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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보다 먼저 뛰고 도전 앞에 당당하라 - 할리우드 최초 한국인 미술총감독 한유정의 꿈의 무대 정복기
한유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할리우드에 진출한 한국인 1세대라는 타이틀과 함께 영화계에서 미술 총감독이라는 중대한 일을 하고 있는 그녀. 할리우드에서 일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전용기를 타고,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억대 연봉을 넘긴 그녀 한유정, 더 나아가 할리우드에 진출하고자 하는 후배들을 돕겠다는 마음가짐과 더불어 동양과 서양을 한데 아우르며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어 동서양의 조화를 꿈꾸는 블렌딘Blend-in사업을 추진하며 한국과 할리우드의 협력을 이끌고 있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그녀는 그런 대단한 위치에 서게 되었을지 몹시궁금해졌다. 표지 속의 그녀는 한없이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외모의 소유자였지만 글을 읽어내려갈수록 그녀는 강인했고, 당당했다. 그 어떤 반대에도 무릅쓰지 않았고, 타국 땅에서의 서러운 차별 속에서도 꿈을 향해서라면 포기하지 않았다. 한 마디로 열정으로 똘똘 뭉친 강인한 여자요, 자신의 일에 있어서 프로였다.
그녀가 무대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꿈으로 처음 삼게 되었던 것은 바로 16살 무렵이었다. 성악을 전공하는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 레슨을 하고 나오는 교수님이 예술고에서 미술을 전공한다면 무대 디자이너가 되보는 게 어떻냐는 말을 넌지시 던진다. 그녀는 그때부터 무대 디자이너가 무엇인지도 몰랐지만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모님에게 무대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가겠다고 말하지만 수없이 많은 반대에 부딪히고 만다. 결국 대학교에 가면 유학을 보내준다고 말하는 부모님이었지만, 막상 부모님은 그 시기가 되면 다른 말로 그녀의 유학 의사를 꺾곤 했다. 결국 학교를 졸업 후에 돈을 모아 스스로 유학을 떠나자는 마음으로 대기업에 입사하였고, 하루 4시간 55잔의 커피를 타면서 회의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일단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치열하게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유학에 대한 준비는 퇴근 후에도 철저하게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모두가 붙잡던 그 때에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스물 여섯의 나이에 안정과 성공이 보장된 직장을 버리고 LA로 떠나게 된다. 꿈 하나를 위해서. 유학 시절의 삶은 고생의 연속이었다. IMF시절 3개에 1달러 하던 햄버거를 얼렸다 녹여 먹기도 하고, 학비를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졸업 후에 프리랜서로 영화 현장에서 일할 때도 치열했다. 36시간 잠을 자지 않은 적도 있는 가 하면, 냉파리에게 물려 30시간을 시달려 일어나지 못할 뻔한 적도 있었고, 그녀의 손은 정말 투박하다 싶을 정도로 상처 투성이었다. 그러나 23시간 55분 동안 촬영 현장을 지키고 있어도 5분을 비우면 물거품이 되는 냉정한 할리우드에서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을 강하게 세웠던 것이다. 동양인 여자라 무시당한 적도 있고, 억울하게 해고 당한 적도 있었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을 하건 대충대충이 아닌 정성을 다해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랬기에 그녀와 함께 일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녀와 다시 작업하기를 원했고, 지금의 그녀가 된 것이다.
어린 나이에 스스로 꿈을 알았고, 그 꿈을 위해서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그녀의 정신이 대단하다. 꿈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정말 하고 싶은데도 현실때문에 그리고 용기가 없어서 좌절해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진짜로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녀가 에필로그에 말했듯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꿈만이 진짜 살아있는 꿈이기 때문이다. 당장 내가 10년 후에 어떤 모습일지, 무엇을 하고 있을 지 그려보자. 물론 그 일을 하기에 앞서 나에 대해서 철저히 분석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꿈을 이루는 과정까지 그녀가 그래왔듯이 쉽지 않은 여정들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고, 누군가 지정해준대로의 삶이 아닌 내가 스스로 내 인생을 디자인 해나간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좌절하지 말고 도전하자. 실패를 두려워하면 결국 한번 뿐인 인생을 실패를 두려워해서 도전하지 않는 것으로 마감해 버릴 수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