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이따금 그는 엉뚱한 길에서 시간을 낭비하기도 했고, 또 의식적으로 그런게 아닌데도 이미 지나간 장소로 되돌아오곤 했다.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그를 점점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동강 난 사월 속에서 제자리를 맴도는 불행한 몽유병자인 그에게 남겨진 한 줌의 나날들이 다할 때까지 그는 자신이 영원히 그릇된 방향으로만 걸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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