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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성, 건축가입니다
데스피나 스트라티가코스 지음, 김다은 옮김 / 눌와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건축'은 남성다움의 절정을 보여주는 분야라는 생각을 하게 만
든다. 건축가의 모습은 대부분 남성의 모습이며 건축현장에서 총괄하는 사람부터 실제 일을 하는 사람까지 모두가 남성들 뿐이다. 그 안에 여성의 영역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하지만 건축은 남성에게만 허락된 영역은 결코 아니다. 그저 남성의 힘이 많이 필요한 분야일 뿐, 여성은 절대 접근할 수 없는 분야가 아니다. 건축의 설계부터 시공까지 어느것 하나 여성이 할수 '없다'라고 단정지어지는 부분은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 하듯 많은 남성들이, 특히 건축 분야의 남성들은 여성에게는 결코 어울리지도 않으며 해낼 수 없는 분야라고 이야기 하며 무수히 오랜 세월동안 여성을 배제시켰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페미니즘'이 아닐까 한다. 페미니즘은 결코 여성 우월주의가 아니다.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인간으로써 모든 영역을 해낼 수 있음을 주장하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가능한 한에서 여성만의 영역이라고 생각되어진 모든 것들에 이제는 남성도 참여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 화장을 하는 남성을 신선하게 바라볼 수 있지만 그를 비난할 수 없다. 여성스러운 춤을 추는 남성을 비난할 수 없으며, 바느질이나 뜨개질처럼 여성이 먼저 떠오르는 일들을 남성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그런데 왜 여성들은 남성들이 즐겨하는 스포츠를 하면, 남성들이 주로 진출하는 건축, 공학 계열에 진출하는것이 여전히 어려울까?
최근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 김진애 박사가 나와 여성이 건축계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본인이 서울대 건축학과에 입학했을 당시에 건물에 여자 화장실이 없어 남학생들과 함께 화장실을 썼고 자신이 여성 후배들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투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여성이 겪는 차별은, 특히 건축과 같은 남성들의 영역으로 치부되었던 곳에서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알아간다면 점차 나아질 것이다. 마치 이 책에서 나온 '건축가 바비'의 에피소드와 마찬가지로.
"나는 검은색 슈트를 갖추어 입고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코르뷔지에가 쓸법한 안경을 쓴 바비를 예상했다. 다시 말해 건축을 먼저 고려했고 바비는 그 다음이었다. 하지만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들이 상상한 바비는 패션과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을 중요시하는 지극히 여성적인 관점에서 바비의 고유한 언어로 건축을 바라보았다. 여성성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여성성을 더욱 드러냄으로써 목소리를 키우는 젊은 세대의 "페미니즘" 또는 "걸 파워" 개념을 바비 인형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남성의 영역으로 신성시 되어온 건축업계에서 바비의 "여자애"같은 모습은 억압이 아닌 저항의 상징이었다. 그들의 바비인형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건축가도 핑크색 옷을 입을 수 있어요."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63-6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