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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울다
마루야마 겐지 지음, 한성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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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겨울 병풍에 그려져 있는 것은 잘 닦인 겨울 달, 얼음과 가루눈에 갇힌 산정호수, 그리고 거지 법사다. 자신이 파낸 볼품없는 눈 동굴 속에 앉아 있는 법사는 얇은 누더기를 걸친 채 미동도 하지 않고, 낮에도 여전히 팽창을 계속하는 얼음의 비명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비파를 타고 싶어도 손이 곱았고, 노래하고 싶어도 열 때문에 목이 부어 있다. 그러나 얄팍한 늑골과 마른 살에 덮인 빈약한 가슴 속에는 풍요로운 선율과 끝없는 낱말이 끓어올라, 파도처럼 바람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흐느낌 같기도 한, 호수의 얼음이 삐걱거리는 소리는 맑디맑은 한기寒氣를 자극하여, 시간의 흐름까지도 얼어붙게 한다. 병풍 곁의 낡은 이불에 기어 들어가 있는 중년 남자의 패기 한 조각 없는 회색빛 영혼을 마비시키고 있다. 전기담요와 전기요 사이에 끼어 있는 그 사내는 40년 하고 10개월이 된, 현재의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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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공한 보석 같은 단상.
그 하나하나를 꿰어 만든 귀한 목걸이에 비유하면 적절하려나.
일본 문학의 최정상에 놓인 최고급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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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한성례 옮김 / 부엔리브로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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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우리가 읽어온 로마인 이야기가 한편의 장엄한 서사시였다면 이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는 그 서사시를 가능하게 한 인물들에 대한 평전이자 그 인물들과 로마역사의 관계를 분석해 요약한 에세이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로마를 이해함과 동시에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가 처한 현대사회를 더 잘 이해하게 이해하게 된다. 특히,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참된 개혁이란 특정한 이념을 맹목으로 신뢰하여 그 이전의 것들을 무효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임을 역설하고 있다. 지도자들의 인간미와 로마 공동체의 매력이 전편에 흐르는 이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자연스레 1,000년 제국 로마인 이야기를 다시금 읽고 싶어진다. 이 책의 끝에는 번역자 한성례씨가 특별히 수고하여 실은 특별부록이 있다. 로마의 매력남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평점! 특별부록을 읽으면 만찬의 끝에 아주 개운한 디저트를 먹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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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의 힘으로 만드는 일류 인생
닷쿠 가와모토 지음, 김주영 옮김 / 미디어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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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포츠의 세계는 참 정직하다. 분명한 승패가 있고 관중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내 입장에선 스포츠의 그러한 면은 늘 부러운 요소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종사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문화를 소개하며 삶의 성패에 인격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해준다.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는 자신의 실력을 뒷받침하는 인격을 갖추지 않고선 성공을 유지할 수 없다. 사회 각 분야가 저 메이저리그 같아졌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을 생각을 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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