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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죽은 유대인을 사랑한다
데어라 혼 지음, 서제인 옮김, 정희진 해설 / 엘리 / 2023년 4월
평점 :
제목을 보고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었는데 처음엔 어조가 좀 공격적인거 같아 (왜 이렇게 화가 나있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사람들에게 유대인들을 살해하는 방법에 관한 아이디어를 준다는 뜻이 아니다. 출애굽기에 나오는, 히브리인 남자 아기들을 나일강에 빠뜨려 죽이라는 파라오의 법령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그런 아이디어들에는 부족함이 없다. 내 말은, 그보다는, 우리는 어쩌면 사람들에게 우리의 기준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그렇다, 모든 사람은 홀로코스트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홀로코스트에 대해 배워야 한다. 하지만 이 말은 홀로코스트에 못 미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홀로코스트는 아니라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장벽이 제법 높다. (P.287-288)
현실에서 벌어지는 범죄들은 -유대인 회당에 총을 쏘거나 방화를 저지르는 것 같은- 기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홀로코스트가 아니다. 그리고 언제나 피해자가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해 대중을 설득해야 한다.
작가의 말에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런 일들이 우리 사회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해와 피해는 팩트가 아니라 경합의 과정‘이라는 정희진 작가의 말이 뾰족하게 와닿았다.
왠지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도 생각나더라. (비록 1년 넘게 병렬독서 중이지만)
어쨌든 이 책은 유대인도, 비유대인도 읽어봤으면 좋겠다.
+) 배리언 프라이가 구조했던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꽤나 흥미로웠다.
나는 유대인의 고통스러운 과거에 대한 대중의 엄청난 관심이 살아있는 유대인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착각했었다. 내가 완전히 틀렸다. (P.20-21)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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