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그포르스, 복지 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GPE 총서 1
홍기빈 지음 / 책세상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홍기빈, <비그포르스, 복지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


대한민국은 지금 기로에 놓여있다. '빅 스웨덴'이냐 '스몰 아메리카'냐의 기로이다. 빅 스웨덴으로 간다면 복지국가 전략을 채택하여 보편적 복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고, 스몰 아메리카로 선회를 한다면 정부의 시장 개입은 좀 더 적어지면서 자본가(부자)들이 살기 좋은 국가, 상대적으로 서민들은 살기 팍팍한 국가가 될 것이다.

언뜻 대한민국은 이미 스몰 아메리카의 대열에 들어선 듯 보인다. 의료 영리화가 착착 진행 중이고, 공공부문의 민영화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메리카의 제1의 국시 '자유'는 대한민국에서도 엉뚱한 방향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반면 복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터져나온다.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그나마 헐겁던 사회적 안전망이 사라지고, 노동유연성이 강화되면서 서민들의 삶의 질은 형편없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이미 복지 예산은 100조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100조의 예산으로도 부족하다며, 한 발 더 나아가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보편적 복지를 얘기할 때 거론되는 국가는 북유럽의 '스웨덴'이다.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멀고 먼 국가, 스웨덴. 그들은 이미 '잠정적 유토피아'를 이룬 것처럼 보인다. 무덤에서 요람까지 완벽하게 갖춰진 복지 시스템을 그들은 대체 어떻게 이룬 것일까.

홍기빈 글로벌정치연구소장의 <비그포르스, 복지 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는 스웨덴의 정치인 비그포르스가 스웨덴을 '잠정적 유토피아'로 바꿔 나가는 과정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말이 있듯이 '복지천국', '잠정적 유토피아' 스웨덴 또한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비그포르스라는 사민주의자는 스웨덴 사민당에 입당해서 정책을 입안하고, 대중 설득 과정을 거치고, 사측과 노동자를 융합시키면서 스웨덴은 복지국가로 나아갔다. 그는 막스 베버가 말한 '정치적 사고라는 것은 극도에 달한 주관적 열망과 극도의 과학적 사고 간의 극도의 긴장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정확히 지켜냈다. 이를 통해서 대중적 욕망을 과학적 정책입안으로 훌륭히 풀어냈던 것이다.

그 와중에 비그포르스는 '맑시즘'과도 맞붙어서 싸워야 했고, 맑시즘이 갖고있던 교조주의와 무과학성을 타파했다.

이를 통해 비그포르스와 스웨덴은 복지국가로 나아갔다. 수십년의 세월동안 우직하게 밀고나간 비그포르스 덕분에 스웨덴은 '잠정적 유토피아'가 될 수 있었다.

이 책 첫 장에서는 마르크스 주의가 왜 파산했는지, 비그포르스 이전의 역사적 사실을 다룬다. 2장, 3장에서는 비그포르스가 정치계에 입문하면서 만들었던 각종 정책들을 다루고, 4장과 5장에서는 비그포르스가 만들어가는 잠정적 유토피아에 대한 서술이 이어진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의문점은 '스웨덴이 할 수 있었던 것,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였다. 부디 우리나라의 진보적인 정치인들이 이 책을 읽고, 대한민국을 잠정적 유토피아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 책을 읽고 사고의 크기를 키워 상상할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복지국가'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일독하시길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