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선 버터플라이 3집 - Time Table
3호선 버터플라이 노래 / 파스텔뮤직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저는 희한하게 3집을 유별나게 좋아하는 경향이 있나봅니다. 사실 3집이란 것이 상당히 안정적인 변화를 꾀하는 대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대표적인 예가 서태지이고, 롤러코스터나 언니네 이발관도 그래요. 역시 3호선 버터플라이도 그 목록에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앞의 네 곡은 전형적인 3호선 버터플라이의 색깔을 하나씩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귀에 들어오는 곡은 안녕, 나의 눈부신 비행기였어요. 굉장히 정통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곡이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펑크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삐뚤빼뚤 원래 그래는 사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원래 보컬색이 제 취향이 아니어서 좀 걸리더라고요. 첫곡이 너무 전형적인 3호선 버터플라이식 노래라고 생각해서 변화를 기대했던 저에게 실망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요. 사랑은 어디에같은 곡은 대중적인 곡이지만 특징이 잘 잡히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맛보기로 약간씩 보여줄락말락하던 네 곡을 뒤로하고, Shush부터 본격적으로 변화가 시작됩니다. Shush는 '메밀꽃 필 무렵'의 한 장면을 그대로 옮겨왔다고 하는데, 분위기는 완전히 이국적입니다.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군요. 그냥 들어보셔야 해요, 이런 곡은. 보컬의 파격적인 변화도 변화이거니와 전체적인 소리색의 변화가 상당히 인상깊었어요.

그림으로 가는 사람들은 사랑은 어디에와 비슷하지만 약간 더 조용조용하고 감성적인 발라드식입니다. 할머니가 피었어요는 백보컬의 앙증맞은 목소리가 참, 귀여워요. 가장 유쾌한 노래가 아닐까 합니다. 김포 쌍나팔의 sonic youth스러움도 이젠 많이 거슬리지 않고. 재미있고 유쾌하게 들립니다. 죽여 밟아 묻어 같은 곡도 sonic youth의 그늘이 (더 짙게)남아있지만 오히려 더 인상적으로 들리면서 그늘은 걷혀집니다. 어떤 강박관념도, 고정관념도 없이 편안하면서도 강렬한 이번 앨범, 정말 강력히 추천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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