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브로커들 - 일제강점기의 일본 정착민 식민주의 1876~1945 역사도서관 22
우치다 준 지음, 한승동 옮김 / 길(도서출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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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책과 최고의 친구들. 우치다 준 교수의 <제국의 브로커들>로 독서토론을 시작한 것이 2020년 12월이었다. 코시국 답답한 마음에 줌으로 고등학교 동창들과 시작했다. 1년 넘게 한 챕터씩 아홉차례 모임을 가졌다. 드디어 대장정을 마치고 오늘은 그 책거리날이다.

<제국의 브로커들>은 식민지 조선에 살았던 일본인들의 이야기다. 식민역사에서 주역이었던 이들은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던 경계인적 위치 때문에 전후 일본제국사와 한국사 어디에도 속할 수가 없었다. 조선 거주 일본인 3세인 스탠포드 우치다 준 교수가 이들의 역사를 치밀하고 꼼꼼하게 복원해냈다. 이렇게 밀도감 넘치는 문장을 읽는 것은 말랑해져가는 뇌를 쫀득하게 긴장시키는 독서의 큰 기쁨이다. 한승동 기자의 번역도 훌륭하다.

1940년 이후 전후 식민지 국가총동원령이 마지막 주제였다. 애국반 활동, 황국신민체조, 정오 사이렌 묵념, 황국신민서사 암송, 군 위문편지 쓰기, 우편저축 활동, 식생활 개선운동, 가정의례준칙 등이 1940년 대 식민지 조선의 풍경이었다. 우리가 겪었던 박정희 시절은 이 시절의 2차 국가총동원령 체제였단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일본 내지에서 어떤 것은 수입해가고 조선 청년들이 황국신민이 되기 위해 더 애국적이기도 했다.

“일본인보다 더 나은 일본인이 되겠다는 그들의 강력한 욕구는 조선의 민족감정을 포기한 것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도착이었다. 차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욕망, 즉 일본인과 대등해지고 싶다는 욕망이 강할 수록 그들은 자기 부정 방법은 더 급진적인 것으로 변했다.“
<제국의 브로커들 519페이지 주>

1940년 대 식민지 조선을 얘기하며 우리가 만난 곳은 1940년 문을 연 혜화로터리 중식당 금문이다. 나무계단에서 김구 선생이라도 만날 것 같은 곳이다. 자장면과 양장피를 먹었다.

다음 책은 만주국의 역사를 다룬 <만주 모던>이다. (책 이름 멋지다 모던 이라니). 박정희 경제 체제의 모델이었던 만주국이다. 부교재로 만주국 이야기인 <무지갯빛 트로츠키> 만화책도 같이 볼 예정이다. (무지개와 트로츠키라니!)

내 인식의 지평을 넓혀준 우치다 준 교수님과 한승동 번역가 님에게 감사한다. 내 50대를 빛나게 하는 친구 최진혁 군과 장일범 군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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