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 본죽 대표 김철호의 기본이 만들어낸 성공 레시피
김철호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실패를 거듭하면서..내 자신을 잊고 책에 몰두할 정도로 좋아했던 책마저 오랫동안 읽지 못했고 삶의 회의와 방황으로 내 영혼은 차가운 아스팔트 대지 위를 방황했다. 실패를 떠올릴수록 무기력했던 자신을 떠올렸고 그런 내 자신에 진한 환멸을 느꼈기에 점점 더 지옥 같은 나락으로 빠지는가 싶었다.

좋아하는 사람이자 분노의 대상이 되버렸던 애증이 교차하는 이에게서 한 권의 책을 선물 받았다. 고마움과 미안한 감정을 담은 그의 마음을 선물받은 책,  

꽤 고풍스런  표지에 정성이라 써 붙여진 한권의 책을,아무 생각없이 읽어나갔다. 


그러다 "실패는 직시할수록 덜 아프다"란 글귀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

세상에 아프지 않은 실패, 달콤한 실패는 없다.

싫은 소리를 듣고 고개를 숙여야 하는 상황들이 생길 때마다, 맨바닥에 넘어져 생채기가 나듯 내 마음에는 상처가 생겼고 두 무릎에선 힘이 빠졌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덜 아프기 위해 나는 내 상처, 내 현실 앞에서 두 눈을 부릅떴다...

두 눈이 찡그려지고 손을 갖다 대지 못할 만큼 아리지만 그 상처가 아물 때쯤이면 당신은 더 힘차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27p..

책을 읽다 멈추고 내가 실패했던 그간을 떠올려봤다.
떠올릴때마다 회피했던 그간의 내 자신을 발견했지만, 이번엔 멈추지 않고 끝까지 나를 응시했다. 그동안 너무 바보스럽게 굴었구나. 나를 믿고 의지하는 가족과 부모님에게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다.

 

'장에 가면 소도 보고 말도 본다'
장에 가면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이것저것 보게 된단다. 저자 역시 절망과 좌절이 엄습할 때마다 이 말을 주문처럼 외웠다고 한다. 이제 실패의 단상을 딛고 일어서자. 
오늘부터, 지금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생각하고 계획하기로 했다.

힘들때마다 이젠 이 말을 달고 살아야지..

 

 

본죽 단골은 아니지만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난 저자의 창업 스토리에 눈을 바짝 기울였다.
우후죽순 성공스토리 무용담으로 일색된, 단순 재미로 포장된 책이 아니었다.
힘든 고통의 수렁 속 슬픔과 비애를 정제한 담백한 문체로 자신의 실패담을 묵묵히 기록했다.
특히, 생활비도 벌지 못하는 가장이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쏟아지는 비아냥거림과 원망의 시선을 묵묵히 감수하고 쓰러지는 자신을 붙잡아 세운 것은 오로지 간절함 하나였다는 대목에서 난 희망을 생각해내기 시작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는 건 희망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 글귀 언저리에서 슬쩍 눈물을 훔쳤다.

상황에 몰려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임기응변식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어쩌면 자신이 얼마나 책임감과 성실함을 갖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허한 제스처가 될 수 있다... 궁지에 내몰린 최선, 어쩔 수 없는 열심은 나뿐만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궁극적인 기쁨을 안겨주지 못한다...
옳다는 확신만 있다면, 자신의 의지를 끝까지 내세우며 주저앉고 싶은 그 한순간을 참아내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 41p

 

 

겉핥기식의 준비는 결국 실패를 다시 한번 안겨줄 뿐임을 잊지 말자. 꿈에 나올 만큼, 지금 준비하는 그 일이 내 삶을 한동안 지배할 만큼, 지금의 일에 매달린다면 남들과 다른 내 길은 반드시 열릴 것이다.. 64p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본죽의 성장 배경을 알게 됐다. 언젠가 한번은 아이에게 죽을 먹이려고 배달주문을 부탁했더니, 배달을 하지 않으니 가게로 나오라는 소리를 듣고 얼마나 장사가 잘 되면 저런 배부는 소리를 할까 싶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때의 오해가 풀리기도 했다. 배달이 간편한 이점은 있지만 가맹점간의 불가피한 경쟁으로 고객에게 돌아갈 몫이 적어질 가능성에 납득이 갔다.

주문이 들어올때마다 한 그릇씩 맞춤 죽을 만든다고 하는데 그래서 주문하면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구나 싶기도 하고 맛있는 죽의 비결이 세심한 배려와 정성에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어느 가맹점을 가도 한결같은 맛에 대한 믿음이 살아있음은 본죽이 지닌 매력이구나 싶었다. 본죽, 본비빔밥, 본국수대청 등 3개의 브랜드를 지닌 우리나라 대표적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한 본죽은 1000개의 가맹점을 넘었다고 한다. 화려한 창공을 날으는 성공비법은 무엇일까.

꿈은 담는 그릇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연건동에 본점 하나만을 달랑 차렸던 나의 시작은 그야말로 미약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나의 꿈만은 큰 그릇에 담았다. 어렵게 시작한 사업이기에, 나 스스로 위축되고 한계를 만든느 일 따위는 처음부터 하고 싶지 않았다.. 178p

실패를 거듭해도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던 저자의 믿음과 희망을 나도 꿈꾸어보기로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내 자신의 한계를 미리 그어버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자.

오늘, 당신이 눈감아버린 삶의 기본은 무엇인가?

순간의 이익을 위해 포기한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

그 물음에 답하기 위해 난 매일 최선을 다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실패는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성공했기에 지난날의 실패가 더욱 빛을 발하는 그의 이야기를 보면서..

삶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따뜻한 메시지에 내 마음 또한 촉촉한 적셔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