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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 서정윤 시선집
서정윤 지음 / 문학수첩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홀로서기'란 제목을 봤을 때는 사실 이 시집은 서정주의 시집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주위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몇몇 사람들은 잘못 알고 있더군요. '홀로서기'가 독자들에게 처음 선보인 것은 1981년도라고 합니다. 서정윤 씨가 영남대학교 재학시 '영대문화'라는 대학교지에 이 시를 처음 발표했는데요. 이 시는 그 내용의 보편성과 서정성에 힘입어 대구지방을 중심으로 점차 광범위하게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자 이름조차 바뀌거나 지워진 상태로 많이 퍼져 나가서 저처럼 이 시의 저자가 서정주나, 혹은 김남조, 김춘수로 알게 된 사람이 많다더군요.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홀로서기'란 시는 우선 시어의 일상적 친근감이 돋보입니다. 어찌보면 일상적 대화 같은 이 시는 만남, 기다림, 사랑, 헤어짐, 아픔 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읽기 쉽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며, 서정윤님의 생각을 살짝 들여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홀로서기를 읽으면서 기다림과 만남, 사랑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목에서와 같이 누군가의 허전한 뒷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이 시는 현실을 잘 받아들이면서, 어딘가 홀로 서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시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디엔가 나의 또다른 반 쪽이 있다고 믿는 자의 방황은 그렇지 않은 자의 방황보다는 덜 외로운 방황인듯 합니다. '홀로서기'를 들어봤지만, 잘 읽어보지 못한 분들은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