어느 정도의 해결책은 될 수 있을 것이다.(교통사고에는 보험회사와 경찰을 부르듯 진상 대응에는 법을 이용하라) 그리고 이 교통사고는 생각보다 자주 맞이하게 된다. 교직경력 10년차인 나에게도 이 책에 있는 사례는 내가, 내 동학년이, 같은 학교 사람이 겪었던 일이 대부분이다. 우린 비상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상황을 정리하기 위한 것 뿐만이 아닌,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대비 말이다.
물론 학부모, 학생의 접근 가능성이 다분한 책이라는 매체의 한계로 이런 교통사고에서 대처할 수 있는 실질적인 팁을 싣기는 어려웠으리라 짐작한다. 그것이 유일한 이 책에서의 아쉬움이 되겠다.(그건 교사만이 접근가능한 커뮤니티에서 확인하자) 하지만 세상의 온갖 요지경같은 사례를 미리 확인해 심적으로 예방주사를 맞고 싶은 교사지망생, 저경력교사들을 위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