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 태도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이원재 지음 / 에피케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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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재 #건축레시피 #태도 #좋은건축 #건축의태도 #이원재의건축레시피태도 

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건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저에게도 유명 건축물의 사진은 늘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여행지에서 독특한 건물을 발견하면 카메라부터 꺼내 들었고, 멋진 미술관이나 도서관을 볼 때면 ‘이런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을 품곤 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 여행길에서 마주쳤던 한 도서관에서도, 저는 웅장한 외관과 높은 층고에만 감탄하며 겉모습을 사진에 담기에 바빴습니다. 저에게 건축이란 늘 눈앞에 보이는 완성된 결과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원재의 건축레시피 1. 태도>를 읽으며 제가 공간을 바라보던 시선이 완전히 뒤흔들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 책은 완성된 건축물을 화려하게 보여주는 데서 출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건물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훨씬 이전, 건축가가 무엇을 보고 어떤 질문을 던지며 세상을 이해해 나가는지를 알려줍니다.





책 제목에 붙은 ‘레시피’라는 단어도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보통 레시피라고 하면 정해진 재료와 순서를 그대로 따라 해 비슷한 결과물을 얻는 조리법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열두 명의 건축가에게는 그런 정형화된 공식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피터 쿡부터 톰 위스컴, 안드레스 자케, BIG의 카이우베 베르크만, MVRDV의 이교석까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건축가들의 시선은 놀라울 만큼 다양했습니다.  





비전공자임에도 책장이 막힘없이 넘어갔습니다. 전문적이고 딱딱한 이론을 나열하는 대신, 이원재 건축가가 직접 세계 곳곳의 건축가들을 찾아가 나눈 생생한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질문과 답변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머릿속에 함께 들어간 듯한 몰입감이 느껴집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인물은 톰 위스컴이었습니다. 책장을 펼치자마자 큼지막하게 자리 잡은 타이포그래피와 함께, 건축은 더 나은 미래의 세계를 어떻게 상상할지에 관한 것이라는 그의 말이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건축을 단순히 건물을 튼튼하고 멋지게 짓는 기술로만 여기던 제 좁은 생각을 단숨에 넓혀주는 문장이었습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생활 방식과 사람 사이의 관계, 나아가 도시의 내일을 먼저 상상하고 이를 물리적인 공간으로 빚어내는 일이라는 설명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위스컴이 건축물이 땅과 만나는 순간을 ‘착륙’이라고 표현한 대목도 인상 깊었습니다. 건물이 땅에서 자연스럽게 솟아났다기보다, 하나의 독립적인 존재가 특정 장소에 살포시 내려앉았다고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지만, 곱씹을수록 공간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꾸는 표현이었습니다. 같은 건물을 두고도 ‘어떻게 지었는가’가 아니라 ‘이것은 이 장소에 어떤 방식으로 도착했는가’를 묻는 순간, 그 공간이 품은 서사가 완전히 달라 보였습니다. 좋은 건축가는 눈에 보이는 공간뿐만 아니라, 우리가 공간을 사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언어까지 새롭게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안드레스 자케와의 대화에서는 또 다른 울림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것을 하라는 그의 태도는 형태의 아름다움을 넘어 사회와 정치, 생태계라는 거대한 그물망을 건축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단순히 멋진 구조물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그곳을 실제로 사용할 사람들과 그로 인해 생겨날 관계,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까지 총체적으로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건축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짙은 인문학적 작업이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우리는 매일 건물 안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일하고, 누군가를 만나며 살아갑니다. 결국 벽의 위치나 출입구의 방향 하나조차 단순한 조형적 결정이 아니라, 사람의 움직임을 유도하고 관계를 잇거나 끊어내는 결정인 셈입니다. 


책에서 다루는 AI와 기술에 관한 담론 역시 매우 시의적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자 자신이 첨단 디지털 설계와 AI 건축을 연구해온 전문가인 만큼, 기술에 대한 이야기가 피상적인 유행어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적인 질문으로 다가왔습니다. 요즘 업무를 하거나 일상을 살아가며 AI가 사람의 고유한 영역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 종종 고민하곤 했는데, 건축 역시 그 거대한 파도 앞에 서 있었습니다.


