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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
이옥선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8월
평점 :
이옥선 작가의 첫 번째 단독 에세이인 『즐거운 어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삶을 대하는 특별한 철학과 태도를 담고 있습니다. 김하나 작가의 어머니이자, ‘무엇이든 거창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는 삶의 지혜를 전하는 이 책은 현대인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를 줍니다. 현대 사회는 성공과 성취를 강요하는 분위기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현실 속에서 ‘대충’ 살아도 된다는 메시지는 많은 이들에게 신선하고, 한편으로는 가벼운 해방감을 안겨 줍니다.
이 책의 중심에는 이옥선 작가가 들려주는 그녀의 삶의 철학이 있습니다. 그녀는 자녀들에게 “유명해지지 말라”고 경고하면서도, 그것을 단순히 유명해지는 것에 대한 불만이나 거부감에서만 비롯된 조언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녀가 전하는 메시지는, 유명해지려는 욕망이 그 자체로 삶을 피곤하게 만든다는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이야기에서 작가는 인간관계의 깊이를 중요시하며, 겉으로 보이는 명성과 인기를 좇기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에서 느끼는 만족과 평온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옥선 작가가 자녀에게 남긴 말은 '길에서 넘어졌을 때 아무도 몰라주면 그냥 일어나서 가면 되지만, 사람들이 나를 알면 더 부끄럽다'는 이야기에서 그 진심이 잘 드러납니다. 여기에 담긴 의미는 사람들의 기대와 시선에 맞추어 사는 것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며,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 내가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유명해지지 말라’는 말은 단순히 사회적 압박에서 벗어나자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잘 지키고 살아가자는 의미에서 나온 조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또한 이옥선 작가가 살아온 가정의 특별한 분위기와 그 안에서 자녀들이 받은 영향들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작가는 집안에서 ‘만다꼬’라는 말을 가훈처럼 써왔고, 이를 통해 자녀들이 야망이나 욕심 없이 자유롭게 자라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만다꼬’는 말 그대로 ‘뭐한다고’라는 뜻으로, 아이들에게 ‘너는 너의 길을 가라’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너무 많은 기대와 압박을 주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옥선 작가는 오히려 자녀가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그런 여유로운 마음으로 자식이 제 갈 길을 가도록 내버려두었습니다.
그녀의 삶의 철학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대충 살아도 괜찮다’는 개념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현대 사회는 점점 더 성공을 쫓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는 압박이 심해지고 있지만, 이옥선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살지 않기를 권합니다. 그녀는 ‘대충’이라는 말을 단순히 무책임하게 사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것에 과도하게 신경 쓰지 말고, 힘을 빼고 편안하게 살아도 좋다는 의미입니다. 실수를 하고 넘어지더라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것이 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고,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작가는 자녀들에게도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며, 현대 사회에서의 과도한 자기 개발과 완벽함에 대한 강박을 벗어나면 더 많은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웃음과 유머도 함께 녹아들어 있어, 어려운 이야기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듭니다.
이옥선 작가는 또한 '과거와 미래에 붙들리지 말고, 현재를 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지나간 일에 연연하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불안해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놓치고 지나치는 중요한 진리입니다. 지나간 일에 후회하거나, 다가올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줄 아는 능력이 행복을 만드는 가장 큰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가장 큰 감정은 바로 '편안함'입니다. 이옥선 작가는 책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며 지쳐가고 피곤해하는 이유를 '불필요한 것들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녀는 우리가 바쁘게 살아가는 이유는 성공을 추구하는 사회적 압박에 굴복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며, 진정한 삶의 여유와 행복은 그런 외적인 요소가 아니라 내면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즐거운 어른』은 그렇게 읽는 동안 가벼운 웃음을 주고, 동시에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며,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에세이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잊고 있었던 ‘여유’와 ‘자기다움’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쁘고 힘든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자신에게 여유를 주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많은 위로와 힐링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