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밀레니엄 북스 99
한비자 지음, 김동휘 옮김 / 신원문화사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한비자를 만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양 철학에 익숙한 반면 동양 철학은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개인적 인상이 그렇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동양 철학은, 우리들의 삶 깊숙이 이미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고 있을 뿐...

 

얼마 전부터 고전문학을 접하면서, 고전의 맛을 조금씩 익혀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 고전이란 것이 대부분 서양고전이었다. <플라톤의 국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아리스토텔레스) 등등, 그러다보니 왠지 한쪽만 편식하는 것 같아서, 동양고전에 눈길을 돌리려는 찰나에, 북스토리의 서평 리스트에 <한비자>가 공개되었던 것이다.

이 때다 싶어, 서평단에 지원했고, 감사하게도 서평단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

 

<한비자>,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법가사상’이라고 한다. 이는 법을 중심으로 한, 군주(왕)의 절대적인 권력의 수립과 실행을 주창했다고 할 수 있다.

한비에 대한 인물 탐구는 인터넷이나, 여러 가지 참고들이 있기 때문에, 본 서평에서는 피하기로 하겠다.

<한비자> 이 책은 그리 두껍지 않다(한문을 빼면 두께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내용의 고찰은 꽤 길게 묵혀야 하는 책이다. 왜냐하면 한 번 읽고 끝내기에는 그 내용이 얇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비자> 55편 중에서 원전의 내용을 대표하는 20편을 골랐고, 그중 7편은 완역하고 다른 부분은 초역한 책이다.

다음은 <한비자> 20편의 제목과 필자가 간단히 요약한 내용이다.

 

이병편(二柄篇)-임금의 신하 통설법, 십과편(十過篇)-교훈을 위한 일화들, 고분편(孤憤篇)-나라를 구하는 길은 법(法)과 술(術)을 실행하는 것이란 주장, 세난편(說難篇)-신하의 입장에서 임금을 대하는 법, 화씨편(和氏篇)-역사적 내용을 통한 교훈, 망징편(亡徵篇)-망국의 47가지 징조를 열거함, 비내편(備內篇)-임금의 처첩에 대한 경고, 설림상편(說林上篇), 설림하편(說林下篇)-여러 가지 풍부한 사례와 증거들을 통한 교훈들, 내저설상편(內儲說上篇), 내저설하편(內儲說下篇)-통치자의 입장에서 신하들을 어떻게 통솔할 것인지를 가르치는 설례집, 외저설편(外儲說篇)-현실 비판적인 여러 가지 이야기들, 난편(難篇)-여러 인물들을 지적하는 내용, 오두편(五蠹篇)-시대의 변화와 다섯 종류의 벌레 비유를 통한 비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전의 특징은 한번 읽어서는 그 깊은 의미를 소화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옛 선비들이 그토록 많은 시간을 들려, 사서삼경 같은 책들 읽고 또 읽었었나 보다.

<한비자> 역시 그냥 쭈~욱 읽어서는 그 내용은 알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사상을 깊이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시간을 들여 자꾸만 읽어봐야만, 그 깊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여겨진다.

 

여름이 깊어가는 한 해의 중간에 나라를 걱정하며 시대를 앞서갔던 한비를 먼발치에서나마 바라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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