결국 건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가 아니라 그 건축이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피터 쿡의 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겼습니다. 


책을 덮고 난 지금도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명쾌한 한 문장의 정의를 내리지는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길을 걷다 마주치는 일상의 크고 작은 건물들을 예전과는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습니다. 화려한 외관이나 유명세 뒤에 숨은 건축가의 질문을 상상해보고, ‘이곳은 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 ‘여기 머무는 사람들은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를 먼저 헤아려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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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풍요의 시대 - AI와 인류의 미래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김태훈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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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풍요의 시대>를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이 책이 AI를 단순한 신기술이나 생산성 도구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AI 관련 해외 기사나 기술 동향을 자주 읽는 편이라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거나 로봇, 에너지, 바이오 기술이 AI와 결합한다는 소식 자체는 낯설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새로운 AI 서비스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는 크게 놀라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더 눈길이 갔던 것은 “AI가 얼마나 똑똑해질 것인가”보다 그 기술들이 동시에 발전하고 서로 연결될 때 인간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피터 디아만디스와 스티븐 코틀러는 AI를 하나의 독립된 기술로 보지 않고 로봇공학, 생명공학, 에너지, 우주산업 등이 서로 가속하는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놓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초풍요’ 역시 처음에는 다소 과감한 미래학적 표현처럼 들렸습니다. 하지만 본문을 읽다 보면 그 개념을 단순히 “미래에는 모든 것이 넘쳐날 것이다”라는 낙관론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특히 태양광과 배터리 비용의 하락, 위성 데이터와 AI의 결합, 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한 장기 생산, 로봇을 통한 노동 자동화처럼 이미 진행되고 있는 변화를 하나씩 연결해 보여줍니다. 제가 첨부한 본문에서도 에너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저장과 전송 비용을 낮추는 문제, 자동화가 노동 구조를 바꾸는 과정 등이 구체적인 숫자와 사례를 통해 설명됩니다. 미래 전망서 중에는 근거 없이 거대한 그림부터 그리는 책도 많은데, 이 책은 상당한 분량의 자료와 주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리를 쌓아가기 때문에 적어도 저자들이 왜 이런 전망에 도달했는지는 따라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책 전체가 기술 낙관론으로만 흐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풍요의 디스토피아’를 다룬 부분이 이 책의 균형을 잡아준다고 느꼈습니다. 기술이 더 싸고 편리한 것을 무한히 공급한다고 해서 인간이 자동으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콘텐츠, 음식, 쇼핑, SNS처럼 과거보다 훨씬 풍부한 환경 속에서 살지만 중독이나 과잉 소비, 고립 같은 새로운 문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도 인간의 뇌가 보상과 자극에 얼마나 쉽게 끌리는지를 설명하며, 기술이 인간의 오래된 신경 체계와 결합할 때 오히려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AI 관련 해외 기사를 읽다 보면 기술 발전 속도와 기업 경쟁에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 다음 질문, 즉 “그렇게 강력한 기술을 가진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까지 끌고 갑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후반부의 ‘마인드 2.0’이었습니다. 저자들은 AI 시대 인간의 경쟁력을 창의성, 목적의식, 몰입에서 찾습니다. 이것은 흔한 자기계발식 구호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책 전체의 흐름과 연결하면 의미가 조금 달라집니다. 반복적인 정보 처리와 계산, 일정 수준의 창작까지 AI가 대신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이 모든 분야에서 AI보다 더 잘하려고 경쟁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무엇을 문제로 볼 것인지, 무엇을 만들 것인지, 어떤 목표를 선택할 것인지가 중요해집니다. 이 책에서도 인간의 뇌는 익숙한 패턴을 반복하는 방향으로 쉽게 움직인다고 설명하는데, AI에 판단과 사고를 전부 맡기기 시작하면 그 경향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AI를 많이 사용하는 것과 AI를 잘 활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언하는 책이라기보다, 미래를 바라보는 하나의 강력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AGI나 ASI가 저자들의 예상 속도로 등장할지, 생산 비용이 정말 극단적으로 낮아질지, 초풍요 사회가 실제로 실현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AI 발전을 단순한 챗봇 경쟁이 아니라 인간의 노동, 교육, 의료, 에너지와 가치 체계 전체를 바꾸는 장기적인 변화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있었습니다. 