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만 끊어도 100가지 병을 막을 수 있다
스티븐 왕겐 지음, 박지훈 옮김 / 끌레마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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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의 고민과 사색이 시작된 책은 아마도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부터였다.
고기를 먹을 때마다 겪는 사회적 고민감은 점점 더해져서 이제는 그만 먹어야 할 때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아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육식에 대한 불편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육식 섭취의 고민이란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  얼마전에는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란 책을 구입하기도 했다. 정치적 사회적 고민에 더해 이제는 밀가루와의 종말을 선언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부터 즐겨 먹었던 빵,만두,피자,햄버거 등 언제부터인가 먹을 수 없게 됐다.
복부팽만감이 불쾌를 넘어 호흡곤란을 넘실넘실 넘나들기 시작할 무렵, 병원을 찾기 시작했고 주식이나 다름없는 빵과의 이별이 시작된 것이다. <밀가루만 끊어도 100가지 병을 막을 수 있다> 책 제목 그대로 지금껏 몰랐던 밀가루의 불편한 진실을 낱낱히 파헤친 책이라고 할수 있다. 소화 장애부터 시작해서 피부질환, 피로, 골다공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질환이 글루텐에 의한 것임을 여러 임상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글루텐은 밀의 주요 단백질인데, 다른 곡물에서도 발견되는 것으로 몸에 나타나는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 군집을 글루텐으로 부른다고도 한다. 불내증이란 영양분이 몸 안에 들어왔을 때 우리 몸이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고 거부하는 반응을 나타내는 말로 알레르기와 비슷한 개념이다. 견과류를 먹고 입술이 얼굴을 뒤덮을 정도로 부은 아들을 보았을때 얼마나 놀랬는지!
 
글루텐 불내증을 단순히 소화장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저자는 글루텐 장기 복용을 했을때의 문제점으로 소장의 소화 흡수 능력을 차단시키고 소장 융모를 손상시키는 병을 셀리악 병 - 검색 결과 '만성소화장애' -  으로 의심하는데 이것 외에도 피로, 두통, 속쓰림, 습진이나 여드름과 같은 피부질환, 빈혈처럼 소화장애와 다른 질환을 낳는다고 지적한다. 병원에서 글루텐 불내증이라고 진단받으면 확실할텐데, 정확하고 직접적인 항체 검사는 없는 것 같다.
내 몸이 이상하다면, 일단 원인을 글루텐 불내증을 의심해보고 자가진단을 해봐야 한다.
책의 부록에는 글루텐 불내증과 관련된 질환이 리스트업 되어있다.
빵의 형태를 띤 모든 제과류, 밀가루 튀김옷을 입힌 음식들, 파스타, 맥주를 조심해야 한다. 좀더 엄격한 잣대를 들여대면 엿기름, 간장, 첨가물, 가공식품으로 들어가는 형태의 글루텐 성분을 체크해야 한다. 다행히 쌀에는 글루텐이 없다.  콩, 옥수수, 감자, 고기, 생선, 과일, 견과류, 유제품, 달걀, 메밀 등에도 없다.
 
글루텐 불내증은 소장의 소화능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영양분 흡수 불량에 따른 비타민, 미네랄 결핍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글루텐을 먹지 않으면 비타민 B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채소를 많이 먹기를 권장한다. 철 결핍증, 빈혈과 피로가 생겼을 때의 복용 방법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글루텐 불내증 이외에도 유당(우유를 비롯해 여러 유제품에 들어있는 설탕) 불내증도 소개한다. 미국 성인 중 약 30%가 유당 불내증에 걸릴 정도의 음식 과민증의 하나인데, 글루텐 불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유제품과도 궁합이 맞질 않는다고 한다. 유제품이 뼈를 강하게 만든다는 주장은 낙농업계의 광고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매운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때마다 복부 팽만감, 속쓰림과 역트림을 느끼곤 했는데, 즐겨먹던 빵과 커피를 줄이고 밀가루 음식을 자제한 후부터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 나은줄 알고 밀가루 음식을 즐겨 먹을라치면 그 대가를 톡톡히 지불해야 했다. 이제는 밀가루 없이 건강하게 사는 법을 연구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몇 십년간 빵 대장으로 살아왔지만, 이젠 빵과의 아쉬운 고별 여행을 떠나야 한다.
더불어 짜장면, 수제비, 만두, 라면도 떠나보내야 한다. 쉽지 않은 선택이 기다린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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