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
에마 퀴글리 지음, 김선아 옮김 / 리듬문고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 머니게임, 영어덜트 소설답게 책표지의 그림과 주인공 소개 글이 유니크하다.


나는 보통 책을 고를 때 서점을 쭉 둘러본 후 그림을 보고 마음이 끌리는 책을 고르곤 하는데 이 책도 그런 부류의 책이었다.


마치 오래된 고전 게임인 팩맨의 한 장면을 연상케하는 표지와 주인공 소개, 그리고 ‘머니게임’이라는 제목까지 한대 어우러져 구미가 당겼다.


최근에 페미니즘 관련 서적부터 시작하여 한국 고전소설문학 등 읽으면 머리 아픈 내용의 책들을 잔뜩 사놓은 터라 가볍게 시간을 보내며 읽을 책이 필요했는데 ‘머니게임’은 그런 의미로 나에게 딱이었다.


‘머니게임’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말하자면 영국의 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자신의 동기들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으며 ‘ffp 은행’을 설립하고 투자와 사업 확장을 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서브 서사로 청소년 간의 우정, 사랑, 가족 간의 불화 등 다양한 청소년 이슈를 다루고 있다.


내용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이렇게 영 어덜트 소설답게 간단하고 명료하다.


그런데 난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때묻은 어른의 마음으로 읽어서 그런지 중반부가 넘어갈 때까지도 잘 읽히지는 않았다.


왠지 모르게 계속 마음 한편에서 “이 녀석들 이렇게 돈놀이하다가 선생님한테 걸려서 징계 먹거나 된통 혼나는 거 아니야?”라는 완벽한 한국 어른의 마인드로 책을 읽었다. 그렇지만 만약 내가 책 속의 주인공들 같이 중학생의 어린 청소년이었다면 이 책은 최고의 경제 관련 서적이 아닐까 싶다. 


막연하게 어렵게 다가오는 시장경제의 논리와 은행이 돈을 버는 방법, 대출이 무엇인지, 이자가 무엇인지를 소설을 통해 재밌고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영 어덜트 소설로써 역할을 다하는 책 같다.


어른이지만 뼛속부터 문과인 나는 차용 거래의 방법이라던가 계약서의 ‘보증’과 법적 효력에 대해 자세하게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아쉬운 점이라면 아이들이 너무 저돌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어린 학생들이 십시일반 용돈을 모아 은행을 설립하고 고리대금업자가 되어 무계획으로 투자금을 지키며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칫하면 아무런 금융 정보 없이 이 책을 접하게 될 어린 학생들이 고리대금업은 이윤을 확실하게 남길 수 있는 사업이라는 환상을 가질까 봐 걱정이 된다.


그렇기에 어린 학생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정보를 찾아보고 공부하며 접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한편의 청소년 드라마같이 잘 짜인 시나리오 느낌이 물씬 나기에 아주 어린 초등학생부터 중, 고등학생까지 폭넓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