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사를 바꾼 전쟁이야기
남경태 지음 / 풀빛 / 1998년 7월
평점 :
품절



고대 트로이 전쟁에서 중세 십자군전쟁 그리고  근대 한국 전쟁에 이르기까지 전쟁의 역사를 한권의 책으로 담았다. 일편단심 전쟁의 관점에서 역사적 이야기를 요목조목 그렸으나, 방대한 세계사를 사건 중심의 이야기로 풀이하는 스토리텔링에 다소 한계를 느끼며 책을 읽는 과정이 고행에 가까웠다는 고백을 남기지 않을수 없다.

이 책이 내게 남긴 의미라 함은 전쟁에 관한 고찰적 시각인데,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여서 역사서를 읽고 분석함에 있어서 좀더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의미를 두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것은 유혈 전쟁이나 각종 내전, 국지전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킨 계기가 되었고 최근에 발발한 전쟁, 근대이후의 전쟁에 더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어릴적에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한 1999년 지구의 종말은 3차 세계대전, 핵전쟁에 의해 인류가 멸망하지 않을까란 추측이 많던 시절이었는데, 공산주의가 패망하고 바야흐로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현재 지구촌은 세계화, 공동화가 날로 가속 중이니 나름대로 역사의 축을 어떤 관점에서 분석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임을 새삼 인식하게 됐다.

중국이 발해의 유산을 2008년 세계 유산에 편입시키려는 정책을 동북공정 정책이라 하여 고조선, 고구려, 발해의 역사를 중국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음모론에 맞서 요즘 들어 주몽, 연개소문, 태왕사신기, 대조영 등 고구려와 발해 관련 역사드라마가 불티나게 잘 팔리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대항해 우리나라도 무엇인가 국가적인, 국민적인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드라마는 역사적 사실을 주관적인 입장에서 재해석하다보니 진실인가, 거짓인가를 구분할 여유를 대중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고조선에 관한 사료가 거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지만 이 책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역사와 관련된 책을 읽어야 할 것이며 민중의 혼이 담긴 뜨거운 민족적 열정을 담론으로 중국의 동북공정 음모에 맞설수 있는 명쾌한 논리력이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흥미롭게 읽고 접었던 페이지를 살짝 펴보았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아테네가 승리했다면 그리스는 아테네 제국으로 발전했을 것이고 따라서 로마는 없었을 테고, 동서양의 교류가 일찌감치 시작했을 것이다란 가정이 재밌다. 유사하게 신라가 당나라를 끌어들여 고구려를 멸망시키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동양에서 제일가는 강대국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역사에서 가정이란 없지만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이켜 봤을때 신라의 삼국통일은 민족사적 죄악이라고 평가한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나 여느 민족 사학자들의 기록을 들쳐보면 민족적인 관점에서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수 없다.

한무제의 흉노 정벌이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란 점이 큰 흥미로움인데, 비단길을 개척하게 되고 흉노의 이동으로 인도의 쿠샨 왕조, 흉노의 압박으로 게르만의 민족 대이동이 시작, 결국에는 로마제국의 멸망을 불렀다고 한다. 한무제의 원정 전쟁은 한나라에 밀린 흉노가 중앙아시아로 이동하면서 생긴 역사적 산물을 발생시킨다.
여기서 난 흉노족에 새삼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즐겨보던 만화 용량전에서 흉노 민족의 명운을 결정 지을 결전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한 말기 원제 황제의 후궁인 왕소군이 흉노 대군주인 선우와 강제 전략 결혼을 하게 되는데,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이태백이 왕소군의 심정이 되어 읊은 시 또한 유명하지 않은가 ^^

이 책의 전쟁 이야기를 읽으며 대국굴기라는 중국 cctv에서 제작한 방송을 시청하게 된 동기가 되었는데, 15~20 세기 세계를 호령했던 9개국의 흥망성쇄를 다른 이야기를 보면서 강대국의 조건, 전쟁의 개념에 대해 새삼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됐다.
전쟁은 민족과 민족간에, 나라와 나라간의 국제전이다.
전쟁으로 승전한 국가는 패전한 국가를 제물삼아 강대국으로 발돋음할 발판을 삼는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최초의 민족국가를 형성하였는데, 근대 세계사의 서막은 바다에서 출발하였고 식민지를 점령, 약탈과 전쟁이 시작됐다. 자국의 명예와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타 민족의 독립과 평화를 약탈했으나 스페인과 프랑스가 가졌던 무력패권의 꿈은 깨졌고 나폴레옹 제국의 결말도, 독일 히틀러의 무력 도발도 모두 실패로 끝을 맺었다. 역사의 교훈은 전쟁으로 패권을 장악하려는 국가는 패망이란 아픈 시련을 선고했다.

바야흐로 현대는 국가이익과 세계이익이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타인과 타국의 존재를 고려하며 살아가는 신세가 됐다. 과거의 전쟁과는 달리 지금은 세계시장을 선점하려는 보이지 않는 경제 전쟁를 치르는 셈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나 자신은 무엇을 인식해야 하는가?
역사는 흔히 강자의 기록이라 불리운다. 뼈아픈 역사적 교훈을 바로 새겨 적어도 나의 뿌리, 우리의 뿌리가 어디에서 시작이 됐는지 알아야 할것이며 숱한 외침의 침략에서도 굳건히 버틴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대국으로 성장시킬 정신적 문화 유산을 찾고 발전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어야겠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역사에 관해 좀더 알고 싶은 진한 여운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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