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빨리 찾아온 봄날, 왠지 칙칙하고 눈으로 뒤덮힌 빽빽한 숲의 표지가 맘에 들어서 이 책을 골랐다. 표지의 눈 쌓인 울창한 숲에서 어쩐지 으스스한 느낌도 들었지만 그 위에 눈이 내리듯 그려진 결정체들에게서 왠지 모를 따듯함을 느꼈다. 좋아하는 동화책 <눈의 여왕>이 연상되는 친숙함에 더 정이 간 것도 있고...
콩쿠르 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는 로맹 가리.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표현했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살한
로맹 가리.
워낙 유명해서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어보진 않았었는데...
첫 장을 읽고 순식간에 몰입되어 단숨에 다 읽고 나니,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짧게 몇 자 남긴다.
가족을 잃고, 친구가 된 이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음악과 시, 소설을 통해 절망에 빠지지 않으려는 모습. 그 모습이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재 우리의 모습과 닮은 것 같다.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어도 누구에게나 시련은 오기 마련이고, 견뎌내지 못할 것 같던 아픔도 결국엔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니까.
또, 그 안에서 사랑과 우정도 키워나가며 새 삶을 시작하니까.
특히 오랜 연인과의 이별로 한겨울 같던 내 맘에 이 한 마디가 박혀 떠나지 않는다.
어디서나 흔히 들을 것 같은 한 마디지만, 직접 듣기엔 쉽지 않은 한마디.
꼭 너와 내가 함께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