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자들 - 셰익스피어에서 월트 디즈니까지, 위대한 예술가 17인의 창조 전략
폴 존슨 지음, 이창신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또 다른 창조자를 기다리며...


<지식인의 두 얼굴(Intellectuals)>로 잘 알려진 작가 폴 존슨의 책이다. 저자는 전작에서 지식인이 내세우는 사상과 실제 행동 사이에 나타나는 괴리를 살펴보았다면, 이 책에서는 역사적으로 두드러진 인물들의 독창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창조력을 타고난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의 자손이다.”라는 말로, 기독교적인 출발은 제시하면서 인간은 누구나 창조자의 피조물로 창조에 관한 성품과 능력을 부여받았다고 강조한다. “우리 역시 선천적으로 창조자다.”

저자는 역사적인 인물들의 창의력과 창조적 행위에 그 초점을 맞춰 인물들의 삶을 조망한다.

“누구나 자신의 삶과 일에서 창조적 요소를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발견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저자는 하느님의 형상에서 비롯한 피조물이라면 누구나 창조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 창조력을 발견하여, 밖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것이, 그 창조력의 진정한 가치라고 판단했다.

저자는 책을 인간이 만들어 내는 창조 역시 결코 쉽지 않다고 단언한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쉬운 창조 행위는 없다는 점이다. 고생할 가치가 충분하다 해도 힘든 작업임은 분명하다. ‘쉽다’는 표현이 정확다거나 하물며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다.”

저자는 작곡이든 글쓰기이든 그림이든 모든 창작 활동은 극도로 힘겨운 작업임을 강조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도 함께 할 수 있고, 그 실패 역시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17명의 인간 창조자들을 소개한다. 하지만 저자는 그들 각자의 전기를 모두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창조적인 작품과 작업들에 초점을 맞춰,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창조는 경이로운 작어이며, 최고 수준의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은 비록 그 과정이 험하고 고될지언정 특혜 받은 삶을 영위한다. 색다르고 낯선 만족감으로 가득한 흥미진진한 삶이기도 하다.”




저자가 소개하는 창조적인 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14세기 거리의 남자-제프리 초서(작가), 진한 잉크 냄새-알브레히트 뒤러(화가), 미지의 거인 엿보가-윌리엄 셰익스피어(작가), 오르간 연주의 유전학-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음악가), 동서양 풍경화의 두 거정-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화가), 숙녀들과 어울려 볼까요?-제인 오스틴(작가), 고딕이여 영원하라-오거스터스 웰비 노스모어 퓨진(건축가), 외젠 비올레르뒤크(건축가), 무식한 천제-빅토르 위고(작가), 재담의 왕-마크 트웨인(작가), 깨지지 쉬운 유행의 속성-루이스 컴퍼트 티퍼니(유리 공예가), 소심한 은행원에서 현대성의 화신으로-토머스 스턴스 엘리엇(시인), 단춧구명의 미학-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오르(디자이너),예술계에 새로운 게임을 도입하다-파블로 피카소(화가), 월트 디지니(만화가)




저자는 주로 예술 분야에 종사하면서 탁월한 재능이나 천재성을 발휘한 사람들을 다루었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의 창조성은 수많은 형태로 나타난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소개하는 사람만이 창조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책을 마무리하면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수준 높은 창조자가 되는 일은 쉽지 않으며, 최고의 경지에 이르면 창조자라는 것이 되레 고통일 때가 많다. 창조는 즐겁기보다는 인내해야 하는 괴롭고 혹독한 경험이며, 차라리 창조자가 아니길 바라는 때도 많다는 게 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저자는 인간 창조자들의 고뇌와 힘든 삶의 무게를 나름 독자들이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창조자들을 바라보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대하는 사람이라면, 자칫 여러 시대의 인물들을 간단하게 요약해 주는 전기 요약으로 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전기 요약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각 인물들이 그 시대와 각자의 재능 속에서 창조적인 적업을 통해서, 인류가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창조적인 결과물들이 어떻게 드러났는가를 바라보아야 한다.

위대한 창조자들이 있었기에 인류는 좀 더 풍요로움을 함께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창조자들의 출현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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