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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 정혜윤이 만난 매혹적인 독서가들
정혜윤 지음 / 푸른숲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도서관'의 모든 사람들처럼 나는 젊은 시절 여행을 했다. 나는 한 권의 책, 아니 아마 책 목록에 대한 목록을 찾아 방황을 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바벨의 도서관>
한 권의 좋은 책을 본다는 것은 그 책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좋은 책들의 길잡이가 되곤 한다. 강준만 교수의 <인물과 사상>이 나에게 김정란, 진중권, 김영민, 김규항, 홍세화 등을 소개했듯이 이 책도 내가 글을 즐기는 사람들이 또 영향을 받은 세계 문학의 거장들을 만날 수 있는 탐험지도이다. 논문쓰기의 중요한 각주와 참고문헌이 바로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인데 그동안의 우리 책들은 저자가 그러한 생각에 도달하게 된 경로, 공식, 지도의 안내에는 불친절해왔다.
이 책은 세계문학 안내서이다. 멋내기를 좋아하는 여자대학원생의 서고에 꽂히면 간지나는 그런 책들의 리스트이다. 하지만, 저자인 정혜윤과 인터뷰한 진중권, 정이현, 공지영, 김탁환, 임순례, 은희경, 이진경, 변영주, 신경숙, 문소리, 박노자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책들인만큼 어느 누군가에게는 삶의 성찰과 구원의 열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한겨레신문 서평 읽기가 겁난다. 또 알라딘에서 주문하고 책상 위에 쌓이고 언제 읽을까 고민이 되풀이되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나눠주기도 하고 시간을 따로 정해 읽기도 한다. 그래도 '책'이 아니라 '독서 위시 리스트'가 쌓일 때는 예전처럼 미지의 기대감보다 물리적 시간에 대한 강박도 든다. 마흔이 넘어서 이러나. 그러나, 다음과 같은 말을 위로로 삼는다.
내게 실제 일어난 일은 거의 없고 나는 많은 일들을 읽었을 뿐이다. 아니 쇼펜하우어의 사상이나 영국의 언어적 음악보다 더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김춘진 엮음, <보르헤스>
이 책에 나오는 내가 읽은 것 중에 나를 뒤흔들었던 책들
<전태일 평전>. 조영래, 돌베개, 1983
<공산당 선언>, 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책세상, 2002
<미학 오디세이>, 진중권, 휴머니스트, 2003
<폭력과 상스러움>, 진중권, 푸른숲, 2002
<사람의 아들>, 이문열, 민음사, 2004
<해변의 카프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사, 2003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셀린저, 민음사, 2001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이문열, 맑은소리, 2003
<거대한 뿌리>, 김수영, 민음사, 1995
<달의 궁전>, 폴 오스터, 열린책들, 2000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2001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이레, 2004
<한여름밤의 꿈>, 윌리엄 세익스피어, 민음사, 2008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헬렌 니어링, 디자인하우스, 2001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아르놀트 하우저, 창비, 1999
<광기의 역사>, 미셸 푸코, 인간사랑, 1999
<심판>, 프란츠 카프카, 문예출판사, 2007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책세상, 2000
<철학과 굴뚝청소부>, 이진경, 새길, 2001
<꽃도 십자가도 없는 무덤>, 클로드 모르강, 북하우스, 200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민음사, 1999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문학과지성사, 1978
<유리알 유희>, 헤르만 헤세, 혜원출판사, 1995
<이방인>, 알베르 카뮈, 책세상, 1987
<당신들의 대한민국>, 박노자, 한겨레출판, 2001
이 책에 나오는 읽으려고 하는 책들
<베를린의 어린 시절>, 발터 벤야민, 새물결, 2007
<보르헤스 전집 2: 픽션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민음사, 1997
<황금가지>,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한겨레출판, 2003 (지옥의 묵시록 커츠대령 필독서!)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오픈하우스, 2008
<허삼관 매혈기>, 위화, 푸른숲, 2007
<리심>, 김탁환, 민음사, 2006
<햄버거에 대한 명상>, 장정일, 민음사, 2002
<고독의 발명>, 폴 오스터, 열린책들, 2001
<느림>, 밀란 쿤데라, 민음사, 1995
<백년보다 긴 하루>, 친기즈 아이트마토프, 열린책들, 2006
<비밀과 거짓말>, 은희경, 문학동네, 2005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아고타 크리스토프, 까치, 1993
<노마디즘>, 이진경, 휴머니스트, 2002
<무엇을 할 것인가>,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 박종철출판사, 1999
<시칠리아의 암소>, 김현, 문학과지성사, 2001
<그 남자네 집>, 박완서, 현대문학, 2004
<그 후>, 나쓰메 소세키, 민음사, 2003
<레벌루션 No. 3>, 가네시로 카즈키, 2006
<몽상의 시학>, 가스통 바슐라르, 동문선, 2007
<바이올렛>, 신경숙, 문학동네, 2001
<스콧 니어링 평전>, 존 살트마쉬, 보리, 2004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윤흥길, 문학과지성사, 2001
<검은 책>, 오르한 파묵, 밍음사, 2007
<라쇼몽>,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예출판사, 2008
<쓸쓸함보다 더 큰 힘이 어디 있으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문파랑, 2007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파트릭 모디아노
<개를 데리고 다는 부인>, 안톤 체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