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꽃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는 한이 많은 민족이라는 말을 어렸을때부터 늘 들어온 기억이 있다. 아닌게 아니라 건국 이래 수 많은 침략과 위협을 받아왔고 병자호란이나 임진왜란같은 외세의 광범위한 국토 유린의 뼈아픈 경험도 했으며 치욕적인 한일합방과 일제 강점기를 보낸것도 모자라 국토까지 분단되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는 현실과 "한"이라는 단어는 딱 들어 맞는게 아닌가 싶다. 

그러한 지구상에 유래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었기에 동 시대를 살고 있었던 수많은 민초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짐작된다. 환향녀(지금은 안 좋은 욕이지만...), 까레이스키,  까오리, 조선족, 애니깽, 조센징, 위안부, 광부, 간호사, 양공주, 전쟁고아...수많은 이들이 살기 힘들어서 아니면 강제적으로 외국으로 나가게 되어 불려졌던 이름들이다.

검은 꽃은 그 중에 중국의 쿨리와 같은 목적으로 맥시코로 이주한 애니깽에 대한 역사 소설이다. 소설이기에 픽션이 가미되었지만 또한 엄연히 실제했던 사실이기에 아픈 과거를 되돌아 보게 된다. 구한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허구에 속아 도착한 맥시코의 에네켄 농장에서 그들은 인간 이하의 노예취급을 받으면서도 나름의 새로운 위계질서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돌아갈 나라를 잃어 버린 애니깽들은 뿔뿔히 흩어져 정착을 하거나 타락하거나 하지만 대부분 객지에서 새로운 국가 건설의 허무한 꿈을 가지고 허무하게 죽임을 당한다.

슬픈 역사이지만 감정적이지 않고 민족에 대한 이야기지만 민족주의적 선동을 하지 않는다. 또한 그리 좋아하는 표현 방식은 아니지만 문체가 서술 형식으로 간결하고 명확한 것이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기존의 역사 소설과는 차별성이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래서 더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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