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모카냥 > 러브레터, 하얀 설원 위의 이야기
러브레터 - [초특가판]
이와이 슈운지 감독, 토요카와 에츠시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후지이이츠키(男)은 후지이로, 후지이이츠키(女)는 이츠키로 합니다-]

나에게 있어, 이세상의 다른 모든 영화를 합친것만큼 소중한 영화.



이 영화는 오로지 하얗다.
2년전에 죽은 연인을 잊지못해 마음에 담고 사랑하는 마음 여린 히로코,
그리고 어린 시절에 잊고 있던 그를 기억해 내어가는 이츠키,
두사람의 한 겨울의 시린 이야기.


와나타베 히로코.

떠난 연인을 잊지 못하는 여자.

답장이 온 편지를 받으며 어린애처럼 기뻐하고
답장이 죽은 그의 것이 아니라는걸 깨닫고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순수한 그녀.

그녀는 그가 아니라는 걸 확인하기 위한 여행에서
스치듯이 지나간 이츠키를 본다. 자신을 꼭 닮은 그녀를,
무심결에 후지이상- 을 외치고, 돌아보는 이츠키를 보며
알아버린다. 그가 사랑한건 자신이 아니었음을,

어린 후지이는 이츠키에게
말하지 못하는 마음을 담아, 도서 대출카드에 이름을 새기고, 내보인다.
후지이 스트레이트 플러쉬- 그 장난을 끊임없이 되풀이 되풀이 했던것이다.
[나중에 후배들이 찾기 경쟁을 할정도로..]

그리고 그 얘기를 들은 10년후의 히로코는
과연 그것이 진짜로 그의 이름이었을까요. 하고 묻는다.
그냥 그렇게 읽어내려가는 이츠키,
그러나 그 글자를 마음을 죽이며 꾹꾹 눌러 적었을 히로코는
어떤 마음으로 그 글자들을 적어내려갔을지 보지 않아도 마음 아프게한다.


후지이 이츠키.

잘못된 한통의 편지로 지난 기억을 더듬어 가는 그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기억, 동성동명의 놀림의 대상.
이라고 시작되었던 그녀의 기억은..

그를 좋아했던 무의식에 닿아간다.

그와 자신을 연결시키는 친구에게 분노했던 그를 기억하고,
그와 사귀고 싶다고 소개시켜달라고 했던 다른 여자친구를 기억하고,
후지이 이츠키 스트레이트 플러쉬-라는 그의 장난에 닿아간다.

그리고 히로코의 부탁에 갔던 학교에서, 그녀의 마음은 변화를 겪는다.
후배들이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후지이 이츠키의 카드,
그건 다른 사람이 장난 한 거예요 - 그 사람, 선배님을 무지 좋아 했나봐요.

이츠키의 얼굴은 자신도 모르게 빨개지고 만다.
그 어린시절의 추억에서
후지이의 풋풋했던, 그러나 간절한 사랑의 끝자락에 스쳤기 때문에..

그리고. 선생님에게 후지이가 2년전 죽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이 장면에서 카메라의 앵글은 까만벽으로 돌아간다..]
충격에 빠진 이츠키는 그간 있었던 심한 감기가 폐렴으로 발전해 쓰러진다.

마음을 울리는 히로코의 그를 잊기 위한 오겡끼데스까.
각성을 통해 그를 기억해내는 이츠키의 오겡끼데스까.
히로코가 하얀 눈밭에서 마음속에 깊이 묻혀있던 그를 토해낼때
이츠키는 하얀 병실에서 정신이 돌아온다.



하얀 추억을 더듬어가는 과정에서 하얀 설원의 영상과,
그 영화의 아름다움에 비견하는 음악들,

track 9. He loves you so. 그는 그렇게,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분노하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배신감도 아니다.
그저 그냥 그녀의 마음을 눌러담고, 그렇게 말할뿐.
2년이 지났는데도 잊지 못하는 그는
당신을 닮은 나와 만날정도로, 그렇게 당신을 사랑했다고,
담담하나 마음 시리게 그저 내려 앉는 이 음악은,
라스트 신에 비견할만 하다.

그가 반납을 부탁했던 그와의 마지막 책.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0년만에 알아버린, 이제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의 그 마음시린 고백.
그리고 자신도 몰랐던 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기억해며
히로코에게 적어내려간 편지에
가슴이 아파서 이편지는 보내지 못할것 같습니다.
라고 끝을 맺는다.



한번에 눈물을 쏟게하는 영화가 있고,
볼‹š마다 더 많은 것이 보여 마음 아픈 영화가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하는 이츠키의 물음에 짧은 텀을 준 후지이의 "아니"
장난으로 치부되는 대출카드에 "그녀"의 이름을 새겨넣었던,
다시는 보지 못할거라 생각했을, 어쩌면 고백을 다짐하고
찾아갔을지도 모를.. 그러나 하필 상중이었던 그녀의 집에 두고갔던
최후의 고백..

영화의 현재에는 존재하지 않으나,
그래서 더 마음아픈 후지이의 예전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정말 마음은 사각사각 갉혀 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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