특히 평소 AI 뉴스를 자주 접하는 사람이라면 개별 기술 뉴스를 한 단계 높은 시야에서 연결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결국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오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은 초풍요에 관한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 풍요가 커질수록 인간에게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책임도 커진다는 메시지입니다. 기술이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는 점점 AI가 결정하겠지만, 그 가능성 가운데 무엇을 원하는 미래로 만들 것인지는 여전히 인간이 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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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대에게 잘해줄 의무가 없다
페마 초드론 지음, 신동숙 옮김 / 윌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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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대에게 잘해줄 의무가 없다>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조금 서늘했습니다. 요즘 자기계발서가 대개 “당신은 잘될 것이다”, “원하면 결국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이 제목은 체념을 권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삶이 내 뜻대로 흘러가야 한다는 전제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삶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저는 불교 사상에서 말하는 무상이나 집착의 문제를 흥미롭게 생각해왔는데, 페마 초드론은 이런 개념을 어려운 철학 용어보다 우리가 실제로 겪는 불안, 관계, 두려움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그래서 불교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알고 있던 개념을 삶의 문제와 다시 연결하게 하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다가가는 책입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고통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우리는 대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원인을 제거하고 빨리 정상 상태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저 역시 힘든 일이 있을 때 ‘이 문제가 해결되면 괜찮아질 텐데’라는 식으로 생각했던 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전제를 뒤집습니다. 고통을 없애야 할 오류처럼 보지 않고, 고통 속에서 내가 무엇을 붙들고 있는지를 살펴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도망치지 않는 지혜’, ‘불확실함에 그대로 머물기’, ‘두려움을 제대로 알아가기’,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같은 제목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보다 불편한 상태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는 힘을 가르치는 셈입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위로를 받는다기보다 마음의 자세를 교정받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명상 자세의 여섯 가지 기준’과 ‘조건 없는 사랑의 네 가지 특성’도 기억에 남습니다. 명상을 신비한 수행처럼 설명하지 않고 몸의 자세와 호흡, 시선처럼 아주 구체적인 방법으로 풀어내는 점이 좋았습니다. 한편 조건 없는 사랑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명상을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평온의 기술로 사용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음 수행 역시 나에게 유리한 감정만 골라 가지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마음을 그대로 관찰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사진 속 제가 따로 메모하며 읽었던 것처럼, 이 책은 한 번에 많은 내용을 읽기보다 한 문장을 멈춰 생각해보기 좋은 책입니다. 108개의 글이 각각 두세 페이지 정도라서 하루에 한 꼭지씩 읽어도 부담이 없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지려고 애쓰지 말라’는 역설도 좋았습니다. 우리는 늘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더 성숙해야 하고, 더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삽니다. 심지어 마음 수련마저도 ‘완벽한 인간이 되는 프로젝트’로 바꾸기 쉽습니다. 그러나 페마 초드론은 화를 내고, 두려워하고, 질투하는 지금의 자신부터 보라고 합니다. 이것은 자기합리화와는 다릅니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미화하지 않고 정확히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불교에서 집착을 내려놓는다는 것도 결국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에 매달리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힘든 사람에게 “곧 좋아질 거예요”라고 말하는 책은 아닙니다. 삶이 언제나 공정하지도 않고, 노력한 만큼 보상하지도 않으며, 관계와 감정 역시 우리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냉정한 출발점이 오히려 편안했습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삶은 끝없는 숙제가 되지만, 흔들리는 순간 역시 삶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면 지금 이 순간부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없애는 법보다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법, 삶을 통제하는 법보다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오래 곁에 두고 한 장씩 펼쳐볼 만한 책입니다.  


