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이하의 것들
조르주 페렉 지음, 김호영 옮김 / 녹색광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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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장소나 사물에 대해 집요할 정도로 관찰하고 묘사하며 쓴 글이다. 가령 엽서들을 경우의 수(?)로 구성해 쓴 것은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누군가의 여행을 들여다 본 것 같았다. 마지막 글은 정말 특이했는데 똑같은 글이 반복되는 듯하다가 미묘하게 달라지는 지점을 발견했을 때는 묘하게 기쁘기도 했다.
이런 글쓰기는 그의 어린 시절의 영향도 있었을테고, 뛰어난 관찰력과 기억력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가 태어났던 집이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던 것이 그에게 위로가 되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어떻게 ‘평범한 것들‘에 대해 말하고, 어떻게 그것들을 더 잘 추적하고 수풀에서 끌어낼 수 있을까. 어떻게 그것들을 끈끈하게 감싸고 있는 외피에서 떼어내고, 그것들에 하나의 의미, 하나의 언어를 부여할 수 있을까. 마침내 그 평범한 것들이 자신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인지 말할 수 있도록 말이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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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독서노트
문재인 지음 / 평산책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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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이 아니었으면 읽어보지 못했을 책도 있고 이미 예전에 읽었던 책들도 있다. 책을 읽고 나누는 것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새삼 느낀다.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책 읽을 시간이 없다거나 주위를 둘러 볼 여유가 없다는 핑계도 대지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독도에는 독도경비대가 상주하고, 등대가 있으며, 거주하는 주민도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우리 땅이라는 것이 너무 명백해서 일본의 억지에도 불구하고 분쟁이 될 수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독도를 더 알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꾸고 지킬 때 진정한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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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심장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1
조지프 콘래드 지음, 황유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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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화자인 찰리 말로가 템스강의 배 위에서 썰물을 기다리며 일행들에게 자신이 과거에 한 무역회사의 증기선 선장이 되어 아프리카의 오지를 항해하며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출발한 말로는 오지의 열악한 환경과 현지 원주민에 대한 착취를 보고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그곳에서 ‘전설적인‘ 상아 중개상 커츠에 대해 듣게 된다.
이야기는 커츠를 만나러 가는 동안 말로가 보고 들은 것을 통해 야만과 문명을 구분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계속 질문한다. 커츠는 누구일까? 문명인일까, 야만인일까.

제목인 ‘어둠의 심장‘은 소설의 배경인 아프리카 오지(아마도 콩고)의 정글이기도 하고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뜻하기도 한다.
말로는 커츠에게 실망과 환멸을 느끼지만 말로의 일행들이 커츠를 데려가면서 그저 ‘즐거운 장난‘ 삼아 원주민들에게 총을 쏘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야만인은 비단 커츠 뿐아니라 증기선을 타고 라이플총을 든 ‘문명 세계의 존재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 번역가의 ‘문장이 빽빽하다‘는 표현에 공감한다. 읽는 동안 받았던 느낌이 정말 그랬다.
읽고나서야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소설이라는 걸 알았다. (영화의 배경은 베트남 전쟁이다. 워낙 유명한 영화라 안 본 사람 나밖에 없겠지만)

지구의 정복이라는 것은 대개 우리와 피부색이 다르거나 코가 우리보다 살짝 낮은 사람들의 소유물을 빼앗는 것을 의미하기에, 너무 자세히 들여다보면 흉하게 마련이야.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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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그들의 통치란 그저 쥐어짜내는 행위에 불과했던 게 아닌가 싶어. 그들은 정복자였고, 정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난폭한 힘뿐이지. 그런 힘은 전혀 자랑거리가 못 되는데, 우리의 힘이라는 것은 다른 사람의 나약함으로 인해 우연히 생겨난 결과물일 뿐이니까 말이야. 그들은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그저 손에 넣기 위해 빼앗았다네. 그것은 단지 폭력이 동원된 강도질, 대규모로 이루어진 악질적인 살인에 불과했고, 그들은 맹목적으로 그 짓을 저질렀어. 어둠과 맞붙는 자들에게 아주 어울리는 행동이 아닐 수 없지.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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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계급론 - 비과시적 소비의 부상과 새로운 계급의 탄생
엘리자베스 커리드핼킷 지음, 유강은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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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계급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재생산 되는가를 데이타와 구체적인 예시로 보여주는 책. 비과시적 소비와 과시적 생산을 통해 이루어지는 계급화와 양극화에 대한 설명은 좋았는데 왠지 좀 산만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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