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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
나카지마 다카시 지음, 김주영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마음에 꼭 든 책은 리뷰를 하고 싶단 욕심이 드는데 이 책이 그런 케이스다.
보통 독서를 할때 '내가 지적 소비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심이 들 때가 있다. 책을 많이 읽는데 무엇이든 직접 실천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불협화음으로 인한 갭이 점점 커지는 불안감과 입주변에 맺히는 잡다한 지식 정도에 만족해하는 얄팍한 무게감에 책을 읽을수록 때론 자신감이 초라해지는 경우를 몇번씩 경험했었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어떤 문제를 인식하고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인데 나카지마 다카시가 지은 <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은 책에서 진한 엑기스를 뽑아내어 나의 선천진기로 활용할 만한 몇가지 두둑한 기술을 보여주었다.
연간 3000권 독파에 150권의 단행본 집필, 70권이상의 책을 기획했다는 저자의 프로필에 '뜨악~' 하는 경악스런 눈길을 내리깔고 말았다. 저자가 말하는 최고의 지적 유희는 책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일명 '킬러 리딩'이란 독서법으로 소개한다. 킬러 리딩식 독서법을 간략히 말하자면 "빠르게 읽고 많이 읽고 제대로 읽는" 방식이다.킬러 리딩식 독서법의 시작은 자신의 고민이나 문제 의식을 정확히 뇌리속에 인지하는 것이다.
책에서 해답을 찾길 바란다면,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자면 책을 첫장부터 느긋하게 소리내어 읽을 필요가 없어진다. 킬러 리딩의 핵심 요령은 면->선->점 3단계 독서법에 있다. 머리말을 읽고서 책의 주제, 목적, 취지, 결론 등을 대충 파악했다면 목차로 눈을 돌려 어떤 곳을 읽을지 결정한다음, 그 페이지에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 열쇠(이 책에서는 킬러 문장)을 찾는 방법을 익히라고 주장한다. 다독을 강조하면서 맹목적으로 텍스트를 따라보거나 정보 수집을 하지 말것을 강조한다. 주제 의식에 가까운 핵심 문장 또는 단어를 만났을때 자기 나름대로 가설을 세워 보거나 생각 정리을 통해 연상, 공상, 망상이란 3-step 사고연상법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공병호 박사의 <핵심만 골라 읽는 실용독서의 기술>과도 일맥 상통하는 내용이 있고 스티븐 레빈의 <전략적 책읽기>처럼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독서법의 중요성에 있어서 비슷한 맥락이 전해진다.
저자의 프로필을 읽어보면 스스로 귀감이 될만한 좋은 사례를 보여준다.
국내에 잘 알려진 다치바나 다카시와 비슷한 내공을 선보이는 저자는 다독의 실용성을 일과 관련지어 간단하게 풀이했다.
바쁘고 사는데 쪼들려 책을 마음의 양식으로 삼지 못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슬로리딩, 패턴리딩, 포토리딩..이젠 킬러 리딩법을 익혀야 한다. 하지만 그다지 새삼스런 이야기는 아니다. 일과 관련하여 기획이나 제안서를 작성한다면 더더욱 여러 권의 책에서 아이디어를 착상시킬 소재를 찾는 것은 기본 아닌가. 속독과 다독은 불가분의 친척 관계이고 성독은 정독과 다른 개념으로 단어와 문장의 요점을 추리면서 주제와 관련된 해당부분을 읽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 책이 얼핏 다독과 속독을 예찬하는 책으로 보일만하다. 그러나 괜히 불끈할 필요는 없다. 바쁜 시간을 쪼개 효율적인 일의 생산성을 위해서 킬러 리딩법으로 업무의 달인이 먼저 되어 볼 일이다. 그런 연휴에 외로운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라면 속독 컴플렉스에서 벗어날 것을 종용하는 히라노 게이치로(책을 읽는 방법)식 독서법이 안성맞춤 아닌가.
이 책의 메인 요리는 킬러 리딩식 독서법인데, 오히려 곁가지 요리들이 더욱 맛나고 재미있다.
책을 어느 정도 읽는 사람들이라면 목차와 저자의 서문과 머리말을 보는 센스는 있지 않은가? 첫장부터 읽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몸이 배배 꼬일것 같은 사람이 아닌 이상은 상식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얻은 발상의 전환 첫번째는 '오디션 시스템'으로 버릴 책은 아낌없이 버리자! 이다.
책이 택배로 도착한 순간 1차, 2차 심사를 거쳐 꼭 읽어야 하는 책인지를 솎아낸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한달에 수십만원어치의 책을 구입하는데도 매번 관심의 촛점이 달라져 읽어야 할 책의 우선순위가 정해지면 정작 읽고 싶은 책이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기 때문에 오디션 시스템이란 말을 듣자마자 해봄직한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두번째는 '헌책방을 서재처럼 활용하자' 였다. 개인 헌책방에 책을 보내고 다시 책을 찾을때 드는 비용을 책값보다는 창고대여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참신하다 여겨졌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정보를 갈무리하는 방법을 통해 책을 읽고 독후감상문을 쓰는 것에 그치지 말고 마인드맵을 그리거나 소장 도서의 머리말,꼬리말,목차를 DB에 저장, 스크랩 관리하는 요령을 떠올려봤다.
즉답을 찾기 위해 책을 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해서 제안서에 올릴만한 글을 찾는데 허다한 시간을 쏟느니 조금씩 사유하는 힘을 길러 통찰적 사고력을 키우는 독서법을 강조하는 저자의 킬러 리딩식 독서법은 은근한 매력이 있다. 흔히 다독을 책을 날림으로 읽는 것처럼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빠르게 많이 읽되 제대로 읽어내기 위한 지적은 책을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은가를 한마디로 일축한다.일 잘한다고 평가 받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문제 해결의 능력은 생각하는 두뇌에 있다는 것.
가설을 세워라! 머리속에서 충분히 숙성시켜 내안의 나와 깊이있는 토론을 반복하자.
책을 읽는 노력에 생각의 사유가 합쳐지면 지적 호기심이 창조적 사고력으로 전환된다는 상식을 이제는 정말정말 실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