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어른아이에게
김난도 지음 / 오우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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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스무 살만 되면 어른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스무 살이 되어도 내 자신을 어른이라 부르기 힘들었고, 이십 대를 내내 보내오고 삼십 대의 문턱에 들어선 지금도 내 자신이 스스로 어른이라 부르기가 어색해질 때가 많다. 갈대처럼 흔들리며 숱하게 많은 방황도 겪었고, 그래서 아프기도 했고, 무수히 깨지기도 했고, 그럼에도 여전히 묵묵히 다시 일어나서 나름대로 잘 걸어왔지만 어른이라 부르기엔 여전히 민망하다. 물론 대부분의 나와 비슷한 나이대에 있는 사람들은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고, 그 생각을 읽어낸 듯 란도샘은 아픈 대학생들과 청춘들에게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이어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써낸 것 같다.

 

나는 독립해서 혼자 잘 사는 직장인이고, 어떤 누군가가 보기엔 참 부럽고, 똑부러진 것 같아 보이겠지만 나도 남모르게 하는 고민들이 참 많고, 그래서 어쩌면 내 나이대에 해야 할 삶의 경험과 고민들이나 통과의례들에 대해서 그냥 무시해버리고 철없이 "즐기면서 살자"를 외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내 또래의 어떤 누구는 결혼, 육아, 워킹맘의 고충 등을 힘들어하면서도 척척 받아들이고 있는데, 나는 지금 내 자신도 감당하기 힘든 데 그런것들까지 하기는 몹시 버겁다고 밀어내고 있다. 언젠가는 받아들여야 할 것들임에도. 그래서인지 란도샘이 하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뼈마디 있는 충고이자 조언으로 다가왔고, 내가 진짜 어른이 되려면 아무래도 가정을 꾸리고 결혼생활을 제대로 해보아야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때라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삶은 고해이며, 성장의 과정은 대체로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여러 번의 작은 도약들로 이루어지며 아주 점진적으로 일어난다는 스캇 펙의 말처럼 진짜 어른이 되려면 흔들리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면서 스스로 깨우치는 과정, 힘들더라도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을 통해서 삶의 주인으로서 인생에 대한 확고한 책임을 통해 단단히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하리라. 어른이 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지금 하는 생각, 행동 하나하나, 인생을 대하는 태도 하나하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진짜 어른다운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기에 란도샘이 말했던 것처럼 아무리 답답하고 힘들어도 내 인생을, 내 운명을 사랑해야 하는 "아모르파티"를 책을 다 덮고 나서야 비로소 그 의미가 가슴팍에 팍 꽂히게 됨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 결국 내 자신을 사랑하고 내 삶을 사랑하는 것만이 진짜 어떤 흔들림 속에서도 내가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이겠지. 전작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대학생 시절에 만났으면 좋았을 법한 책이었다면, 이번 책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딱 맞는 시기에 만난 것 같다. 그래서 더 고마운 책, 역시 란도샘이라고 두 엄지 손가락 치켜세워서 내밀 수 있을만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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