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패키지 : 오스틴 파워 + 왝 더 독 [알라딘 특가]
씨넥서스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정치 홍보 영화의 고전이다. 홍보인의 윤리 문제를 떠나 우리도 그동안 숱하게 봐온 음모론의 출발이 어디인지도 보여주는 영화다.
홍보하는 사람들을 여론조작자로 볼 때 미국에서는 스핀닥터(spin doctor)라고 한다. 홍보 목적에 따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홍보 서적에서는 스핀닥터를 안좋은 용어로 쓰고 있는데 결과 안에 숨어있는 홍보인들의 노력을 생각할 때 일정 부분 찬사일 수도 있다. 일종의 여론 문제 해결사이다.
홍보 윤리의 주요 케이스로 다루는 힐앤놀튼의 미국의 쿠웨이트전 참전 유도에서 재미 쿠웨이트 대사 딸임을 숨기고 이라크 군인들의 잔학성을 고발했던 소녀가 있었다. 이 영화에서는 이를 그대로 비틀어 불쌍해보이는 소녀를 캐스팅해 알바니아 소녀, 그것도 흰색 고양이를 들고 있는,로 거짓 화면을 만든다. 이는 미국내 알바니아 참전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만든다. 그리고, 다시 이슈를 만들기 위해 가상으로 애국적인 포로를 만들고 그 포로의 스웨터에 모르스부호로 구멍을 뚫어 'Courage Mom'이란 용어를 만든다. 이 사진을 본 미국인들은 눈물을 흘리고 다시 현직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한다.
이 영화에서 여론조작자로 나오는 브린은 결코 앞에 나서지도 않고 나중에 어떤 대가를 바라지도 않는다. 자기가 맡은 일을 처리하고 다시 익명으로 사라진다.
80년 군사정권 이후로 우리는 많은 여론조작을 경험했다. 금강산댐, KAL기폭파 김현희, 조직사건, 간첩사건 등등. 항상 군사정권의 위기가 올 때마다 그들은 이런 식의 여론조작을 시도했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금도 이런 시도는 여전하다. 정부의 실책에서 비롯된 촛불시위를 북한의 지령에 따른 반미 시위라고 포장하고싶어하는 한나라당 의원이나, 경영학회장을 지낸 오세철 교수를 촛불시위 배후 조직 수괴로 만드려는 경찰이나, 실체도 아리송한 여성 이중간첩을 발굴한 국정원 모두 여론을 조작하고자 하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또 이런 조작된 논리들을 다시 포장하여 유포하는 조중동도 이 여론조작의 혐의로 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이 사회에 아직도 이런 식의 음모론이 유효한 것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에서 온다.
이 영화가 지니는 의미도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여론조작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권력에 대한 감시의 기능이 클 것이다.
모든 정치적 사건은 신문에 실리는 내용이 아니라 수면 아래에서 벌어지는 그들의 암투에 권력의 이동이 일어난다. 무채색 사물이 눈에 띌 때 그 배경을 주시할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