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예의, 배려, 따뜻함.
세상에 마주하다. 세상 낮은 곳을 바라보다.
우리 사회의 연대의식...

법원은 슬프지 않은 날이 단 하루도 없었다.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세상을 보니 온 세상이 울고 있었다.































‘저녁 있는 삶‘을 추구하는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삶이 있는 저녁‘
을 걱정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이 다수 존재한다는 현실은 서글프기 그지없다.
- P98

폭력이 난무하는 곳보다더한 공적 영역은 없다 - P17

성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 일반의 인식 변화, 강제추행죄에대한 법해석 경향 등을 두루 고려해볼 때, 성범죄 관련 법규의 수범자인 우리가 성범죄, 특히 성적 자기결정권과 관련해 항상 명심해야 할 명제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타인의 몸을 자유롭게 만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타인뿐이다.
- P49

모든 사안을 법대로 공평하게처리해야 한다는 법원칙이 법적 안정성의 문제라면, 유사해 보이지만 다를 수밖에 없는 각 사건에서 개별 사안에 따라 거기에 맞는 최선의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것은 구체적 타당성의 문제다. 어떤 법관은 법적 안정성이 정의의 영역이라면 구체적 타당성은 사랑의 영역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P195

<라쇼몽>은의 왜곡이나 관점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다. 상반된 입장에 선 사람들의 말만으로는 진실을 판단할 수 없다. 인지부조화에 굴복한 기억은 완전히 다른 세계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실제 재판 역시 〈라쇼몽 같은 영화와 아주 흡사하다. 과거의회상, 즉 플래시백ashback 이 재판의 본질이다. 당사자들의 기억이 극히 단편적이라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메멘토 같은 영화가 된다. 짧고 단속적인 기억의 플래시백으로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재판은 험난하고 위험하다. 그 누구도 진실을 모른다. 심지어 당사자 본인조차.
- P169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취급한다는 정의론은 사실상 알맹이 없는 이론이다. 세상에 같은 사례는 없다. 서로 유사한 것을 같은 범주로 묶어 같다고 선언할 수밖에 없는데, 일반화하고, 범주화하는 과정에서 벌써 정의는 훼손되고 만다. 다른 것을 같은 것으로취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황은 얼마든지 변주되고 무한히 확장된다. 이런 논리적 모순과 간극을 메우기 위해 규범과 해석은 열려 있어야 한다. 반증 가능성 없는 명제가 참이 아니듯 닫힌 규범과 해석은 위험하고, 정의에 반할 가능성이 높다. 법정형을 무겁게 하고 판사의 재량을 줄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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