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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그림으로 행복해지다
남인숙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3월
평점 :
그림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하지만 미술관에 가서 그림 보는 것, 미술 에세이를 보는 것은 상당히 좋아한다. 지쳐 있을 때 마음에 드는 그림을 보면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을 얻기도 하고, 안식처에 와 있는 느낌도 나를 평온하게 해준다. 특히나 이번에 나온 <여자, 그림으로 행복해지다> 이 책은 평소에 존경하고 좋아하는 남인숙 작가님이 펴낸 그림 에세이라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사실 언제 출간한지도 몰랐는데, 지난 달 작가와의 만남에 갔다가 최근 출간한 책이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고 펼쳐 들게 되었다.
책 속에는 평소에 어디에선가 보았던 그림도 있었고,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생소했지만 내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될만큼 마음에 드는 그림도 있었다. 하지만 그림 그 자체보다는 그림을 보면서 생각했던 일상과의 소통에 대한 마음을 보듬어주는 듯한 착착 휘감기는 그런 글들이 더 좋았다.
마음에 드는 그림들이 참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그림이라고 한다면, 지금이 딱 봄이여서 그런지 <해밀턴 해밀턴의 사과꽃 흩날리며(Hamilton Hamilton/Falling Apple Blossom)>이 그림과 매칭되는 <그대의 행복으로 나도 행복합니다>라는 이 글....그동안 여러가지 일로 마음 고생도 많았고 힘들기도 했는데, 오늘 벚꽃을 보러 가서 흩날리는 벚꽃을 보면서 그동안의 아픔과 슬픔을 묻어둔 채로 있는 힘껏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해하며 웃어 보았다. 그러다보니 어제 저녁에 읽었던 책 속의 그림과 글들이 떠오르면서 나를 아껴주는 내 주변의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힘들어 하지말자고. 나를 위해서라도 앞으로의 행복한 일들만 생각하면서 그냥 앞으로 나아가자고. 그런 위안과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에 대해서 어떤 배경 지식 없이도 그냥 단순히 좋아해보는 것, 그리고 그 그림에 상상의 나래를 달고 소통을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림으로 행복해지는 순수하고도 쉬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