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개정판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저자의 겸손한 표현대로 가독성이 있는 글은 아니지만 페미니즘을 알고자 했던 나에겐 굉장한 책이었다.

'나를 바꾸기 위해 책을 쓴다'는 저자의 고백이 고마운 것은 이 책을 읽은 나 역시, 어제의 나에서 오늘의 나로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겠다.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아서 뭐부터 짚어야 할 지 모르겠지만 뭉뚱그려 중요한 사실은 나의 인식과 발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수십번도 더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이 깨달음의 글을 각인시키고 싶어 상당히 집중하며 읽었으나 용량 초과로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하는 수, 도 있긴 했다.

그것이 그간 접한 적 없는 페미니즘의 전문 용어라서, 라고 얼버무리기엔 내 무지의 황량함이 너무 커 심히 부끄럽지만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의 수가 있다 한들,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당위성이 사라질 수 있을까 싶다.

 

참 글을 잘 쓰신다.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다만, 생판 처음 페미니즘을 접하는 사람은 유의해야 한다.

도전적이라기 보다 명백히 논리적인 저자의 필력에 어쩌면 지레 겁먹고 

역시 페미니스트는 어렵다, 라는 불명의 선입견을 깨지 못하고 책을 덮을 수도 있기 때문에.

또, 주의할 것은 개개인의 페미니스트 척도에 따라 책의 내용을 시시비비 따지거나 분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어떤 이에겐 (매우 다행스럽게도) 저자의 논리가 고리타분한 과거의 발상일 수 있으나, 이 책은 어디까지나 통계치에 근거한 작금의 여성을 담고 있다.

쨌든 이 책은 모르는 문장은 건너띄고 맥락만 이해해도 변태(몸이 변하는 것, 혁명)가 되기에 충분한, 나침반 같은 책이다.

 

현실을 직시한 성(차)별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국가가 국민을 방치하는 수준에 도달한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곳이 없다.

전체를 아우르는 직관력이 뛰어나고 그것이 탄탄한 문장력으로 호기심을 유발해 정말 재미있게 혹은 가끔 씁쓸해하며, 읽었다.

이토록 열린 시각의 페미니스트가 이 땅에서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주시는 것에 감사한다.

페미니스트가 대중적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이 책의 저자 '정희진'을 통해 알았다.

많이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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