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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위에 오른 밥상 (보급판 문고본) - 건강한 사회를 위한 먹거리의 대반란
우석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자동차 부속은 정품 쓰면서 왜 아이들 간식은 출처도 모르는 것을 먹이고 있는 것일까? (우석훈)
우석훈 선생의 문제 제기에 십분 동의한다. 안전에 관련된 가장 직접적인 것이 먹거리인데도 이에 대한 우리의 의식은 매우 후진적이다. 식중독으로 아이들이 쓰러져도 여름에는 늘 있는 일 취급하고 어쩌다 TV 프로그램에서 음식 안전 문제를 지적하면 그때 뿐이다. 예방의 원칙을 저버리고 수입된 미국 쇠고기가 이제는 마트에서도 팔리고 있다. 왜 우리는 이토록 정부를 불신하면서도 먹거리에 대해서는 둔감한 것일까.
중국집에 다녀온 다음에 기분이 언짢고 감자탕 등 찌개 안주를 먹은 다음날 우울하기도 하다. 이것들이 화학 조미료 탓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나에게 그런 연관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나 자신도 6년 미국 생활을 하고 한국에 들어와서 아토피에 시달린 적이 있다. 피부에 피가 날 때까지 긁기도 했는데 병원에 오는 아이들을 보며 나도 잠을 못이루는데 저 아이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아이들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그리고 엄마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생각했다. 그냥 서울 공기가 안 좋은 탓이겠지 생각하고 말았다. 미국에서는 매일 집에서 만든 음식을 먹다가 서울 생활을 시작하며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을 밖에서 사먹었다. 그것도 6년의 한을 푸는 듯 매일 내장탕, 청국장, 순두부 등을 사먹었다. 그리고는 1년을 아토피로 고생했다. 지금도 허벅지와 장딴지 사이의 접히는 부분은 완전히 낫지 않았다.
우리 먹거리 위주의 농촌이 붕괴함에 따라 2%가 넘지 않는 생협 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우리 어머니도 한살림을 이용하시는데 가격을 보면 오히려 마트에 비해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 우석훈 선생의 지적처럼 오히려 제철 농산물을 먹기 때문에 가격도 괜찮고 다양하게 먹게 되기도 한다. 다만 배추도 그렇고 특히 고기류는 맛이 많이 떨어진다. 건강한 먹거리를 만든다는 것이 제맛 찾기이지 맛에 대한 포기는 아닐 것이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중국집들이 유리창에 'No MSG'를 써붙이고 있다. MSG로 인한 구토, 설사 등등의 사건들이 보고된 이후로 미국에서는 대대적인 MSG 퇴출 운동이 벌어졌었다. 그 결과로 지금은 식당들에서 MSG를 사용하면 시민들로부터 보이코트되기 쉽다. 엘에이에서도 맛있다고 소문난 한국인이 하는 햄버거가 미원을 스푼으로 넣은 것이 밝혀져 결국 문들 닫은 적이 있다.
먼저 아이들 먹거리인 급식에서 MSG를 퇴출시키고 아이들이 즐겨가는 떡볶이 오뎅 집에서도 MSG를 사용 못하도록 학교가 계몽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군대에서도 MSG를 사용하면 안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일반 식당들에서도 사용하지 않도록 압박을 가해야 한다.
자기가 속해있는 단위에서부터 문제 제기를 하고 바꿔나가면 틀림없이 변화는 올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쇠고기 문제에서 보여준 우리 시민들의 성숙한 먹거리에 대한 태도는 다양한 형태의 운동으로 변화되어 우리의 모습을 변화시킬 것이리라 믿는다.
어설프게 알고 있던 우리의 먹거리 현주소를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우석훈 선생에게 감사 드린다.
여담으로 내가 초등학교 때은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반에는 영양에 좋다며 어머니들이 그렇게 우리들에게 햄버거와 피자를 먹였다. 미제 소시지와 햄도 먹였고 아침마다는 베이컨을 구워주셨다. 요즘 재래시장에 가보면 치즈피자집들이 있다. 아직까지 아이들의 발육을 위해서는 이런 것을 먹여야한다는 생각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책 중에서
도대체 아이들에게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는 데 일조할 수 없는 학문들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19페이지)
현대 경제학이 가지고 있는 '보편주의(universalism)'와 '환원주의(reductionism)'를 과연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가 필자가 경제학자로서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질문이다. (29페이지)
"원하지 않으면 부족하지 않다(Want not, lack not!)"라는 살린스의 위대한 구호 (36페이지)
김치와 기무치 사이에는 자신의 이름을 지키고자 하는 마케팅 전쟁이 치열하지만 결국엔 '건강'이라는 코드가 이 마케팅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될 것이다. (38페이지)
1톤이 넘는 소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생물학적 성분과 0.1톤을 거의 넘지 않는 사람의 아기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유를 꾸준히 집중적으로 마시면, 동물성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게 될 뿐 아니라, 혈액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오히려 몸 안의 칼슘을 끊임없이 소비하게 된다. 그래서 칼슘 섭취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칼슘이 부족해지고 , 이 때문에 몸이 계속 피로해질뿐더라 뼈 자체가 부실하게 되는 결과를 불러온다.
우유를 통해 칼슘 섭취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야말로 전형적인 식품 자본의 마케팅이다. (82페이지)
한우는 아시아계 한우인 인도 원소와 유럽 원소 사이의 혼혈종이 북중국, 만주를 거쳐 우리나라에 정착하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방 이후 워낙 많이 개량돼 품종으로서의 한우보다는 서식지로서의 한우라는 의미를 더욱 많이 가지고 있다. (88페이지)
마블링 기준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소위 한우는 중저급 쇠고기에 해당하는데 (91페이지)
'예방성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에 근거하고 있는데, 이는 당장에 위험이 입증된 사안이 아니더라도 위험이 발생할 소지가 충분한 사안에 대해서 사전에 예방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최근의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적 접근 방식의 주요 원칙 중 하나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의 문제는 지금 당장 과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입증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는 데 있다. (102페이지)
유전자 조작식품의 대포 상품은 1994년 미국 칼젠(Calgene)사의 잘 물러지지 않는 토마토(Flavr Savr), 몬산토의 제초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1996년의 RRS 콩(Round-up Ready Soy-bean), 그리고 병충해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보나티스 사의 옥수수 (103페이지)
오히려 대량 유통 체계로 들어가 단위별로 포장된 두부는 회사에서는 뭐라고 광고하건 간에 방부제를 사용할 확률이 예전의 구몽가게에서 팔던 두부보다 높다. (104페이지)
대형 유통회사라고 해서 더 높은 신뢰와 도적적인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믿을 이유는 거의 없을뿐더라, 전통적 상권이 무너지면서 음식의 질이 더 나아진다는 이론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105페이지)
오자
캘리포니아의 루이지애나 주는 (123페이지)
농약에 과일을 치는 것은 (214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