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인상깊게 읽은 소설중에 하나이다. 주인공 테스만 생각하면 왜이리 마음이 아픈지. 남의 일 같지 않은 것이 테스를 쓴 당시의 몇백년전 상황과 지금의 상황이 별반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가난한 농가의 뛰어난 외모와 몸매를 소유한 그녀는 그로인해 불운한 삶을 살게 된다. 가난해서 비슷한 가문의 집에서 돈을 얻으려다 주인집 아들 알렉의 눈에 띄이고는 숲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그녀. 이것이 '사랑'인지 '강간'인지는 우리의 판단이다. 작가는 이것을 굳이 '사랑'으로도 '강간'으로도 표현하려 애쓰지 않았다. 나는 강간이라 표현한다. 사랑의 속삭임에 잠시 넘어간 순진한 처녀였으니깐. 알렉은 결국 그 사랑의 속삭임에 대한 맹세를 지키지 않고 오로지 몸을 범하기만 했으니 말이다.이로 인한 임신은 결국 사생아를 낳고 그녀는 마을에 있을수가 없게 된다. 먼 농가로 일을 하러 다니던 중 농가 주인의 아들 '엔젤'과의 만남을 갖는 테스. 순진한 두 청춘남녀는 결혼을 하지만 첫날밤 엔젤은 자신이 딱 한번 순결을 잃은 적이 있다고 말하며 테스에게 용서를 구한다. 테스역시 알렉에게 당한 그 일을 말하며 용서를 구하려 하는데 엔젤은 그 말을 듣고는 집을 나간다. 두번째 버림받은 테스. 어째서 그녀는 용서받지 못하였는가? 왜 순결을 잃은 남자는 용서받아야 하고 순결을 잃은 여자는 용서받지 말아야 하는가? 이제 더이상 제정신으로 있을수가 없는 가련한 여인 테스. 그녀는 기대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결혼 없는 임신으로 마을을 떠나 가족에게도, 마을 사람들에게도 기대할 수 없는 그녀. 그러던 중 알렉이 그녀에게 한 사랑의 맹세를 지키러 찾아오게 된다. 그녀에게 알렉은 반가운 존재가 결코 아니다. 알렉으로 인해 가족과 마을사람들에게서 멀어지고 남편에게서 버림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힘들었던 그녀는 그에게 어쩔 수 없이 기대어 버리게 된다. 그러던 중 엔젤이 그녀를 용서하러 왔을 때, 그녀는 당황하여 알렉을 죽이고 만다. 살인을 하고 엔젤고 ㅏ도망간 그녀는 결국 잡혀서 사형당한다.테스의 어이없는 죽음. 테스에게 있어 알렉은 어떤 인물이고 엔젤은 어떤 인물인가? 알렉은 그녀에게 있어서 인생의 전환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평범한 농가의 딸이었던 그녀에게 순결을 빼앗은 알렉. 결국 그녀는 '순결'을 잃었기 떄문에 불행해진 것이다. 그렇지만 알렉을 만나지 않았다면 마을을 떠나지 않았을 테니 엔젤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한 남자에게 버림 받으면 여자는 또 다른 남자에게서 버림 받는다. 단지 '순결'이 없다는 이유로. 그렇게 계속 버림 받는 것이다. 여성의 '순결'이 가장 중요했던 시대. '여자는 결혼 전에는 반드시 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간판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비참했다. 그 간판은 잘못된 것이다. '사람은 결혼하기 전에 순결을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로 바꿔야 한다. 남자는 순결이 없다는 잘못된 사고방식, 테스처럼 강간으로 순결을 잃은 여성들도 불행해져야하는 잘못된 사회. 그 잘못된 흐름 속에서 희생된 그녀는 진정 '여성 삶에서의 잘못된 희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