#삶은그대에게잘해줄의무가없다 #월마 #페마초트론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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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능 시대 생존을 위한 AI 교양 수업
바오쿤 지음, 하은지 옮김 / 지니의서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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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능 시대 생존을 위한 AI 교양 수업>은 요즘처럼 AI 관련 정보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시기에 한 번쯤 전체 지도를 펼쳐 보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AI를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단순히 ‘AI를 써보는 단계를 넘어, 이 기술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며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특정 프로그램의 사용법만 알려주는 실용서라기보다 AI의 역사와 기술, 창작, 교육, 미래 사회까지 한 권 안에서 연결해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저자 바오쿤은 물리학 박사이자 과학 콘텐츠 크리에이터, 에듀테크 분야의 창업가로 활동해 온 사람답게 기술적인 내용을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냅니다. 복잡한 기술을 너무 전문적인 수식으로 밀어붙이지 않는 것도 교양서로서는 장점이었습니다.




 

목차를 보면 책의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딥블루와 GPT로 이어지는 AI의 진화에서 시작해 머신러닝과 신경망, 멀티모달 AI, 생성형 이미지와 음악,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거쳐 AGIASI, -컴퓨터 인터페이스와 양자 AI까지 나아갑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이 내용들이 서로 별개의 유행어처럼 나열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의 생성형 AI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알고리즘·연산력·데이터라는 발전 조건을 설명하고, AI가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음성·영상까지 인식하게 된 과정을 거친 뒤 멀티모달 AI로 연결합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AI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기능부터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발전의 흐름을 먼저 알고 나니 왜 지금 이런 기능이 가능해졌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AI를 오래 사용한 사람에게도 이런 역사적 맥락 정리는 꽤 유용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이미지 인식과 음악 생성에 관한 설명이었습니다. 고양이를 인식하는 과정을 예로 들어 확대 형태, 윤곽, 전체 형태처럼 이미지의 특징을 단계적으로 추출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막연하게 ‘AI가 사진을 본다고 생각했던 것을 기계가 무엇을 특징으로 삼아 구분하는지까지 한 단계 더 들어가 생각하게 합니다. 음악 부분에서는 바흐의 평균율을 통해 수학적 규칙과 음악의 관계를 이야기한 뒤 AI 작곡으로 연결합니다. 저는 원래 언어와 문학처럼 인간의 해석과 감각이 중요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AI가 창작을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결국 인간의 창작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은 AI가 기존의 패턴을 어떻게 학습하고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지를 설명하면서, 창작을 단순히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문제로만 보지 않게 해줍니다.




 

실용적인 부분도 꽤 비중 있게 들어 있습니다. CO-STAR, ROSES 같은 프롬프트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고, 이미지와 음악을 직접 생성하는 방법까지 다룹니다. 저는 이미 AI를 사용할 때 역할과 목적, 원하는 결과 형식, 배경 정보를 구체적으로 줄수록 답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프롬프트를 단순히 질문을 잘 쓰는 기술이라기보다 내가 원하는 결과를 구조화해 전달하는 능력으로 보는 편입니다. 책에서 AI외장 대뇌처럼 활용한다는 관점도 이런 경험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다만 AI가 무엇이든 대신 생각해 주는 도구라기보다는, 사용자가 판단 기준과 방향을 가지고 있을 때 훨씬 강력해진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AI 활용 능력에는 질문하는 힘과 함께 결과를 검토하고 걸러내는 인간의 문해력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오히려 마지막의 질문이었습니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교육에서는 암기보다 질문과 판단이 중요해지고, 창작에서는 기술적 숙련만큼 무엇을 만들 것인지 결정하는 감각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저 역시 앞으로 여러 영역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가 더 중요해진다고 느낍니다. <초지능 시대 생존을 위한 AI 교양 수업>AI를 무조건 찬양하거나 공포의 대상으로만 다루기보다, 먼저 이 거대한 기술의 흐름을 이해해 보자고 권하는 책입니다. AI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전체 지도를 보여주는 입문서로, 이미 매일 AI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쓰고 있는 기술을 조금 더 넓은 역사와 미래의 맥락 속에서 바라보게 하는 교양서로 읽을 만했습니다.

