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왈 曰曰 - 하성란 산문집
하성란 지음 / 아우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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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을 하는 편이다.대학생때는 특히 소설을 많이 읽었다. 그 당시에는 여류작가들이 대세를 높이던 때였는데 공지영 작가를 선두로 은희경, 전경린,이명랑 등등 재주많고 글 잘쓰는 여인들의 책을 맘껏 읽을수 있어  좋았다. 그 중 한명이 하성란 작가인데 그녀의 경우 특히 뛰어난 미모에 감탄하면서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녀의 글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은 나지 않는다. 서사보다는 감성 위주의 글쓰기를 하는 작가라서 그랬나. 그러니 작품에 대한 자세하고 뚜렷한 기억보다는   감성 풍부하고 미모와 분위기까지 있는 작가라고 그정도로만 생각하던 그녀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있다.

  얼마전 펴냈던 신작소설 "A"를 보고 나서이다. 모두가 무심하게 그저 주어진 대로 보고 지나치는 사실에 대해 그녀가 얼마나 깊고 날카로운 시각으로 풍부한 색감의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던 그 책을 읽고 나서 (서사의 결말에 다소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녀가 가진 내공이 세월과 더불어 그만큼 자랐다는 것에 기쁘고 감탄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엔 소설보다 편한 마음으로 쓰고 볼수있는 산문집을 냈다. 이름 한번 겸손하다. "왈왈" 개짖는 소리를 따서 붙였지만 매일매일의 일기와도 같은 이 산문집은 짧아도 오히려 길게 퍼지는 감동과 여운이 있다. 아무것도 아닐수 있는 일상, 짜증나고 답답할수도 있는 현실에서 그녀는 바느질을 하듯 감각적인 손놀림과 따뜻한 시각으로 편안하고 부드러운 스웨터를 만들어 낸다.매일매일 써야 했을 연재물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일기형식이라 어쩔 수 없을수도  있지만 작품들의 편차가 고르지는 않다. 하지만 억지로 잡은 흠일뿐...이 산문집을 읽으며 이 글이 연재되었을 당시 그 신문을 보지 못한게 아쉬웠을 정도이다.

  한장 한장 소중하게 읽어야 더 크게 얻을 있는 여운을..한 성격과 욕심으로 한번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으니. 통째로 볼수 있는게 책이라 이런 단점도 있구나..싶다. ;;; 차 한잔의 시간과 함께 마음의 여유를 줄 수 있는 이 수필이 오늘따라 새삼 고맙고 오랜만에 느껴볼 수 있는 향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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