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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민주주의 - 진짜 핵심 진짜 재미 진짜 이해 단어로 교양까지 짜짜짜 ㅣ 101개 단어로 배우는 짜짜짜
오애리.구정은 지음 / 푸른들녘 / 2024년 10월
평점 :
'제국주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가진 국가가
다른 국가를 정복해 정치, 경제 및 문화적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사상과 그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한 정책을
제국주의라고 합니다.
-<101 민주주의> 111 p
저는 학창 시절에 사회, 역사 과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끝도 없이 나오는 사건, 연도, 인물, 지리 등 외울 것이 너무 많아서 머릿속이 뒤죽박죽 되기 일쑤였습니다.
지금도 중학교 2학년 시절 사회 시절이 기억납니다. 그때 그림을 사회 선생님은 아는 것이 참 많고 분필로 지도도 쓱쓱 잘그리던 분이셨는데, 안타깝게도 수업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무언가 배운 건 많았으나 저는 그저 이 지구상에 국가는 왜 이리 많고, 그 국가들의 역사와 정치 제도는 또 뭐가 그렇게 복잡하고, 전쟁은 왜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지만 생각하면서 수업 시간을 겨우 버텨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사회 과목을 학창시절에 소홀히 한 것을 후회중입니다. 저는 직업 특성상 국내 사회 문제, 정치제도 등 외에도 세계 정세까지도 공부를 해야 하는데요. 일을 할 시간도 빠듯한데 지식을 채울 시간은 더욱 부족한 형편입니다. 안그래도 중학교 사회책을 사서 공부를 해야하나 고민을 하던 차에 정말 훌륭한 책을 만났습니다.
바로 푸른들녘에서 출간한 <101 민주주의>입니다. 이 책은 제목에도 드러나 있듯 '민주주의'에 대한 책입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개념이 아니듯, 이 책은 민주주의가 싹트게 된 시기부터 현대에 이슈가 되는 '가짜뉴스', '포퓰리즘' 등도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101 민주주의>는 제목에도 드러나 있듯 '민주주의'에 대한 책입니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인지 명확히 설명할 수 있을까요? 미국 민주주의의 핵심이 대의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그렇다면 대의제는 무엇일까요?
민주주의는 뜬구름잡는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 공동체를 지탱하는 기본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 개념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똑똑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오늘날에는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그리고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와 민주주의 제도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겠지요. <101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책이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도 읽어야하는 교양서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개념이 아니듯, 이 책은 민주주의가 싹트게 된 시기부터 현대에 이슈가 되는 '가짜뉴스', '포퓰리즘' 등도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던 개념들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어서 그런지 독서하는 동안 시간이 가는 줄 몰랐습니다.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이 책의 작가님들은 요즘 트렌드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의 주요 독자가 '청소년'이다 보니, 청소년들이 좋아할만한 내용도 민주주의와 연관되어서 자주 등장합니다. 163쪽을 보면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 이야기가 나옵니다. 민주주의 책에 게임 이야기라니? 작가님은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선거 때 '모동숲' 게임 안에 '가상 선거운동본부'를 꾸렸다고 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을 이용해 자신을 알리고 지지자를 확보하기 위해 활동했다고 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재미로만 즐기는 게임을, 이렇게 선거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습니다.
'노예해방'에 대한 이슈를 설명할 때에는(13번째 민주주의 단어) 가수 경서의 '넌 내꺼야'를 예로 들면서 과연 '정말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소유하는 일이 가능할까요?'라는 물음이 나옵니다. 학생들이 즐겨듣는 유행가로도 이렇게 좋은 민주주의 관련 논술 문제가 만들어진다는 게 감탄스러웠습니다.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문제만 열심히 풀지 말고, 이렇게 101가지 민주주의와 관련한 생생한 키워드로 이루어진 책을 읽는다면 사고력이 차근차근 쌓일 것 같습니다. 제가 청소년 시절에 이런 책이 나오지 않은 게 원망스러울 정도입니다.
보통 시험을 보기 위해 민주주의를 공부한다면 민주주의의 개념을 달달 외우고, 역사 연표를 달달 외우고 바로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책은 민주주의의 역사와 개념을 마치 읽기 편한 소설처럼 쉽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민주주의와 관련된 주제 하나 당 보통 2장 정도에서 글이 마무리 되기 때문에 한 권을 한 번에 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습니다. 독서를 할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 직장인들은 틈틈이 읽어도 앞뒤 내용을 이해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게 바로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내용이 너무 쉽거나 가볍지 않습니다. 책 표지만 보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만든 책 같습니다. 특히 내신, 수능,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 중에 배경지식을 쌓아야 하는 학생들은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저처럼 어른임에도 사회, 역사적 지식과 민주주의 개념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독자에게도 훌륭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매 주제마다 '이야기 줍줍'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역사적 내용을 더 자세히 다룬 부분입니다.
[이야기 줍줍]
1988년에 문을 연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헌법을 수호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101 민주주의 > 61 p.
동서양의 민주주의 개념 발전사를 이 책 한 권으로 볼 수 있고, 거기에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까지 다루고 있는 책이어서 흥미진진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67번째 키워드인 '검열'을 보면서 많은 분노를 했습니다. 검열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기본적인 시민을 해칩니다. 책에는 중국 정부의 검열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냥 남의 나라 이야기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우리나라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명예훼손죄'라는 게 있지요. 이 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아직까지 폐지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명예회손죄'가 정당한 법인가하는 것도 논의하는 것도 민주주의를 더 알아가는 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 6월 항쟁, 서울의 봄, 프라하의 봄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에는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사회 과목에 취약한 청소년들,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 민주주의에 대한 지식을 얻고 싶은 분들께 강력추천하는 책입니다.
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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