 

#초지능시대생존을위한AI교양수업 #지니의서재 #바오쿤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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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쇼니 일본어 기초 마스터
모니 지음 / 혜지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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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쇼니 일본어 기초 마스터>를 처음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제목에 기초라고 적혀 있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훨씬 탄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JLPT N4를 취득했지만, 시험에서 본 문법을 실제 문장 안에서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데에는 아직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법 문제를 보면 정답을 고를 수 있어도 막상 직접 일본어 문장을 만들려고 하면 활용형이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고급 문법을 계속 추가하기보다 한 번쯤 기초 문법 전체를 제대로 정리하고 싶었는데, 이 책의 구성이 제 상황과 잘 맞았습니다. 저자 모니는 일본어통번역을 전공하고 일본계 기업 통번역, 번역가, 일본어 강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 문법 지식을 단순 암기보다 실제 사용으로 연결해 설명한다는 점도 신뢰가 갔습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왜 이 책이 단순한 왕초보 교재에 머물지 않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명사와 형용사의 기본 활용에서 출발하지만 11강부터는 동사의 1·2·3그룹을 나누어 ます, , ない, 형을 차례대로 배우고, 이후 수수동사, 가능형, 의지형, 네 종류의 가정 표현, 수동형·사역형·사역수동형을 거쳐 존경어와 겸양어까지 이어집니다. 특히 JLPT를 공부하면서 각각 따로 외웠던 문법들이 50강이라는 하나의 흐름 안에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N4를 취득한 학습자에게도 아는 내용이니까 건너뛰자가 아니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지식을 다시 연결해 보는 복습서로 상당히 유용해 보였습니다. 두께도 지나치게 부담스럽지 않고 한 강의 분량도 적당해서 매일 조금씩 진도를 나가기 좋습니다.






 

실제 이 책을 공부해보면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활용 규칙을 표로 정리한 뒤 곧바로 작문으로 넘어가는 구성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형용사의 과거·부정 활용은 じゃない, だった, じゃなかった가 한눈에 비교되며, 수수동사 あげる·くれる·もらう에서는 단순히 주다·받다라고 번역하지 않고 누가 누구에게 행동하는지 관계를 나누어 설명합니다. 가능형도 1·2·3그룹에 따라 어떻게 형태가 바뀌는지 보여주고, 금지형에서는 동사 원형에 가 붙는 규칙과 실제로는 일상회화에서 강하게 들릴 수 있다는 뉘앙스까지 짚어줍니다. 이런 설명은 시험을 위한 문법표를 넘어 실제 일본어를 사용할 때 필요한 감각까지 함께 익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일본어 독학 교재로도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본어 작문 연습역시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아내는 중학교 선생님이었다’, ‘여기는 옛날에 은행이었다처럼 배운 과거형을 바로 일본어로 바꾸거나, 수수동사 단원에서는 언니가 설거지를 도와줬어’, ‘고민 들어줘서 고마워처럼 실제 회화에서 사용할 법한 문장을 만들어보게 합니다. 제가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문법 설명을 여러 번 읽는 것과 직접 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훈련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제가 직접 답을 써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해서, 단순히 눈으로 정답을 확인하는 공부보다 훨씬 능동적으로 활용형을 익힐 수 있습니다. ‘いえうち의 차이처럼 교과서 문법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표현상의 뉘앙스를 별도 코너에서 설명해주는 부분도 실제 일본어 감각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잇쇼니 일본어 기초 마스터>는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첫 문법책으로, 저처럼 N4 정도의 기본기는 있지만 활용이 아직 자동화되지 않은 일본어 첫걸음 학습자에게는 기초 문법을 다시 조립하는 책으로 활용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법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작문·회화·독해로 반복하게 만들고, 초급 문법에서 시작해 수동·사역·경어 같은 다소 복잡한 영역까지 한 권에서 이어준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저에게는 새로운 내용을 많이 배우는 책이라기보다 이미 배웠지만 아직 내 일본어가 되지 않은 문법을 다시 꺼내 직접 써보는 훈련서로 아주 좋았습니다. JLPT N4 합격 이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기본기를 한 번 단단하게 다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꽤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재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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