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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ㅣ 나만의 완소 여행 4
김지선 지음 / 북노마드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포르투갈하면 떠오르는 것은 "수도가 리스본 혹은 스페인 옆에 붙어 있는 나라" 빼고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만큼 포르투갈이라는 나라는 내게 익숙하지 않았고, 스페인을 여행하더라도 시간을 내서 꼭 가보아야 겠다고 마음 먹을 정도로 나를 확 당기는 나라는 아니었다. 그러던 내가 독서 슬럼프를 벗어나서 다시금 책을 읽어볼까 마음 먹고 나서 처음으로 집어든 책이 바로 이 포르투갈 여행 에세이였다.
이 책의 저자 김지선씨는 몇 번의 재수끝에 뒤늦게 법대에 들어간 늦깍이 대학생이다. 그간 공부와 씨름하느라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살아가던 그녀에게 불현듯 택시 운전 기사를 하는 엄마가 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그리고 엄마는 무사히 퇴원하여 생활이 예전처럼 되돌아 갔지만, 그녀는 망가져 버린 마음과 현실에 지치게 되었고, 그리고 스물 세 살에 여행을 떠나게 된다. 처음에는 스페인 산티아고로의 순례의 길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서 5개월 후에 불현듯, 포르투갈이라는 나라로 몸을 실었다. 그리고 그렇게 포르투갈 여행기가 시작된다. 필기 도구, mp3, 크로스백, 가벼운 소설책 한 권, 코닥 카메라 하나가 그녀의 여행의 유일한 시작이었지만, 포르투갈 여행길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아름다운 풍경들을 담으며 멋진 포르투갈 여행 에세이를 펴내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스페인처럼 화려하고 멋지진 않아도 고풍스럽고, 단아하게 아름다운 멋을 간직한 곳이 바로 포르투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나를 사로 잡았다. 몰랐던 골목길을 돌다가 마주하게 되는 정말 소중한 장소를 발견해낸 것 마냥 기쁘기도 하고, 빨리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벅차올랐다. 책을 좋아하는 내가 가면 정말 신날 것만 같은 포르투의 렐루 서점, 마누엘린 건축 양식이 아름다운 제로니모스 수도원, 유럽에서 가장 긴 바스코 다 가마 다리,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 토마르, 그리고 해질녘이 유난히 아름다운 리스본 등 가보고 싶은 곳들이 또 많이 내 위시리스트에 차곡차곡 쌓이게 되었다. 그리고 포르투갈이 원조라는 에그 타르트의 달콤한 맛도 느껴보고 싶어졌다. 긴 줄을 서서 기다리더라도...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이래서 즐거운 일인가 보다. 사람은 늘 한 곳에 정체해 있으면 안 되듯이, 항상 많은 것을 알고 느끼고 배워가야 하는 존재인가 보다. 그래서 여행이 우리에게 필요한 일인가 보다.
모든 것은 그리움에서 시작되었고, 포르투갈 여행을 그리워하겠지만, 지금 흘러가는 현실도 항상 그리워하는 그런 자세로 살아가고 그 그리움만큼 삶을 사랑하자는 마음을 배우고 온 저자의 포르투갈 여행기를 통해서 희망과 원기 회복이 되는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책 속의 사진들도 아름답고, 여러가지 유용한 정보들도 많아 유익한 이 책, 포르투갈을 여행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