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20
트리나 포올러스 지음, 김명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1년 11월
평점 :
품절


얼핏 보기엔 동화책 같기도 하다. 노랗고 얇은 책. 책장을 넘기면 나오는 것은 아기들 그림책 같은 그림들과 한면에서 몇줄 안되는 글씨들이다.

'어른이 봐야할 동화책' 이라고나 할까. 아님 어른만 봐야할 동화책 이라고야 할까.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은 어린 아이들이 읽기엔 아직 어려운 내용도 있을 듯 싶다. 책 전체 줄을 합쳐봐야 몇 장 안되는 짧은 내용이지만, 그 곳에는 우리 인간이 살아온 부질없는 삶에 대해 느끼게 한다.

이 동화의 시작은 이렇다. 맨 처음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다른 먼저 깨어난 애벌레들을 따라 행렬을 만들어 어디로 자꾸만 가는 것.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애벌레이기에 그는 먼저 태어난 애벌레 들의 뒤를 따라가며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한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바로 애벌레 탑이다. 그 애벌레 탑에는 온갖 애벌레들이 하늘에 가려진 위를 보기위해 자꾸만 위로만 올라간다. 애벌레는 경악한다. 도대체 위에 무엇이 있기에. 저들은 밟히고ㅡ,밟아가며 저 위를 올라가려 하는 것일까?

애벌레의 의문의 답은 아직 찾지 못했지만, 그는 다른 애벌레들처럼 그 위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기위해 올라간다. 밟히고ㅡ 밟아가며 올라간 그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허무해진 애벌레는 내려가며 다른 애벌레들에게 '저 위에는 아무것도 없다'라고 말하지만, 다른 애벌레들에게 용기 없는 거짓말 쟁이란 오명을 쓰게 된다.

탑에서 내려온 애벌레는 아름다운 나비를 보게 된다. 그리고 무언가에 홀린 듯 나무에 번데기를 만들며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꾼다.

이쯤 되면 이 책의 교훈을 알리라. 힘겨운 탑과 번데기 과정을 거쳐 나비가 되는 이들은 전체 애벌레 중 아주 극소수 일 것이다. 주인공 애벌레처럼 나비가 되기위한 번데기 과정을 깨닫는 이들은 극소수이다. 그들은 맨 위에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만 자신들의 할 일을 알게 된다. 그러나 위에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다. 다른 애벌레들에게 밟히고 떨어지고 밟고 .

마치 인간의 생활과도 같다. 맨 정상에 오르려 하는 인간들의 모습. 그러나 막상 정상에 올라갔다 생각되는 이들은 자연으로의 생활로 떠나게 된다. 그 곳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므로. 그 사실을 알고서도 인간들은 끊임없이 위로 향해 나아가는 것에 대해 갈망한다.

꽃들에게 희망을.... 이란 제목의 뜻은 바로 애벌레의 깨달음, 즉 나비이다. 나비가 되기 위한 것은 '애벌레탑의 정상'이 아니라 '맨 밑 나무 한 가지에 번데기가 되는 방법을 깨닫는 것'이다. 깨달은 이들이 주는 희망.

번데기가 되기위한 방법을 깨닫는 방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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