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 손미나의 로드 무비 fiction
손미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파리는 사랑의 도시랍니다. 모두가 사랑을 갈구하거나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 때문에 아파하거나....말하자면 어떤 방식으로든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거에요..." 소설 시작 전 에펠탑을 배경으로 한 그림 속의 한 글귀이다. 이 소설의 배경 프랑스 파리, 아직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가보고 싶은 그런 곳. 파리하면 에펠탑, 크로아상, 프로방스, 와인, 개선문 등 몇 가지의 것들이 떠오르긴 하지만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첫눈이 내리는 날 밤 파리 에펠탑 앞을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꼬옥 잡고 걸어봤으면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지구상에 멋진 곳들이 많긴 하지만 로맨틱한 영화의 환상에 젖어서인지 이 소설에 대한 기대치도 그만큼 컸다.

 

소설 속의 네 남녀 레아(최정희), 테오, 장미, 로베르의 사랑이야기는 바로 로맨틱한 이곳 파리에서 시작된다. 리옹 역에서 가방을 잃어버린 장미는 레아와 테오의 사랑이야기에 관하여 대필작가로 글을 쓰기 위해 파리로 왔다. 그녀에게 잃어버린 가방은 생명이나 다름 없었고, 뒤바뀐 가방속의 단서를 따라 의사인 로베르의 호텔까지 찾아가게 된다. 로베르를 찾아간 프로방스의 허름한 호텔에서 마주하게 된 미모자 꽃 그림 두 점. 그 그림을 통해서 로베르와 장미는 우연찮게 레아와 테오의 사랑 이야기를 역추적 하게 되고, 그렇게 동행을 하면서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그와 교차적으로 이어지는 레아와 테오의 사랑 이야기. 마르세이유에서 뱃일을 하며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갔던 테오는 유명영화 제작자의 눈에 띄어 파리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보자르라는 예술 학교에서 누드 모델을 하면서 배우로서의 꿈을 키우던 테오는 한국의 재벌기업의 딸이지만 화가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었던 예술을 사랑하는 가녀린 여자 레아(최정희)를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그녀에게 자신이 누드모델이라는 것이 부끄러워 거짓말을 하게 되지만 결국 인기 연극 배우로 거듭나면서 레아를 다시 만나 서로의 진실과 사랑을 확인 하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위협받게 되고, 레아는 사고로 죽은 사람으로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그 사랑의 진실을 밝히고 대필작가로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쓰러 파리에 온 장미와 우연찮게 가방이 뒤바뀌면서 그녀와 함께 동행하게 된 로베르. 얽히고 설킨듯 한 이야기들 속에서 풀려가는 진실들과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주었다. 촘촘하게 잘 짜여진 이 소설이 발산하는 매력은 이루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고 해야 할까? 그들의 사랑이 힘든 길에 놓이게 되었을 때는 슬픈 빛이 어우러지기도 하지만, 프로방스 봄레미모자 마을에 핀다는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그림 속의 미모자 꽃들의 화사한 노란빛은 그들의 사랑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고도 해야 할까?

 

파리, 프로방스 마을, 런던에 이르기까지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과 함께 책 속에 등장하는 미술이야기들로 인해 예술 소설 같은 느낌도 들게 만드는 이 소설은 정말 사랑과 예술의 도시 파리와 딱 어울리는 소설이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의 주제가 되는 사랑에 대해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국경과 나이, 환경을 초월하고 서로 많이 다르다는 것을 극복하고 결국은 사랑하게 된 네 사람을 통해 진실된 사랑의 힘의 위대함 그리고 삶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탁월함에 대해서. 결국 사랑은 삶의 희망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고 이 소설의 화사한 노란빛을 띤 미모자 꽃처럼 찬란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여행, 예술, 추리, 로맨스가 어우러진 이 멋진 소설을 통해서 짜릿한 감동과 재미를 그리고 사랑의 찬란함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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