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대디, 플라이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나 그렇듯이 새해가 되면 다시한번 계획을 세우고,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실천하리라
각오를 다지게 된다. 그러나 벌써 새로운 해는 2월의 마지막을 향해 달리고 있고, 이미 지난
두달의 허송세월은 마음속에 아쉬움과 후회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넘어가려 한다.
해마다 빠지지 않고 세우는 어학, 운동, 금연, 독서의 목표는 이제 다시 적어놓기도 쑥쓰러울
정도다. 뭐 결국엔 지금 회사생활이나 하던만큼 적당히 하면 되지..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쉬고, 적당히 놀고...

그럭저럭 애초의 계획에서 타협점을 찾아 목표를 낮추다가 '그래도 이정도는..'하면서 펼쳐
놓은 책이 세권인데, 도무지 손에 잡히질 않는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오늘은 쉬고,
빠질수 없는 회식자리가 있어 오늘도 쉬고, 애가 아파서 또 몇일 쉬고, 몸이 안좋아서 쉬고..
돌아보니 어느새 머릿속은 떠오르지 않는 단어를 찾아 한참을 돌려야 하고, 몸은 드럼통체
형을 넘어서 옆구리가 삐져나오기 시작한다.

여기 나와 같이 세월의 흐름에 저항않고 떠내려온 중견기업의 부장이 있다. 어찌보면 내
십수년 후의 모습과도 같을지 모를... 조용하게 흘러가던 그의 생활에 어느날 큰 파문이 일
어난다. 유일하게 자랑꺼리인 고등학생 딸이 남자에게 얻어맞아 입원한 것이다. 병원에서
그는 자신의 딸을 폭행한 남학생과 그 학교 선생에게 무시를 당하고 자신의 무력한 모습에
딸에게 조차 거부당한다. 후회와 자학의 몇일이 지나고 그는 부엌칼을 들고 남학생의 학교
에 쳐들어가는데...

설마 나에게도 저런일이 일어날까.. 지금 이대로가 어때서 굳이 변화를 위한 힘든 노력을
해야하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처음 세웠던 계획과 목표가 슬슬 흐지부지 된다. 이 책의
주인공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이를 먹었겠지.. 그러나 상황은 바뀌었고, 본인의 잘못이
아닌 주변의 상황에 의해 시련이 닥쳐왔고, 그 예상치 못했던 위험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것이 결국은 본인의 잘못이 된 것이다.

일본만화를 보는듯한 이 소설은 워낙 내용이 짧고 간단 하면서도 흡인력이 강해서 펼치자
마자 금방 마지막장을 넘긴것 같다. 그만큼 재미도 있고, 새해들어 계획에 대한 각오가 흔들
리는 이때 딱 내 상황에 맞게 충고를 하는듯 했다. 어찌보면 처세술과 관련된 소설같은 느낌
도 들었다(칭찬은..., 누가 내 치즈.., 핑 같은). 결국 자기 자신의 노력을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고
변화시키며 행복한 결말을 맺는, 변화하지 않으면 뒤쳐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소설이다.

두려움을 넘어선 뒤에 무엇이 있는가 궁금하지 않은가? 알고 싶으면 그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고등학생의 나이에 무력과 지력을 통달한 듯한 주인공의 사부 '박순신'의 말처럼 다시
한번 나도 시동을 걸어보겠다고 다짐하게 만든다. 매일 같은시간에 탔던 시내버스를 뛰어서
이기는 순간 버스에서 쏟아지던 박수를 나도 받고 싶다. 두달간 노력해서 단단한 가슴을 만
들고 싶고, 울룩불룩한 복근을 만들고 싶다. 나도 한 아이의 아빠로써 언제나 당당한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다시 노력하고 뛰어야 할 것이다. 무거운 엉덩
이를 움직이려면 힘이 들겠지만 각오를 다시 한번 다져본다. 플라이 대디! 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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